"진짜 무기는 AI 운영체계"… 전장운영체계' 독자 기술 축적에 사활 걸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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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국방비의 55%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이하 나토) 조달시장의 빗장을 제도적으로 열어젖혔다는 의의는 지대하다.
그러나 축배는 짧아야 하고, 직시해야 할 현실은 냉혹하다. 서유럽의 맹주들과 나토 전장 한복판에서 대등하게 경쟁하기 위해, K-방산은 지금 당장 '무기 패러다임의 대전환'이라는 거대한 시험대에 마주 서야 한다.
글로벌 안보 지형과 전장의 패러다임은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속도로 격변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전쟁이 얼마나 더 파괴적인 화력을 쏟아붓느냐는 '쇠와 포탄(Hardware)'의 싸움이었다면, 오늘날의 전쟁은 적보다 얼마나 더 빠르게 정보를 수집하고 통제하느냐는 '소프트웨어(SW)와 인공지능(AI)'의 싸움이다. 패러다임의 중심축이 화력에서 네트워크로 완벽하게 이동한 것이다.
◇ 이란전이 보여준 냉혹한 현실… "네트워크가 화력을 압도한다"
올해 발발한 이란 충돌을 비롯한 현대전의 양상은 이 같은 군사 혁신(RMA)의 도래를 명징하게 증명했다.
과거 수백 발의 재래식 미사일과 드론 폭격은 국가적 재앙을 야기했으나, 네트워크로 고도화된 다층 방공망과 실시간 탐지·추적 AI가 유기적으로 연동된 방어 전술 앞에서는 그 위력이 철저하게 무력화됐다.
전쟁의 속도와 승패를 결정짓는 열쇠가 더 이상 전차의 장갑 두께나 미사일의 탑재 중량이 아니라, 이들을 실시간으로 연결하고 최적의 타격 지점을 인공지능으로 계산해 내는 '두뇌와 신경망'에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글로벌 방산 공룡인 미국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의 미래 전략은 우리에게 더욱 뼈아픈 시사점을 던진다. 록히드마틴은 "우리가 향후 전 세계에 판매할 '진짜 무기'는 눈에 보이는 전투기나 미사일 시스템이라는 하드웨어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들이 지향하는 핵심 가치는 수많은 전투 자산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전장을 통제하는 AI 기반 전장운영체계 소프트웨어다.
19세기 산업혁명이 국가 간 국력 격차를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벌렸듯이, 이제는 AI 시스템 도입 속도가 미래 군사력의 격차와 방산 주도권을 완전히 가르는 거대한 분수령이 됐다.
◇ 가성비 공장을 탈피하라
무기 자체만 만들어 파는 '방산 제조 하청국가'에 머무른다면 미래는 없다.
쇠를 깎아 만드는 정밀 기계 기술은 빠르게 추격당할 수밖에 없다. 독자적인 전장 제어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확보하지 못한 채 하드웨어만 파는 구조는 영혼 없는 육체에 불과하다. 지금이 바로 국가적 R&D 역량을 '전장운영체계' 독자 개발에 전폭 투입해야 할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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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이 나토라는 거대 시장에 완전히 뿌리내리기 위해선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서는 '장기적 신뢰 구조의 대전환'이 요구된다.
나토 시장은 단순히 우수한 무기를 구매하는 곳이 아니라, 고도로 표준화된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요구하는 폐쇄적인 동맹 네트워크다.
이 동맹의 통신망과 작전 계획 체계 속에 K-방산의 소프트웨어가 완벽히 침투하고 호환되어야만 진정한 수출 영토가 확보된다.
방산은 단기간에 완성되는 일회성 비즈니스가 아니다.
수십 년간 축적된 기술과 제도가 다음 세대의 혁신을 낳는 구조다. 따라서 우리는 단순 완제품 수출에만 안주할 것이 아니라 기술이전(Technology Transfer), 종합군수지원(MRO) 생태계 구축, 그리고 국산 AI 소프트웨어의 나토 표준 연동 능력 확보에 총력을 가해야 한다.
동맹국과의 강력한 신뢰 기반이 축적될 때 비로소 일회성 계약은 영속적인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현대로템의 이번 AQAP-2110 획득이라는 값진 이정표를 시작으로, 한국 방산업계 전체가 AI와 시스템 통합 역량을 갖추는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
'강한 무기'를 만드는 대한민국이 이제는 '영리한 두뇌'까지 스스로 창조해 낼 때, K-방산은 단순한 무기 수출국을 넘어 전 세계 안보 파트너들의 대체 불가능한 핵심 동맹으로 완전히 우뚝 설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