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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지시로 힘 실린 ‘미프진’…처방 문턱에 실제 판매는 ‘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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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우 기자

승인 : 2026. 07. 1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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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지시에 현대약품 주가 '들썩'…23% 급등
'가교 임상' 부담에 '의사 거부' 겹쳐 제약업계 난감
처방 의약품 전달
의사가 진료실에서 환자에게 처방약을 전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임신 중절 유도 약물인 '미프진'의 국내 사용 허용 방안 검토를 지시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 15분 기준 현대약품은 전 거래일 대비 13.56% 상승한 762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약 11% 오른 데 이어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14일 국무회의에서 미프진의 적정 복용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다음 날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법무부 등 관계 부처를 소집해 실용적 해법을 위한 후속 조치 논의에 들어가며 빠른 움직임을 보이자 주식 시장이 즉각 반응한 것이다.

미프진은 국내에서 정식 허가를 받지 못한 약물이다. 현대약품이 2021년 영국 제약사 라인파마 인터내셔널과 계약을 맺고 복합 유산유도제 '미프지미소'의 품목허가를 처음 신청했다.

하지만 식약처가 요구한 보완 자료를 기한 내 마련하기 어려워 2022년 12월 신청을 자진 취소했다. 이후 대체 입법 지연 등으로 심사가 공전을 거듭하다가 2024년 말 세 번째 품목허가를 신청해 현재 계류 중인 상태다.

미프진은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초기 임신 중절 약물로 활용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대체 입법과 허가 절차가 지연되고 신분 노출 우려까지 겹치면서 음성적인 암시장이 형성됐다.

현재 불법 직구 시장 등에서 임신 초기 기준 20만원, 12주가 넘으면 40만~50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진다. 제약업계가 추산하는 1만원 정도의 원가를 고려하면 차익은 수십 배에 달한다.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채 불법 유통이 계속되가 보니, 불법 유통 적발뿐 아니라 부작용으로 병원을 찾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제도권 안에서 투명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식약처는 그동안 임신중지 허용 주수 등 세부 기준을 담은 관련 법 개정이 선행돼야 구체적인 허가 조건을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지켜왔다. 이번 대통령의 지시로 허가 심사 자체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지만, 제약업계와 의료계 현장에서는 우려 섞인 시선이 지배적이다.

우선 허가의 기술적 장벽인 '가교임상'이 걸림돌이다. 서양인과 달리 한국인 대상의 안전성을 재검증하는 가교임상 절차(통상 1~2년 소요) 비용 부담을 두고 식약처와 제약사 간 의견 조율이 쉽지 않았던 상태다.

의료계의 반발도 있다. 의료계는 입법과 사회적 합의에 따른 법 개정이 완료되기 전에 의사의 재량으로 판매를 허용한다는 정부 방침을 두고 '졸속 정책'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정부가 제도 미비의 책임을 의료계에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미프진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의사의 엄격한 진찰과 자궁 외 임신 배제, 정확한 임신 주수 확진을 전제로 처방하도록 제한한 고위험 전문의약품"이라며 "국내 도입에 필요한 적정 용량과 프로토콜 가이드라인을 순차적으로 만들지 않은 채 허용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하게 내모는 격"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품목허가 획득에도 정상적인 유통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전문의약품 특성상 산부인과 중심의 병원 유통망 확보와 의사의 직접적인 처방이 필수적"이라며 "처방권을 쥔 의료계와 정부간 조율이 되지 않는다면 제약사가 의약품을 임시 허가 등으로 공급한다고 해도 실제 매출로 이어지기는 구조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문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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