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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 유러피언’ 넘지 못한 한화…이번엔 美가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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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기자

승인 : 2026. 07. 1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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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육군 차세대 자주포 시제업체 이르면 이번 주 선정
무기체계·현지 생산·공급망 구축이 승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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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계열 차륜형 자주포 K9MH.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 육군의 차세대 자주포(MTC) 사업이 이르면 이번 주 시제품 제작·시험평가 업체 선정에 들어가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시장 진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과 루마니아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IFV) 사업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신 한화가 이번에는 현지 생산과 공급망 구축 전략을 앞세워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1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미 육군은 이달 중 MTC 사업의 시제품 제작 및 시험평가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MTC는 현재 운용 중인 M777 155㎜ 견인포를 대체하기 위한 사업으로, 향후 약 500문의 차륜형 자주포를 도입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업계에서는 사업 규모를 약 10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완전 자동화 포탑을 적용한 차륜형 자주포 K9MH를 앞세워 독일 라인메탈, 영국 BAE시스템즈, 이스라엘 엘빗시스템즈,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 등과 경쟁한다. 이번 선정은 최종 계약이 아닌 시제품 제작 단계지만, 본사업 진출을 위한 첫 관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사업이 한화에 특히 중요한 이유는 미국 시장이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동시에 향후 북미 시장 확대의 교두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K9 자주포는 이미 유럽과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다수 국가에 수출되며 성능을 입증했지만, 미국 시장 진출에는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미국 육군 사업을 따낼 경우 기술력뿐 아니라 글로벌 신뢰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이 사업자 선정에서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성능만이 아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안정적인 무기 생산 능력과 공급망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현지 생산 역량이 핵심 평가 요소로 떠올랐다. 실제 미 육군은 성능과 자국 탄약 호환성, 기술자료 제공 여부와 함께 미국 내 생산 기반 구축 능력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이 같은 기준에 맞춰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자회사 한화디펜스USA는 올해 미국 앨라배마주 오펠라이카에 K9MH 통합·시험시설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아칸소주에는 탄약 생산공장 설립도 검토 중이다. 단순 장비 수출을 넘어 미국 내 생산과 공급망까지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 측 관계자는 "미국은 가성비도 중요하지만 성능 면에서 기술적 완성도와 빠른 납기를 중점적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외 미국 내에서의 생산 역량 강화도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사업은 최근 유럽 시장에서 겪은 아쉬움을 만회할 시험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에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에 밀렸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루마니아 IFV 사업에서 독일 라인메탈에 고배를 마셨다. 업계에서는 유럽연합(EU)의 방산 자립 기조와 이른바 '바이 유러피언(Buy European)' 정책, NATO 중심의 안보 협력이 수주 경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국 시장 역시 쉽지 않은 무대다. 경쟁사 가운데 제너럴다이내믹스는 미국 현지 기반을 갖추고 있고, 라인메탈과 BAE시스템즈도 NATO 공급망에서 강점을 지닌다. 방산업계는 한화가 이미 실전 운용을 통해 검증된 K9 플랫폼과 적극적인 현지 생산 전략을 앞세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단순히 자주포 한 기종을 납품하는 계약이 아니라 미국 방산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상징적인 사업"이라며 "현지 생산 능력과 공급망 구축 전략이 최종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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