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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막히자 홍해까지 흔든 후티…세계 원유 수출 ‘이중 병목’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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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7. 2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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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사우디 항구 이용 선박 공격 경고…우회 유조선 회항
코메르츠방크 “" 해협 차단 시 하루 2000만 배럴 차질"…보험료 2.5배 급등
브렌트유, 91달러 돌파…골드만삭스, 통항 차질 지속 시 120달러 전망
IRAN-CRISIS/YEMEN-RED SEA
선박들이 4월 2일(현지시간) 예멘 바브엘만데브 해안 인근에 떠 있다./로이터·연합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항구 이용 선박을 공격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을 보완해온 사우디의 홍해 우회 수출로까지 압박받게 됐다.

일부 유조선은 회항했지만 다른 선박은 운항을 계속해 실제 봉쇄 효과는 아직 불확실하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91달러(13만4908원)를 넘어섰고,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두 해협의 동시 위협이 공급 안보 우려와 시장 전망의 불확실성을 키운다고 경고했다.

IRAN-CRISIS/YEMEN-SHIPPING
화물선이 5월 1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의 담맘항 인근 영해를 항해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호르무즈 통항 급감 속 홍해 우회로까지 위협…공급 안보 우려 고조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시간) 에너지 시장의 두 가지 핵심 '우회 수단(release valve)'이 동시에 압박받는 상황은 미·이란 전쟁의 가격 충격이 한 달 전에 지나간 것처럼 보였던 시점에 다시 불거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호르무즈 해협과 역내 에너지 시설에 영향을 미치는 적대 행위의 격화는 공급 안보 우려와 시장 전망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며 "호르무즈 우회로로 점점 더 중요해진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대한 위협이 이러한 우려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재고 완충분이 줄고 있지만, 홍해 수송과 호르무즈의 제한적 통항이 이어져 현재 원유 시장의 공급은 아직 충분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에너지 데이터 업체 케이플러(Kpler) 집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자재 운반선은 20일 7척에서 21일 4척으로 줄어 최근 3주 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휴전 붕괴 이후 적어도 7척의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공격을 받았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의 프란시스코 블랜치 상품·파생상품 리서치 부문장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이번 호르무즈 봉쇄의 가장 큰 완충 역할 중 하나였다며 "또 다른 병목 지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YEMEN-SAUDI-CONFLICT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 지지자들이 17일(현지시간) 예멘 사나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이 후티 통제 지역에 가했다고 후티 측이 주장하는 제한 조치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AFP·연합
◇ 후티, 사우디 항구 이용 선박 공격 경고…홍해 전쟁위험 보험료 0.3% → 0.75%로 급등

AP통신은 후티가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접한 예멘 해안을 직접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후티는 해협에서 약 100㎞ 이내의 지역을 통제하고 있어 드론·기뢰를 통한 교란 능력은 보유한 것으로 평가됐다. 후티 관리 3명은 이 단체가 해군 기뢰·폭발물 탑재 보트·드론·헬리콥터를 동원해 수송로를 교란하는 작전을 수개월 전부터 준비해 왔다고 AP에 밝혔다. AP는 이란이 호르무즈에서 보여준 것처럼 산발적인 공격만으로도 위험과 보험료를 높여 주요 수로를 사실상 차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후티는 홍해 전체나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모든 선박을 봉쇄한다고 밝힌 것이 아니라, 사우디 항구를 이용하거나 사우디와 연계된 선박을 공격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에 일부 유조선은 회항했지만 다른 선박들은 계속 얀부항으로 향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분쟁 감시기관 무력분쟁 위치·사건자료 프로젝(ACLED)의 클리오나드 레일리 창립자는 "바브엘만데브가 걸프 해운과 동시에 압박을 받는다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두 해상 항로에서 동시에 혼란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투 란 응우옌 원자재 전문가는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에 "바브엘만데브와 호르무즈 해협이 동시에 막힐 경우 하루 약 2000만 배럴의 공급 차질이 발생하며 이는 세계 해상 원유 운송량의 약 5분의 1에 해당한다"며 두 해협이 동시에 차단되면 세계 생산량의 4분의 1 이상의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델스블라트는 홍해 화물선에 대한 전쟁 위험 보험료가 선박 가치의 약 0.3%에서 약 0.75%로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YEMEN HOUTHIS SAUDI ARABIA PROTEST
예멘 후티 반군 무장대원들이 17일(현지시간) 예멘 사나에서 열린 반사우디아라비아 시위 현장을 경계하고 있다. 압둘말리크 알후티 후티 지도자가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에 대한 군사 개입을 확대하면 사우디 석유시설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한 다음 날 수천 명의 후티 지지자가 사나에서 시위를 벌였다./EPA·연합
◇ 사우디, 얀부 원유 수출 하루 490만 배럴…후티 위협에 우회로 한계 노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사우디는 동서 송유관을 통해 원유를 홍해 서부 얀부항으로 보내 우회 수출하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FT는 케이플러 자료를 인용해 사우디가 지난 4월 이후 얀부항을 통해 하루 약 49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했다고 전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홍해 항로를 통한 원유와 관련 연료 수출이 하루 360만 배럴을 넘었다. 사우디 국영석유사 아람코의 야시르 알루마이얀 회장은 최근 홍해 터미널을 통한 우회가 사우디 경제의 '생명줄'이었다고 밝혔다고 NYT가 보도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세계 무역의 약 12%, 세계 컨테이너 운송의 약 4분의 1이 통과하는 해상 요충지다. AP는 사우디가 홍해를 건너 이집트 수메드(SUMED) 송유관으로 하루 250만 배럴, 수에즈운하로 100만 배럴을 각각 수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350만 배럴은 현재 얀부항을 통한 전체 수출량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AP는 분석했다.

선사들이 바브엘만데브를 우회하려면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으로 돌아가야 하며 이 경우 항해 기간이 1∼2주 늘고, 비용도 증가한다고 AP는 보도했다.

YEMEN-SANAA-AIRPORT-AIRSTRIKES
폭발 연기가 13일(현지시간) 예멘 사나의 사나국제공항 활주로에서 피어오르고 있다. 후티가 운영하는 알마시라TV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가 후티 통제 지역인 예멘 수도 사나의 국제공항 활주로를 여러 차례 공습했다고 주장했다./후티 미디어센터 제공·신화·연합
◇ 골드만삭스, 브렌트유 120달러 전망…사우디 연합군, 후티 위협 대응 경고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이 지속될 경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20달러(17만790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7월 들어 브렌트유가 약 25% 상승했다고 전했다.

클락슨즈증권 분석가들은 홍해 물류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역대 최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는 대형 유조선 시장의 운임을 더욱 끌어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초대형 유조선(VLCC)의 하루 운항 수익은 20만달러(2억9650만원)에 육박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 대변인 투르키 알말키 소장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성명에서 통항 선박에 대한 후티의 모든 위협을 "신속하고 단호하게 처리할 것"이라며 "이러한 위협은 국제법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자 해상 해적 행위"라고 밝혔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아흐마드 나기 예멘 담당 선임 분석가는 "이란의 관점에서 볼 때 지역 전체에 추가적인 압박 지점을 만드는 것은 협상 지렛대를 늘린다"며 "후티는 테헤란에게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 병목 지점 중 하나에 대한 영향력을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채텀하우스의 파레아 알무슬리미 연구위원은 "후티는 가자전쟁 당시처럼 보험 비용 상승과 글로벌 해운업계의 공황을 노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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