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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이슈] 日370조엔 ‘사나에노믹스’ 경고…국채금리 30년만 최고·엔가치 41년만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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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6. 07. 2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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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건전화후퇴·일본은행 압박논란 국채 엔화 동반약세
성장성과보다 국채발행 앞서면 고금리·엔저가 투자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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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정부가 2040년까지 370조엔이 넘는 민관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나서자 금융시장이 즉각 경고장을 보냈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약 3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엔화의 실질가치는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게티 이미지 뱅크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가 2040년까지 370조엔이 넘는 민관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나서자 금융시장이 즉각 경고장을 보냈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약 3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엔화의 실질가치는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재정건전성 원칙을 약화하고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을 막으려 한다는 의구심이 국채와 엔화의 동반 약세를 불렀다는 분석이다.

일본 정부는 21일 연간 경제·재정운영의 뼈대인 '경제재정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을 확정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공개된 원안에서는 지난해까지 사용했던 '재정건전화'가 '재정의 지속가능성'으로 바뀌었다. 일본은행에도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적절한 금융정책을 운영해야 한다는 취지의 표현이 새로 들어갔다.

시장은 이를 적극재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을 억제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이 늦어지고 국채 발행이 늘면 채권과 엔화 가치가 함께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9일 장중 2.900%까지 올라 약 3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정부는 처음에는 시장 반응을 "원안의 취지와 다른 오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금리 상승이 이어지고 여당과 재무성에서도 대응 요구가 커지자 최종안 각주에 일본은행법 제3조를 인용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독립성을 명시했다.

◇장기침체 원인은 '투자 부족'
주일 한국대사관 재정관실의 '사나에노믹스' 분석자료에 따르면 다카이치 정부는 일본 장기침체의 가장 큰 원인을 저출산·고령화가 아니라 기업과 정부의 투자 부족에서 찾고 있다. 잠재성장률을 자본투입·노동투입·생산성의 합으로 보고, 최근 성장률을 끌어내린 핵심 요인이 자본투입 감소라고 진단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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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가 2040년까지 370조엔이 넘는 민관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나서자 금융시장이 즉각 경고장을 보냈다. /연합뉴스
해법은 기업에 쌓인 자금을 설비와 기술 투자로 돌리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인공지능·반도체·양자·방위·에너지 등 17개 전략 분야와 62개 기술·제품을 선정해 2040년까지 370조엔 이상의 민관 투자를 유도할 계획이다. 피지컬 인공지능과 반도체 분야에만 80조엔 규모의 투자를 상정했다.

이를 위해 부처별 예산 요구 상한을 없애고 여러 해에 걸친 사업예산을 편성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기초재정수지 흑자 달성보다 국내총생산 대비 정부부채 비율의 안정적 하락을 중시하는 쪽으로 재정운영 기준도 바꾸고 있다. 대규모 금융완화와 규제완화를 앞세운 아베노믹스와 달리 사나에노믹스는 정부가 전략산업을 선정하고 민간투자를 끌어내는 산업정책 성격이 강하다.

◇성패 가를 재원과 투자 성과
문제는 돈이다. 일본 정부는 미래 세수를 상환재원으로 삼는 국채 발행 등을 검토하지만 정부 부담과 회수 방식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 방위비 증액과 식료품 소비세 감세까지 겹치면 재정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일본은행의 독립성을 문서에 명시했는데도 시장의 불안이 가라앉지 않는 이유다.

370조엔 투자가 생산성과 세수를 먼저 끌어올리면 성장과 부채비율 하락의 선순환이 가능하다. 반대로 성과가 나오기 전에 국채 발행과 정부 지출만 늘면 장기금리 상승과 엔저가 고착돼 기업의 투자비용과 수입물가를 높일 수 있다. 성장을 위해 시작한 적극재정이 오히려 사나에노믹스의 추진력을 약화시키는 역풍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 기업에는 일본의 반도체·인공지능·에너지·방산 투자 확대가 공급망 참여 기회인 동시에 경쟁 심화 요인이다. 일본의 고금리와 엔저가 장기화하면 한국 기업의 대일 수출가격과 현지 투자·자금조달 여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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