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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핵잠(장보고-N)’ 성패, 진해 원자력교육센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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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7. 2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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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硏 정성장 부소장 보고서… "韓·佛 협력으로 ‘핵잠 전문 인력’ 선제 양성해야"
佛 1971년 첫 전략핵잠수함(SSBN) 취역 15년 전 1956년 이미 군사원자력응용학교(EAMEA) 설립 핵잠 인력 훈련 시작
0329 마크롱 v.2 쉐프랑 핵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참석한 차세대 공격형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 '쉬프랑(Suffren)함'의 진수식이 2019년 7월 12일 프랑스 북부 셰르부르(Cherbourg) 조선소에서 거행되었다. 이 잠수함은 프랑스 해군의 기존 핵잠수함인 '루비스(Rubis)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프랑스 방산업체 나발 그룹(Naval Group)이 건조한 바라쿠다(Barracuda)급의 1번함으로 선체 길이는 99.5미터, 수중 배수량은 5,300톤이다. / Naval Group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 도입을 향한 국가적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첨단 함정 건조 기회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 가능성이 논의될 때마다 방위산업계와 안보 전문가는 대한민국 해군의 숙원이 마침내 결실을 볼 것이라 기대한다.

그러나 정작 현장의 핵심을 짚는 시선은 드물다. 원자력 잠수함은 단순히 뛰어난 조선 기술과 첨단 무장만으로 완성되는 플랫폼이 아니다.

수중 수천 미터 깊이에서 소형 원자로를 안전하게 제어하고 전략 미션을 수행할 '숙련된 전문 인력'이 없다면, 수조 원을 들인 전략 자산도 한순간에 쇳덩이에 불과해진다.


◇ 세종硏 정성장 부소장 분석… "韓·佛 협력으로 핵잠 전문 인력 선제 양성해야"

이 같은 시점에서 세종연구소 정성장 부소장의 분석 보고서 "핵추진잠수함 인력 양성을 위한 한불 협력 방향"은 '한국형 핵잠(장보고-N)' 사업의 성공을 위한 결정적 이정표를 제시한다.

정 부소장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형 핵잠 사업의 핵심 과제로 프랑스와의 안보·방산 협력을 통한 전문 인력의 선제적 양성과 진해 해군사관학교 유휴 부지를 활용한 '한국형 해군원자력교육센터' 건립을 촉구했다.

단순히 기체나 선체 건조에 집중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원자로를 운용하고 제어할 인간적·제도적 인프라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佛, 첫 핵잠 취역 '15년 전'부터 인력 훈련… "건조보다 육성이 앞서야"

해양 강국의 역사적 사례는 원자력 잠수함 확보의 진정한 출발점이 어디여야 하는지를 명확히 증명한다.

프랑스는 1971년 첫 전략원자력잠수함(SSBN)인 '르 레두타블(Le Redoutable)'함을 취역시키기 무려 15년 전인 1956년, 이미 군사원자력응용학교(EAMEA)를 설립해 핵잠 전문 인력 훈련을 시작했다.

함정을 바다에 띄우기 훨씬 전부터 원자로를 안전하게 다룰 전문 승조원과 교관 체계를 완벽히 구축해 둔 것이다.

반면 우리 해군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 잠수함 운용 역량을 자랑하지만, 원자력 추진 체계를 전담할 전문 인력은 사실상 무에 가깝다.

정성장 부소장의 분석처럼, 원자력 잠수함 도입의 성패는 선체 건조 기술이 아닌 프랑스 EAMEA 사례와 같은 선제적인 인력 양성 시스템의 구축 여부에 달려 있다.

플랫폼 건조에만 몰두하다 정작 이를 운용할 핵심 요원을 제때 확보하지 못한다면, '장보고-N'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치명적인 결함을 안게 될 것이다.


잔0722 프랑스 핵잠 엘리제궁 홈페이지
2006년 프랑스 해군은 네이벌 방산업체 그리고 아레바 크니카톰 원자력개발사와 '바라쿠다급 핵잠수함 건조사업'을 계약하였으며, 2019년 7월 12일에 1번 쉬프랑함을 진수시켰다. 이후 6번 루비스함을 2029년까지 확보해 2척씩 3교대로 운용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잠수함은 '수리-교육훈련-작전투입'의 3교대 개념으로 운용된다. 프랑스 해군은 바라쿠다급 핵잠수함을 기본적으로 2060년까지 약 35년간 운용할 계획이나, 10면 이상 수명 연장을 위한 설계가 내재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사진=프랑스 엘리제궁 홈페이지, 자료=Jane's Defense Weekly, 국방일보, 2019년 8월 29일
◇ 진해 해사 유휴 부지, '한국형 EAMEA' 구축의 전략적 최적지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정성장 부소장 등 안보 전문가들은 국군사관학교 대전 통합 계획 등으로 발생하는 진해 해군사관학교 내 유휴 시설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전환하는 구체적 방안을 제안한다.

프랑스가 셰르부르 EAMEA를 거점으로 삼았듯, 해군 모항이자 잠수함의 요람인 진해에 '한국형 해군원자력교육센터'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진해는 이미 잠수함사령부와 육상 지원 시설, 정비 인프라가 집약되어 있어 교육과 실무, 정비를 연계한 입체적 교육 체계를 구축하기에 가장 완벽한 조건이다.

정성장 부소장은 프랑스 EAMEA 모델을 벤치마킹하여 추진될 한국형 교육센터는 다음과 같은 핵심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첫째, 원자력 전문 교관 및 운용 요원 선제 양성을 위해, 원자력 공학 기본 교육부터 시작해 잠수함용 원자로의 특수 안전 제어 과정을 전문적으로 교육한다.

둘째, 고성능 시뮬레이터 훈련 시스템 구축을 위해, 비상 노심 냉각, 제어봉 사고, 방사능 누출 등 수중 극단 상황을 실전처럼 훈련하는 최첨단 VR/AR 기반 시뮬레이터를 도입한다.

세째, 한·프랑스 글로벌 안보 협력 방안으로, 프랑스 등 선진국과의 교관 교류 및 위탁 교육을 추진하며, 저농축 우라늄 원자로 운용 노하우를 내재화하는 핵심 창구로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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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미국 하와이 진주만-히컴 통합기지에 도착한 대한민국 해군 3,000톤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083) 내부 지휘통제실에서 대한민국 해군 관계자와 캐나다 해군 관계자가 전투체계 및 콘솔 화면을 함께 확인하며 상호 운용성을 점검하고 있다. / 대한민국 해군
◇ "함정보다 사람이 먼저다"… 국가 전략 자산 완성의 지름길

원자력 잠수함 도입의 본질은 무기 체계의 획득이 아니라 '원자력 안전 및 운용 문화의 이식'이다.

단 한 번의 원자로 사고도 국가 안보와 방위산업 전체를 흔들 수 있는 만큼, 인력 양성에 대한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1956년 EAMEA를 설립해 15년을 준비했던 프랑스의 지혜를 깊이 새겨야 할 시점이다.

'장보고-N'의 성패는 수중에서 발사될 미사일 수나 잠수함의 최고 속도가 아닌, 진해 원자력교육센터에서 배출될 숙련된 부사관과 장교들의 손끝에 달려 있다.

철저한 사람 중심의 인프라 구축이야말로 대한민국 해군이 진정한 해양 강국으로 도약하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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