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공급망 연계 동남중국해 中압박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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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 5월 국빈 방일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를 '포괄적·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격상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필리핀은 가장 긴밀한 동지국 가운데 하나"라며, 70주년을 계기로 국제 환경 변화와 무관하게 양국 관계를 지속적·중층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안보 협력은 동맹 수준이다. 일본은 이미 호주·영국과 상호접근협정(RAA)과 물품역무상호제공협정(ACSA),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묶은 패키지를 통해 '준동맹'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필리핀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가장 정면으로 대치하는 최전선 국가로, 일본은 이 필리핀을 호주·영국과 나란히 '준동맹국' 반열에 올려 중국의 동·남중국해 진출을 동시에 견제하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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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일본과 필리핀은 군사 기밀정보를 공유하는 지소미아 정식 협상 개시에 합의해 미·일·필 3국이 중국 해군·해경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정보망을 구축할 채비를 하고 있다.
경제안보에서도 연계는 깊어진다. 다카이치 총리와 마르코스 대통령은 중요 광물과 에너지, 공급망 위기 시 공동 조달·대체 수송에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일·필 경제연대협정(EPA)과 일·아세안 포괄적 경제연대협정 업그레이드를 검토하기로 했다. 필리핀은 니켈 등 배터리 핵심광물과 LNG 등 에너지 자원 공급 잠재력을 지닌 국가로, 일본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의 핵심 파트너로 필리핀을 상대하고 있다.
국교 정상화 70년은 상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후 배상과 원조를 둘러싼 갈등을 딛고 구축해 온 신뢰를 발판으로, 일본은 필리핀을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FOIP)' 전략의 핵심 축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마르코스 대통령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못지않은 '특급 대우'로 맞이한 일본의 행보는 중국의 해양 팽창을 억지하기 위한 새로운 동맹 지형이 동북아와 동남아를 잇는 하나의 전장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입장에서도 함의는 작지 않다. 미·일·필 3각 안보·경제안보 네트워크가 공고해질수록, 한·미·일 협력과 동남아 전략을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입지와 선택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필리핀 '준동맹'의 출발점이 국교 정상화 70주년이라는 계기라는 점은 과거청산을 둘러싼 역사와 안보·경제 현실이 교차하는 동아시아 외교의 복잡성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