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미, 이란전 확전 전력 증강...호르무즈·홍해·흑해 3대 원유 수송로 위기, 세계경제 압박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723010008480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7. 23. 13:07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미 특수부대·F-16·F-35 증파·B-1 경계…이란 공습 12일째
후티 유조선 공격 주장에 호르무즈·바브엘만데브 동시 불안
휘발유·디젤 급등, 전략비축유 1983년 이후 최저…"단기 해법 없다"
IRAN-CRISIS/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가 22일(현지시간) 이란 공습 장면이라고 공개한 영상 캡처로 미상 지역에 잔해가 흩어져 있고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로이터·연합
미국이 이란전쟁 확대에 대비해 특수작전부대와 F-16·F-35 전투기를 중동에 증파하고, B-1 장거리 폭격기의 경계 태세를 높이는 한편, 독일 병원에 의료진 150명 이상을 추가 배치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예멘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2척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고,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유조선 1척이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맞아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전비는 375억달러(55조원)에 이르렀고, 휘발유와 디젤 가격도 급등했다.

◇ WSJ "미국, 특수부대·전투기 중동 증파…B-1 경계·의료진 150명 독일 배치"

미국은 지난 1주일 동안 본토의 특수작전부대를 중동으로 이동시켰다. 독일 주둔 F-16 전투기와 영국 주둔 F-35 전투기, 공중급유기도 중동에 전개했다. 영국에 배치된 B-1 장거리 폭격기와 미국·영국 기지의 폭격기도 작전 확대에 대비해 경계 태세를 높였다고 WSJ는 전했다.

전투 자산 증강은 부상자 수용 태세 확대와 병행됐다. 미국은 중동 전투 부상자를 치료하는 독일 란트슈툴 지역의료센터에 의료진 150명 이상을 추가 배치했다. 미국 해군은 중동에 항공모함 전단 2개와 소속 구축함 11척 등 함정 17척을 운용하고 있고, 해병대 원정대도 전개됐다.

다만 조지프 보텔 전 미국 중부사령부·특수작전사령부 사령관은 병력 증강이 대규모 작전으로 반드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배치의 목적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에게 '최대한의 유연성'과 군사적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US-PRESIDENT-TRUMP-ATTENDS-DIGNIFIED-TRANSFER-FOR-FALLEN-US-TROO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진행된 이란전쟁 전사 장병 유해 귀환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AFP·연합
◇ 미군, 12일 연속 이란 공습…후티, 유조선 2척 공격 주장...해사기구, 1척 피격 확인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엑스(X)를 통해 이란을 상대로 12일 연속 공습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민간 선원과 역내 해역을 통과하는 상선을 위협하는 이란의 능력을 추가로 약화하기 위해 작전을 계속한다고 설명했다.

미군은 전날에도 이란의 군사작전센터와 해상전력, 항공기 격납고, 드론 저장시설, 군수 인프라를 타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을 공격할 때마다 이란의 교량이나 발전소 1곳을 파괴하겠다고 트루스소셜을 통해 경고했다. 곡괭이산(Pickaxe Mountain) 지하 핵시설 타격 가능성도 언급했다.

미국의 공세가 호르무즈 해협에 집중된 사이 후티는 홍해에서 전선을 넓혔다. 후티는 사우디 국적 유조선 2척을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UKMTO는 사우디 남부 홍해를 항해하던 유조선 1척이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맞아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후티가 주장한 나머지 선박의 피격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두 유조선은 사우디 홍해 연안 얀부항에서 원유와 석유제품을 적재한 뒤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향해 남하하고 있었다. 사우디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기 위해 동부 유전의 원유를 동서 송유관으로 얀부까지 수송해왔다. 후티의 공격 주장과 실제 유조선 피격으로 호르무즈 우회 수송로의 위험도 커진 것이다.

YEMEN HOUTHIS SAUDI ARABIA RALLY
예멘 학생들이 22일(현지시간) 사나대에서 후티 반군이 선언한 사우디아라비아 해상 봉쇄를 지지하는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EPA·연합
◇ 미 하원, 950억달러 예산 기본안 가결…전비 375억달러...출구 전략 논란

전선 확대는 미군의 작전 부담을 넘어 의회의 추가 재정 투입 문제로 이어졌다. 미국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은 이날 950억달러(139조5000억원) 규모의 예산 기본안을 찬성 216표·반대 214표로 통과시켰다. 이 가운데 군사·정보 분야 추가 재원은 730억달러(107조2000억원)다. 이번 표결은 백악관이 요구한 추가 재원을 승인하기 위한 첫 단계다.

하원은 국방수권법안(NDAA)도 찬성 216표·반대 212표로 가결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무력사용 승인을 거치지 않고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도 전비 지원이 전쟁 자체에 대한 의회 승인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종결 전략 공개를 요구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의회에서 이란전쟁 비용이 375억달러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적의 공격과 사고로 숨진 미군은 18명이며 수백명이 부상했다.

전비와 인명 피해가 늘면서 군사작전만으로 전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회의론도 커졌다. 대나 스트라울 전 미국 국방부 중동 담당 부차관보는 이란 정권이 유지되는 한 군사적 해결책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미사일과 드론을 제거할 수 없으며 제한된 공군력과 해군력만으로 이란 정권의 근본적인 전략을 바꾸기 어렵다고 WSJ에 말했다.

US-GAS-PRICES-START-TO-RISE-AGAIN-AS-PRESIDENT-TRUMP-CONTINUES-A
2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한 주유소에 갤런(3.785ℓ)당 보통 휘발유(상단)·디젤 가격이 표시돼 있다./AFP·연합
◇ 미 휘발유 4.06달러·디젤 5.13달러…정유 가동률 96.1%·전략비축유 43년만 최저

군사·재정 부담은 에너지 가격 상승을 통해 미국 가계와 기업으로 번졌다. 미국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3.785ℓ)당 4.06달러(5962원)로 1주일 전 3.89달러(5712원)보다 4.4% 올랐다. 디젤 가격은 한 주 동안 약 34센트 뛰어 갤런당 5.13달러(7533원)를 기록했다.

미국 CNBC방송은 디젤 가격 상승이 운송비와 유류할증료를 통해 상품·서비스 가격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라보뱅크의 크리스천 로런스 미주·에너지시장 전략 총괄은 디젤을 '미국 경제의 생명선'이라고 규정했다.

가격 충격이 쉽게 꺾이지 않는 이유는 정유시설과 원유 재고의 여력이 동시에 줄었기 때문이다. 미국 정유시설 가동률은 96.1%에 달했다. 정유시설이 사실상 최대 수준으로 가동돼 원유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휘발유와 디젤 가격은 빠르게 하락하기 어렵다.

오클라호마주 쿠싱의 원유 저장시설은 남은 원유를 물리적으로 꺼내기 어려운 '탱크 바닥(tank bottom)' 수준에 도달했다. 미국 전략비축유(SPR)는 3억1100만배럴로 1983년 3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감소했다.

연료비 상승은 소비자의 결제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CNBC의 전미 경제조사에서는 유권자의 37%가 식품·연료 가격 상승 때문에 신용카드를 더 자주 사용한다고 답했다. 이는 4월보다 6% 늘어난 수치다.

IRAN-CRISIS/IRANIANS-SOUTH
한 여성이 5월 22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해변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들을 바라보고 있다./로이터·연합
◇ 호르무즈·홍해·흑해, 세계 원유 4분의 1 위협…우회 송유관 7개는 장기 대책

미국 내 연료비 상승의 배경에는 호르무즈·홍해·흑해를 잇는 글로벌 공급 차질이 있다.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흑해 수송 차질까지 겹치면서 세계 원유 공급의 약 4분의 1이 위험에 노출됐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3개월 동안 러시아의 34개 주요 정유시설 가운데 24곳을 공격했다고 BofA 글로벌리서치가 분석했다. 러시아는 디젤과 일부 석유제품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전환했다.

중동 국가들은 해상 병목을 피하기 위해 육상 수송망 확대에 나섰다. 걸프 국가와 이라크·튀르키예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송유관 7개를 계획하거나 건설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들 송유관의 수송능력이 2028년 말 하루 1400만배럴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이란전쟁 전 호르무즈 해협 통과 물량의 60%가 넘는다.

그러나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사업 완료까지 수년이 걸리고, 자금 조달과 역내 무력 충돌이 건설을 제약한다고 분석했다. 일부 송유관은 원유를 홍해로 옮기더라도 후티가 위협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다시 통과해야 한다.

장기 우회망이 완성되기 전까지 미국 정부가 사용할 단기 가격 안정 수단도 제한적이다. 테일러 로저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군이 이란의 상선 공격 능력을 약화하면 원유와 연료 가격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급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CNBC는 전략비축유 방출과 해운 규제 완화, 러시아·이란산 원유 제재 완화가 이미 시장에 반영돼 트럼프 행정부가 단기간에 사용할 추가 수단이 제한됐다고 진단했다.

로런스 총괄은 정유시설 건설과 공급 회복에 시간이 걸린다며 "단기 해법은 없다"고 말했다. CNBC는 전쟁이 끝나더라도 휘발유와 디젤 가격이 여름 수요 성수기가 끝나는 노동절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Advertise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