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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출 규제·세제 역풍 우려하는 민심 헤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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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2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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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 TV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부동산정책 국민대토론회'가 23일 열렸다. 이 대통령의 표현대로 '국민 모두 전문가'인 부동산 문제에 대해 국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듣는 자리였다. 하지만 토론 수준은 기대 이하였다. 어쩌면 100분이라는 한정된 시간에, 다양한 지역과 소속의 140명이 참여해, 복잡하기 짝이 없는 부동산시장 현황과 해법을 논의한다는 계획 자체가 무리였을 수 있다. 수도권만 해도 서울과 경기도 간 주택시장 사정의 차이가 상당하다. 나아가 서울·수도권과 지방 간에는 '부동산 문제'가 무엇인지를 놓고도 의견이 판이할 수 있다. 전자의 최대 고민이 주택 매매가 및 월·전세 동시 급등이라면 후자는 주택 경기 침체와 빈집 폭증일 수 있다.

초점이 모이지 않는 이번 토론회의 수준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게 충남대 정세은 교수의 자유 발언이었다. 그는 투기 억제를 위해 타깃으로 해야 할 초고가 주택 기준을 전국 평균 주택 가격(약 5억원)의 두 배인 시가 10억원으로 제시해 실소를 자아냈다. 사실상 서울의 주택 보유자 모두와 나머지 수도권 주민 상당수가 초고가 주택 보유자로 분류돼 종부세 누진과세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민심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날 토론회보다는 지난 14일부터 개설된 '부동산토론회.kr' 홈페이지에 오른 정책 제언이 더 유용해 보인다. 9일간 집계된 5300건 중 주택금융 분야가 2331건으로 가장 많았다. 무차별적으로 적용되는 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와 신혼부부의 대출 한도를 현실화하고 디딤돌대출과 버팀목대출 등 정책금융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실제 무주택자인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게도 일괄적인 대출 규제가 적용되고 있는 건 이번 토론회가 아니라도 시급히 시정해야 한다. 국민의 안정적인 주거를 책임진 정부가 결과적으로 무주택자의 고충을 가중하고 있다.

청와대가 보유세 및 거래세 강화를 거듭해서 언급해 온 만큼 세제 개편에 대한 제언도 많았다. 다른 것은 제쳐 놓더라도 보유세와 함께 거래세도 올리는 세제 개편은 피해야 한다. 보유세를 올린다면 최소한 취득세와 양도세는 낮춰야 한다. 보유세를 올리더라도 지금처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면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잠길 가능성이 높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도 결국 전월세 상승으로 귀결될 수 있다. 거래세와 보유세, 그리고 증여·상속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 전반에 대해 시간을 두고 균형감 있게 손질해야 국민 세 부담의 형평성이 지켜질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하기 바란다. 문재인 정부도 현 정부가 추진하는 내용과 거의 유사한 세제 개편을 추진한 바 있다. 그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집값 급등 부메랑이었다. 무엇보다 부동산 세제를 단기적인 '집값 잡기' 방편으로 삼는 것은 피해야 하는데 정부는 그 길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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