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K-반도체' 위상 각인
주요 빅테크와 초대형 장기 계약
현대차 '피지컬 AI' 선두로 도약
엔비디아·웨이모·딥마인드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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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I 서밋을 통해 삼성·SK가 발표한 글로벌 빅테크와의 반도체 공급 계약 규모는 7000억 달러 이상이다. 삼성은 브로드컴과 2000억 달러, SK는 엔비디아와 5000억 달러 규모로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아우르는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브로드컴에 고대역폭메모리(HBM)을 비롯한 차세대 메모리를 공급하고, 2나노 이하 초미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을 통해 브로드컴의 AI 칩 생산을 지원할 방침이다. SK도 엔비디아와 5년간의 AI 인프라 파트너십을 맺었다. 양사 파트너십의 핵심은 AI 팩토리 구축과 AI 메모리 공급이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받아 대규모 AI 팩토리를 만들고,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 등 차세대 메모리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내용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초대형 파트너십이 AI 거품론과 반도체 피크아웃에 대한 의구심을 씻어내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공격적인 AI 인프라 투자 기조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반도체 성장 모멘텀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HBM을 포함한 메모리 시장 규모를 지난해보다 250% 가까이 증가한 8039억 달러로 전망했다. 세 자릿수의 가파른 성장률이지만, 일각에서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투자 속도 조절 가능성을 근거로 업황 둔화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이와 관련해 최태원 SK 회장은 AI 서밋에서 "기업들이 요구하는 AI 칩과 컴퓨팅 파워의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현재 발표한 투자 규모도 앞으로의 수요를 고려하면 충분히 현실적인 숫자"라고 강조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역시 "진정 지금은 대한민국의 (AI) 황금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K-반도체 진영이 글로벌 AI 공급망을 지탱하는 핵심 축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음을 시사했다.
앤트로픽, 오픈AI 등과의 폭넓은 AI 인프라 파트너십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오픈AI 본사에서 샘 올트먼 CEO와 회동했다. 구체적인 회동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기반의 AI 인프라 협력에 대한 의제가 오간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이 회장은 "미국은 세계 최고의 AI 원천기술과 플랫폼, 뛰어난 인재를 보유하고 있고, 대한민국은 반도체와 디바이스, 첨단 제조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양국의 강점이 결합한다면 더 빠르게 혁신하고 더 크게 성장하며, 더 많은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S도 이번 AI 서밋을 계기로, 앤트로픽과 기업용 AI 생태계 확장에 보다 힘을 모으기로 했다. 현재 삼성SDS는 앤트로픽의 기업용 AI '클로드 엔터프라이즈'를 대내외 고객에 제공하며 AX(인공지능 전환) 사업을 확장 중이다.
SK에선 SK텔레콤이 앤트로픽, 아마존웹서비스(AWS)와 AIDC 연합전선을 공고히 하면서 메가프로젝트에 힘을 싣는다. AIDC는 반도체, 피지컬 AI와 함께 메가프로젝트의 핵심 축으로, SK텔레콤은 이들 기업과 기가와트(GW)급 AIDC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앤트로픽은 SK텔레콤이 국내에서 추진하는 AIDC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SK텔레콤과 울산 AIDC 구축을 추진 중인 AWS는 협력 범위를 확대해 국내 주요 거점으로 AIDC 사업을 확장한다.
피지컬 AI 선도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현대차그룹도 엔비디아, 웨이모, 구글 딥마인드 등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방안을 제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AI 서밋에서 "현대차그룹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의 경계를 넘어 지금은 자율주행, 로보틱스, AI 팩토리 등의 피지컬 AI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그룹이 보유한 제조 역량, 로보틱스 기술, 데이터 등 강점과 빅테크 기업의 장점이 결합되면 피지컬 AI 시대의 새로운 혁신 생태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24일(현지시간)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CEO와 만나 지난달 협의했던 피지컬 AI 파트너십에 대한 후속 논의를 진행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엔비디아와 '국내 피지컬 AI 역량 고도화 업무협약' 체결을 계기로, 로봇 애플리케이션 센터 설립을 비롯해 엔비디아 AI 기술 센터 등에서 다양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장 확대를 목표로 구글 자회사 웨이모와의 협업도 강화한다.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자율주행 특화사양이 적용된 '아이오닉5' 차량을 생산해 웨이모에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와 구글의 AI 자회사 딥마인드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기술 협력도 속도감 있게 추진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