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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다시 깨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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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6. 08. 07.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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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대한제국실 새 단장…잊힌 13년을 다시 보다
보물 7점과 최신 디지털 연출로 근대 국가의 도전 재조명
AI영상으로 새롭게 단장한 대한제국실<YONHAP NO-4450>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 새롭게 개편한 대한제국실 전경. /연합뉴스
"대한제국은 실패한 나라였을까." 국립중앙박물관이 새롭게 단장한 대한제국실은 이 오래된 질문에서 출발한다. 조선과 일제강점기 사이의 짧은 13년을 '역사의 공백'이 아닌 근대 국가를 향한 치열한 도전의 시간으로 다시 읽어내겠다는 시도다.

최근 새 단장을 마친 대한제국실은 보물 7점을 포함한 문화유산 65점을 통해 황제국 선포부터 국권 상실까지의 과정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특별전 '우리들의 이순신' 개최 이후 약 9개월 만에 다시 문을 연 전시실은 전시 공간과 구성, 연출을 모두 새롭게 바꿨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변화는 대한제국을 단순히 '망국 직전의 시대'가 아니라 근대 국가를 만들기 위해 제도와 외교, 교육을 정비했던 시기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황제국 선포의 의미와 근대화 정책, 국권 수호 노력, 그리고 독립운동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하나의 이야기처럼 풀어냈다.

전시는 '황제국의 탄생', '근대 국가를 향한 변화', '국권 침탈과 저항'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황제의 권위를 상징하는 국새와 '대례의궤', 7년 만에 공개된 전 채용신 필 '고종황제어진'을 비롯해 궁내부 현판, 서양식 예검, 1902년 한성 지도 등은 대한제국이 새로운 국가 체제를 만들어가던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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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인 '데니 태극기'. /국립중앙박물관
후반부에서는 을사늑약 이후의 저항과 독립운동을 집중 조명한다. 안중근 의사의 유묵과 민영환 관련 유물, 국내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인 '데니 태극기'가 전시의 중심을 이룬다. 특히 1996년 조선총독부 청사 철거 당시 발견된 정초 은판과 동제 상량문이 처음 공개돼 관람객들의 시선을 끈다.

전시 연출도 한층 현대적으로 바뀌었다. 투명 OLED와 AI, 대형 곡면 스크린 등을 활용한 영상은 대한제국 시기의 한성과 근대 도시의 풍경을 생생하게 되살린다. 흑백 사진 속 인물과 거리가 움직이고, 대한제국의 외교 활동과 변화상이 영상으로 펼쳐지면서 관람객은 마치 120여 년 전 서울 한복판을 걷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대한제국실 개편에 맞춰 조선3실도 일부 새롭게 꾸며졌다. 개항 이후 변화하는 사회와 서양 문물의 유입, 신교육의 시작 등을 소개하며 조선 후기에서 대한제국으로 이어지는 시대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대한제국은 비록 국권을 잃었지만 스스로 근대를 준비했던 시기"라며 "그 노력을 제대로 바라보는 것이 우리 근대사를 이해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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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식 예복에 착용한 이화문 예검. /국립중앙박물관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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