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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채린 “이제 막 알 깬 병아리…좋은 배우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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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6. 09.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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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녀 킬러'서 신입 기자 구해나로 첫 밝은 캐릭터
초심 잃지 않고 오래 연기하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
한채린
한채린/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해나는 알을 깨고 나온 병아리 같아요. 저 역시 이제 막 알을 깨고 나와 잘 걸어보려고 하는 배우이고요."

배우 한채린에게 최근 종영된 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는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얼굴을 꺼내 보인 작품이다. 날카롭고 차분하거나 악역에 가까운 인물을 주로 맡아왔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밝고 에너지 넘치는 사회부 신입 기자 구해나를 연기했다.

'유부녀 킬러'는 세상에서 가장 살벌한 직업을 가진 워킹맘 유보나(공효진)의 고군분투 워라밸 사수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채린은 낫투데이 사회부 신입 기자 구해나로 분해 직속 사수 권태성(정준원)과 킹피셔를 둘러싼 사건을 취재하며 한층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최근 취재진과 만난 한채린은 "8개월 동안 촬영해서 기간은 길었는데 이렇게 금방 끝나니 너무 아쉽다"며 "해나라는 좋은 캐릭터를 선물 받은 작품이라 감사하면서도 조금은 섭섭한 마음으로 종영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나를 이해하기 위해 가장 먼저 생각한 건 '왜 기자가 됐을까'였다. 무엇이든 잘하고 싶고 사수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도 결국 기자라는 일을 좋아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봤다. 그런 성격은 말투와 몸짓에도 자연스럽게 묻어났다. 취재 현장에서는 선배의 말을 놓치지 않으려 질문을 쏟아내고 빠르게 따라붙었다. 초반에는 모르는 것이 많아 "네?"라고 되묻던 해나가 후반으로 갈수록 권태성의 뜻을 먼저 알아채는 모습에서도 변화가 드러났다.

외형과 소품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원작 웹툰의 땋은 머리는 살리되 현장을 뛰어다니는 기자답게 흐트러지지 않도록 단정하게 묶었고, 늘 들고 다니는 기자 수첩에는 방송에 나오지 않았지만 내용까지 직접 적어 넣었다.

한채린
'유부녀 킬러'에서 구해나 역을 연기한 한채린/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한채린
'유부녀 킬러'에서 구해나 역을 연기한 한채린/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기자를 연기하면서 실제 뉴스와 기사를 보는 방식도 조금은 달라졌다. 한채린은 "예전에는 뉴스나 기사를 보면 내용만 봤는데 이제는 '이 기자는 이걸 어떻게 취재했을까' '어떻게 누구보다 빨리 확인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며 "한 사건을 파헤치려면 정말 이 정도의 진심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해나가 기자로 자라나는 과정에는 사수 권태성과의 관계도 빠질 수 없다. 처음에는 되묻는 순간들이 있었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말하지 않아도 의도를 읽고 농담을 주고받을 만큼 가까워진다. 한채린은 정준원과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대사를 맞추며 이런 관계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쌓아갔다.

"제가 어려워하거나 헷갈려 하는 부분을 여쭤보면 흔쾌히 피드백을 해주시고 항상 칭찬도 해주셨어요. 바로 촬영에 들어갔다면 떨렸을 텐데 먼저 대사를 맞춰주시면서 긴장을 풀어주셨어요."

두 사람의 달라진 관계를 가장 실감한 건 호텔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정준원이 대본에 없던 말을 자연스럽게 덧붙였고 한채린도 그 흐름을 받아 연기를 이어갔다. 한채린은 "초반에는 굉장히 딱딱했던 관계였는데 그때 '이제 두 사람이 정말 가까워졌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드라마 안에서도 시간이 흐른 뒤라 그런 작은 변화가 둘의 케미를 보여주는 지점처럼 느껴졌다"고 돌아봤다.

해나를 연기하다 보니 자신과 닮은 부분도 보였다. 한채린이 꼽은 공통점은 '열정'이다. 무엇이든 배우려고 하고 작은 부분도 허투루 넘기지 않는 해나의 모습이 작품을 준비하는 자신의 태도와도 닮아 있었다.

"해나는 기자로서 열정을 잃지 않고 늘 배우려고 해요. 저도 배우에게 그런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해나를 연기하면서 '나도 더 열정적으로 살아야겠다. 배우로서 더 열심히 살아가자'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죠."

배우의 꿈을 품은 건 중학생 때부터다. 어린 시절 장기자랑과 동화구연처럼 사람들 앞에서 무언가를 보여주는 일을 좋아했고,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배우들의 눈빛과 대사를 혼자 따라 해보곤 했다. 특정 작품 하나가 계기가 됐다기보다 화면 속 인물로 살아가는 배우들을 볼 때마다 자신도 그 안에 들어가고 싶었다.

그 마음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집에서는 발성 연습을 하고 휴대전화로 자신의 연기를 찍어 다시 보며 부족한 부분을 확인한다. 습관 노트에는 '연기 고민하기'를 적어두고 꾸준히 연기에 대해 생각한다. 그만큼 스스로에게도 엄격한 편이다.

작품이 하나둘 쌓이면서 연기를 대하는 기준도 조금씩 또렷해졌다. 가장 경계하는 건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이다. 캐릭터를 겉으로 흉내 내기보다 자신이 가진 색을 더해 그 인물과 자연스럽게 섞이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한채린은 "'연기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의 어색함을 최대한 없애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저만의 방식과 매력을 캐릭터에 녹여서 저와 그 인물이 하나가 됐을 때가 가장 좋은 것 같다. 캐릭터를 연기하려고 하기보다 그 인물 자체가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래 연기하기 위해서는 연기 실력만큼 사람으로서 어떤 태도를 갖고 살아가느냐도 중요하다고 믿는다. 배우의 눈빛과 표정에는 결국 그 사람이 지나온 시간과 생각이 드러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래야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게 '대충'이라는 말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저를 써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뭐든 맡겨주신다면 준비해서 달려가고 싶고, 초심을 잃지 않은 채 오래오래 배우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한채린
한채린/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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