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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회사→가입자 중심 운용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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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 한혜성 기자

승인 : 2026. 08. 1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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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영대 키움증권 연금플랫폼본부장 인터뷰
50일 만에 1000억…10년 내 업계 5위 목표
표영대 키움증권 퇴직연금 총괄 본부장-9180
표영대 키움증권 퇴직연금 총괄 연금플랫폼본부장 본지 인터뷰. /박상선 기자
47번째 퇴직연금 사업자로 시장에 뛰어든 키움증권이 서비스 시작 50일 만에 적립금 1000억원을 넘어서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리테일 강자인 키움증권은 500조원 규모로 성장한 퇴직연금 시장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고, 약 900만명의 개인 고객과 비대면 플랫폼 경쟁력을 앞세워 사업 영역을 연금으로 넓힌다는 전략이다.

후발주자인 키움증권이 내세운 승부수는 '가입자 중심'이다. 표영대 키움증권 연금플랫폼본부장은 11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퇴직연금은 결국 근로자의 돈"이라며 "그동안 퇴직연금 시장이 사용자(법인)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가입자(근로자)에게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금을 쌓는 단계부터 근로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퇴직연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을 반영한 대표적인 서비스가 '퇴직연금 도입요청'이다. 회사의 퇴직연금 사업자에 키움증권이 없더라도 근로자가 영웅문S#을 통해 키움증권을 추가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요청이 접수되면 키움증권이 해당 회사와 사업자 추가 절차를 진행한다.

표 본부장은 "기존에는 회사가 퇴직연금 사업자를 정하면 근로자는 그 안에서 선택해야 했다"며 "키움증권은 반대로 근로자가 원하는 사업자를 회사에 직접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이 키움증권이 생각하는 가입자 중심 퇴직연금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체결된 법인 계약의 절반 이상이 근로자의 도입 요청을 통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초기 고객 유입에서는 키움증권의 기존 리테일 기반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6월 1일 영웅문S#을 통해 퇴직연금 서비스를 공식 개시했다. 7월 말 기준 개인형퇴직연금(IRP) 고객은 8335명으로, 이 가운데 기존 영웅문 고객이 약 96%를 차지했다.

표 본부장은 "퇴직연금 시장의 계절적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출시 초기 성과는 의미 있는 수준"이라며 "기존 키움증권 고객들의 연금 수요도 상당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2016년 퇴직연금 사업 인가를 받았지만 본격적인 시장 진출은 10년 뒤에 이뤄졌다. 그 배경에는 퇴직연금 시장의 변화가 있다. 과거에는 기업 영업조직과 지점망을 갖춘 은행과 대형 증권사가 시장을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입자가 직접 연금을 운용하려는 수요가 커졌다.

표 본부장은 "과거 퇴직연금 시장은 오프라인 영업 중심이어서 온라인 증권사인 키움증권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며 "최근에는 가입자가 직접 선택하고 투자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변화하고 있어 지금이 진출할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는 2024년부터 본격화했다. 키움증권은 같은 해 5월 퇴직연금 사업 추진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한 데 이어 11월 미래에셋증권에서 15년간 퇴직연금 사업을 담당해온 표 본부장을 영입했다. 표 본부장은 퇴직연금솔루션팀과 연금관리팀, 연금서비스팀 등을 이끌어온 '퇴직연금 1세대'다.

기존 사업자와 차별화하기 위해 비대면 경쟁력도 앞세웠다. 기업 인사담당자가 가입부터 입금, 운용, 지급까지 퇴직연금 관련 업무를 온라인에서 처리할 수 있는 '온라인 완결형 사무 담당자 웹'을 구축했다. 서류 작성이나 인감 날인 등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던 절차를 온라인으로 옮긴 것이다.

투자상품에서도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키움증권은 퇴직연금 사업자 가운데 처음으로 외화 RP(환매조건부채권)를 제공하고 있다. 장기간 운용하는 연금자산을 국내에 한정하지 않고 해외 자산으로 분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외화채권 출시도 준비하고 있으며, 향후 글로벌 채권과 대체자산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표 본부장은 "연금은 장기간 투자하는 자산인 만큼 분산투자가 중요하다"며 "업종뿐 아니라 투자 지역을 분산하는 것도 필요해 외화상품을 제공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을 추진하는 한편 고객 자산을 분석해 포트폴리오 구성과 상품 선택을 돕는 가칭 'AI PB'를 개발 중이다. 주식과 ETF, 펀드, 채권 등 금융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서비스로 내년 출시 예정이다.

키움증권은 연금을 쌓는 단계뿐 아니라 은퇴 이후 인출까지 관리하는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을 함께 살펴 어느 계좌에서 언제, 얼마를 인출하는 것이 유리한지 안내하는 방식이다.

키움증권은 10년 내 퇴직연금 업계 5위, 시장점유율 10%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표 본부장은 "퇴직연금은 한 사람에게 있어 가장 장기적으로 운용하는 자산"이라며 "10년 뒤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연금은 키움'이라고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의 선택을 받는다면 시장에서의 순위와 점유율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주연 기자
한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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