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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日국내선 ‘일장기 훼손처벌’, 韓앞선 ‘야스쿠니 자제’…다카이치 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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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6. 08. 1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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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훼손 최대2년 구금법 13일시행…표현자유 논란 강행
8·15 야스쿠니 참배보류…韓中외교마찰 차단
국내선 국가정체성·대외관계는 속도조절… '투트랙' 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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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총리가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국내에서는 보수 색채가 강한 '국기손괴처벌법'을 밀어붙이면서도 일본의 패전 81주년인 8월 15일,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보류하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 정치에서는 국가 정체성을 강조하는 정책에 속도를 내되 한국·중국과 직접적인 외교 충돌을 부를 행동은 자제하는 '투트랙'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일본에서는 일장기를 훼손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국기손괴처벌법이 시행됐다. 법은 "사람에게 현저한 불쾌감 또는 혐오감을 일으키는 방법"으로 공개적으로 국기를 훼손하거나, 국기를 훼손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경우 2년 이하 구금형 또는 20만엔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이 법은 다카이치 총리의 대표적인 보수 정책 가운데 하나다. 자민당과 일본유신회의 연립 합의에도 포함됐으며 지난달 17일 참의원 본회의에서 자민당과 유신회, 국민민주당, 참정당 등의 찬성으로 가결·성립했다.

그러나 시행 전부터 논란이 거셌다. 야당은 '불쾌'와 '혐오'가 개인의 주관적인 감정인 만큼 무엇을 처벌할지 기준이 불명확하다고 비판했다. 국회에 출석한 헌법학자들도 표현의 자유와 사상·신조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국 형사법학자 148명은 반대 성명을 냈고 헌법 연구자 199명도 조속한 폐지를 요구했다.

국내에서 이처럼 보수 정책을 강행하는 다카이치 총리는 불과 이틀 뒤인 15일에는 정반대의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태평양전쟁 패전일에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 한국과의 양호한 관계를 유지하고, 관계가 냉각된 중국과 추가적인 외교 갈등을 일으키는 것을 피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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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 신사/최영재 도쿄 특파원
다카이치는 총리가 되기 전 각료와 자민당 간부 시절에는 일본 패전일 등을 전후해 야스쿠니신사를 여러 차례 참배해 온 대표적인 보수 정치인이다. 그러나 총리 취임 직전인 지난해 10월 추계 예대제와 올해 4월 춘계 예대제 때는 참배하지 않았다.

총리 주변에서도 "최종적으로는 본인의 마음에 달려 있지만 지금은 아직 참배할 때가 아닐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두 사안을 함께 놓고 보면 다카이치 정권의 현재 정치적 선택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국기손괴 처벌처럼 일본 국내에서 완결되는 국가·역사·정체성 관련 정책에서는 기존 보수 노선을 유지하지만, 야스쿠니 참배처럼 곧바로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불러 외교 현안으로 번질 가능성이 큰 사안에서는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다카이치가 기존의 보수적 역사관 자체를 바꿨다기보다는 총리라는 위치에서 정책과 행동의 파장을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국내 보수층을 의식한 정책은 추진하면서도 한일관계 등 외교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행동은 뒤로 미루는 방식이다.

특히 15일 태평양전쟁 패전일은 이런 다카이치식 줄타기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야스쿠니 참배를 실제로 보류할 경우 다카이치 정권은 적어도 외교 현장에서는 보수 이념보다 한일·일중 관계 관리를 우선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국기손괴처벌법 시행을 통해 보수 정권으로서의 색깔을 더욱 분명히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보수, 외교에서는 절제.' 총리 취임 이후 다카이치가 선택한 두 개의 얼굴이 8·15를 앞두고 동시에 드러나고 있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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