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중, 북극 상업화 선두"…미국, 선박법 대응
겨울철 최대 해빙 5.8% 급감·10년 사고 500건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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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러시아 쇄빙선의 지원을 받은 중국이 북극의 새로운 상업·운송 기회를 선점하고 있다며 '아이스 실크로드(Ice Silk Road)' 경쟁에서 초기 우위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이 항로는 기존 40일의 항해 시간을 약 절반으로 줄일 수 있지만, 러시아의 항로 통제와 해빙 감소, 구조·환경 위험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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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레전드는 러시아 북부 해안을 따라 닝보와 펠릭스토를 연결하는 정기 컨테이너 서비스를 시작했다. 회사는 과거 중국과 유럽을 연결한 실크로드를 본떠 이 노선을 '아이스 실크로드'로 명명했다. 북극권 상황에 따라 두 항구 간 통상 40일인 항해 시간을 약 절반으로 단축할 수 있다.
북극해 항로(NSR)는 수에즈운하를 지나는 기존 남방 항로보다 운항 거리를 30~40% 줄일 수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NSR 통과 운항은 2024년 15회에서 지난해 여름 사상 최대인 23회로 늘었다. 여름철에는 해빙이 녹아 일부 선박이 쇄빙 기능 없이도 항로를 통과할 수 있다.
다만 NSR은 해빙 상태에 따라 28개 구간으로 나뉘며 러시아 국영 원자력기업 로사톰이 통제하는 북극해 항로 행정기관이 운항 허가를 발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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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항 시간 단축에 지정학적 위험 회피 수요가 겹치면서 해운업계의 북극항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후티는 7월 23일 홍해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2척을 공격했다고 밝혔고, 유가는 당시 배럴당 100달러(14만1590원)를 다시 넘어섰다고 FT가 전했다.
이에 해운사들은 홍해로 이어지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등 기존 병목과 분쟁 지역을 우회할 대안으로 NSR을 보고 있다.
보험사 알리안츠의 라훌 칸나 글로벌 해양위험 컨설팅 총괄은 북극과 NSR 통행이 확실히 증가했다며 선주들이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지정학적 병목과 분쟁 지역을 항로에서 배제할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년간 NSR 이용 문의도 늘었다고 밝혔다.
이런 관심은 빙등급 선박(ice-class vessels) 건조 증가로 이어졌다. 해양 데이터업체 베슨노티컬(Veson Nautical)에 따르면 지난해 167척이 건조돼 1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도 164척이 건조될 예정이다. 쇄빙선 건조도 최근 수년간 증가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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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 항로 경쟁은 해운을 넘어 조선·안보 경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FT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해양·해운산업을 전략 분야로 육성하면서 미국 대비 조선 생산 규모를 지난 20년간 3배로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차지하는 세계 조선산업 비중은 2000년 5%에서 현재 55%로 높아졌다.
중국은 수년 전 스스로를 '근북극 국가(near Arctic nation)'라고 선언한 뒤 수십 척의 쇄빙선을 보유한 러시아와 석유·가스 운송 협력을 강화했다. FT는 러시아가 NSR에 주권적 통제를 행사하려 하는 가운데 중국이 러시아의 쇄빙 역량을 활용해 상업적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미국에서는 국내 조선소를 되살리고 상선대를 확대하기 위한 선박법(Ships Act)을 처리하려는 초당적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미국 선박 이용에 따른 높은 운송비를 원하지 않는 수입업체들의 로비로 법안이 약화됐다는 비판도 있다고 FT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핀란드와 쇄빙선 건조 계약을 체결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FT는 다만 이 전략을 여러 세대의 핀란드 지도자들이 추진해 왔고,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상당 부분 개발했다고 지적했다. FT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돈로 독트린(Donroe Doctrine)' 아래 미국과 가까운 지역의 안보를 우선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여기에는 북반구와 서반구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장악도 위협해 왔다.
미국과 캐나다, 유럽·아시아 국가들은 북극 해저 지도 작성과 북서항로 조사를 확대하면서 아직 충분히 개발되지 않은 희토류와 천연가스도 탐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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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로 확대의 직접적인 배경은 해빙 감소다. 영국 사우샘프턴대 연구진에 따르면 2024년에서 2025년 사이 북극의 겨울철 최대 해빙 면적은 5.8% 줄어 사상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올해 최대 해빙 면적은 소폭 회복했지만, 관측 사상 두 번째로 낮았다.
스티븐 길보 전 캐나다 환경부 장관은 "북극에서 지구온난화의 영향은 상당히 충격적"이라며 북극 국가가 아닌 선박이 늘어날수록 기후변화가 안보 위험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해운사가 북극항로 확대에 나선 것은 아니다.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는 2018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잇는 북극항로에 첫 컨테이너선을 보냈지만 이후 많은 유럽 기업과 함께 취약한 북극 생태계 훼손을 우려해 이 항로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노르웨이 노드대가 운영하는 하이노스뉴스의 말테 훔퍼트 북극 해운 전문가는 러시아와의 관계와 기후변화 문제도 유럽 기업들이 항로를 피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안전 문제도 남아 있다. 북극 고위도에서는 위성항법시스템(GPS)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어 선원에게 빙원 항해 경험이 요구된다. 선박은 국제해사기구(IMO)의 극지규정(Polar Code)에 따른 엄격한 안전·환경보호 기준도 지켜야 한다.
훔퍼트는 유류 유출과 오염 위험이 있고, 수색·구조 지원을 받기 어려운 곳에 있다면서도 짧은 항로를 이용하면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칸나 총괄은 쇄빙 지원이 없을 경우 선박이 얼음에 갇힐 가능성이 크고, 사고가 나도 인양·지원·소방·구조 역량이 제한적이라고 경고했다. 알리안츠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북극권에서 보고된 해상 사고는 500건이 넘었으며 거의 절반이 기계 손상이나 고장과 관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