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P 있어도 양식 제각각…중소·중견 대응 격차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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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수출기업 300개사를 조사한 결과, 향후 3년간 탄소데이터 관리 비용으로 '5000만원 이상'을 예상한 비율은 43.3%였다. '1000만원 이상 5000만원 미만'도 44.7%로, 두 항목을 합치면 전체의 88%가 최소 1000만원 이상의 지출을 예상한 셈이다.
관련 지출을 기업이 자율적으로 미루기도 어렵다. 고객사로부터 탄소데이터 제출을 이미 요구받았거나 향후 요청받을 예정인 곳이 99.3%에 달했다. 협력사에 같은 자료를 요구하고 있거나 앞으로 이를 추진할 계획이라는 비율도 90.3%였다. 상당수 수출기업이 고객사에는 정보를 제출하고 협력업체로부터는 원료·부품 관련 자료를 확보해야 하는 구조다.
국내외 제도 변화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철강·알루미늄 등 탄소집약적 품목을 대상으로 올해 1월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본격 시행했다. EU 수입업체가 기본값 대신 실제 배출량을 신고하려면 역외 생산기업의 검증 자료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도 정부 로드맵에 따라 2028년부터 2027사업연도 기준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지속가능성 공시가 시작될 예정이다.
문제는 기업과 고객사마다 데이터 기준과 양식이 다르다는 데 있다. 조사 기업의 66.3%가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사내 시스템을 이용했지만 엑셀·수기 문서를 활용한다는 응답도 42.4%였다. 고객사별 개별 서식에 맞춰 처리한다는 비율은 38.8%로 집계됐다. 내부 시스템을 갖췄더라도 요구 형식이 다르면 기존 자료를 다시 가공해야 하는 셈이다.
플랫폼 도입의 걸림돌로는 시스템 구축·연계 비용 64%, 전담 인력과 시간 부족 62.7%가 꼽혔다. 플랫폼 활용의 선결과제로는 '기업 데이터 보호'와 '국제표준·해외 기준과의 호환'이 각각 54%로 지목됐다. 표준 플랫폼을 마련하는 동시에 보안과 상호운용성, 비용·인력 문제까지 함께 풀어야 한다는 의미다.
산단공은 지난 4월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과 탄소배출량의 측정·보고·검증을 지원하는 '산업단지 MRV 플랫폼'을 출범시켰다. 대한상의와 산단공은 사내 시스템 연계 비용에 대한 바우처 지원과 탄소데이터 산정 컨설팅, 전담 인력 인건비 보조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하민근 산단공 산단e전환실장은 산업단지 MRV 플랫폼의 탄소규제 대응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지원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