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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정유업계가 가장 먼저 합의해야 할 대목은 어디까지를 최고가격제로 발생한 손실로 볼 것인가입니다. 정부가 판매가격을 제한해 정상적인 영업 과정에서 회수하지 못한 원가와 적정 마진은 보전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반면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변동, 재고평가손익처럼 가격 통제와 무관하게 정유사업에서 발생하는 손익까지 정부가 떠안을 이유는 없습니다. 정책 때문에 발생한 손실과 기업이 원래 감수해야 할 사업 위험을 구분해야 합니다.
이 원칙을 적용하면 수출 제한에 따른 기회손실의 범위도 보다 분명해집니다. 정유업계에서는 국내 판매 대신 수출했다면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었다는 점까지 손실 산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실제 발생한 비용을 넘어 해외에서 벌 수 있었던 이익까지 보전하면 손실보전은 기대수익을 보장하는 제도로 확대됩니다. 정부가 책임질 범위는 가격과 물량을 통제하면서 기업이 실제 회수하지 못한 비용까지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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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동안 최고가격제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21일 국제유가와 국내 석유제품 가격 등을 반영해 9차 최고가격을 발표합니다. 지난 3월 제도 시행 이후 가격은 아홉 번째 조정 단계에 들어갔지만 첫 손실 정산은 이제 시작됩니다. 제도가 길어질수록 정산 대상도 늘어나는 만큼 손실보전 기준을 더 미룰 여유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첫 정산에서 이런 논쟁을 끝내려면 정부가 손실 산정 방식을 구체적인 산식으로 확정해야 합니다. 원유 도입비용과 생산·판매비용 가운데 무엇을 원가로 인정할지, 적정 마진은 어떤 기준으로 계산할지, 재고손익과 수출 기회손실은 어떻게 처리할지를 정해야 합니다. 정유사마다 협상을 통해 다른 기준을 적용하기보다 동일한 원칙을 적용하고 이후 정산에서도 유지해야 합니다. 그래야 최고가격제가 계속되더라도 정부는 필요한 재정을 추산하고 기업은 정책에 따른 부담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기준이 최고가격제 시행 전에 마련됐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판매가격을 제한하면서 손실보전을 약속했다면 가격을 얼마로 묶을지와 함꼐 무엇을 손실로 인정할지도 정했어야 합니다. 시행 5개월 여가 지나 첫 청구서를 받는 시점까지 원가와 적정 마진의 범위를 두고 이견이 남아 있다면 정책 시행으로 발생한 비용을 사후에 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정부가 이번에 해야 할 일은 정유사가 요구한 금액과 정부가 인정하려는 금액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가격 통제로 실제 회수하지 못한 비용은 보전하되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변동에 따른 사업손익과 기대이익은 제외한다는 기준을 세우고 산정 방식을 공개해야 합니다. 첫 정산에서 원칙을 확립해야 이후 손실보전이 매번 정부와 정유사 사이의 가격 협상으로 되풀이되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