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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팜유 가격 결정자 되겠다”… 말레이 아성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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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8. 2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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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보워, 팜유·니켈·석탄 거래소 내년 1월 출범 발표
세계 수출 절반 차지하고도 가격 기준은 말레이 선물시장
전문가들 "공급 우위가 가격 결정력은 아니다" 회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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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농장에서 팜유의 원료인 기름야자 열매를 수확하고 있는 노동자의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최대 팜유 생산·수출국인 인도네시아가 국제 원자재 가격 주도권 확보를 목표로 자체 상품거래소 설립에 나섰다. 압도적인 자원 생산량을 바탕으로 가격 결정권을 직접 쥐겠다는 구상이지만, 시장에서는 투명성과 유동성 부족을 이유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안타라 등 현지매체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최근 의회 연례 예산 연설에서 "인도네시아는 단순한 원자재 생산국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국제 원자재 가격의 결정자가 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정부는 팜유(CPO)·니켈·주석·석탄·커피 등의 기준 가격을 설정할 '전략광물상품거래소(BMKS)'를 설립, 내년 1월 1일 공식 출범시킬 계획이다. 금융감독청(OJK)이 감독을 맡으며, 최근 헨리 리알디를 거래소 담당 부국장으로 임명하는 등 조직 정비에 착수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최대 시험대는 단연 팜유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5166만 t(톤)의 팜유를 생산해 글로벌 수출 물량의 절반 이상을 장악했다. 반면 2위 생산국인 말레이시아의 생산량은 2028만 t에 그쳤다. 그럼에도 글로벌 선물 거래는 물론 전 세계 실물 팜유 계약의 가격 벤치마크는 여전히 말레이시아 부르사 선물거래소의 CPO 선물계약(FCPO)이 독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의 거래소 설립 목적을 '가격 통제력 확대'와 '과세 기반 강화'의 이중 포석으로 본다. 싱가포르 ISEAS-유소프이샥연구소의 시와게 다르마 네가라 수석연구위원은 "공급 우위를 지렛대 삼아 국제 시세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동시에 수출 가격과 물량, 세금 납부 내역에 대한 국가 감독을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다만 공급 우위가 거래소의 가격 결정력으로 직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와게 연구위원은 "거래 비용 절감과 투명한 거버넌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FCPO의 아성을 흔들기 어렵다"며 "정부의 과도한 가격 개입은 오히려 거래소의 공신력을 갉아먹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인도네시아는 2023년에도 상품파생거래소를 통해 실물 CPO 시장을 개설했으나, 거래 부진으로 기존 FCPO의 가격 발견 및 위험 회피(헤징) 기능을 대체하는 데 실패했다. 금융·원자재 트레이딩 업체 아이스버그엑스의 데이비드 응 트레이더는 "FCPO의 핵심 경쟁력은 플랜테이션 기업부터 글로벌 투기 자본까지 참여해 일평균 8만 건 이상의 거래를 성사시키는 풍부한 유동성"이라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대외적인 가격 주도권 경쟁보다는 내부 세수 확보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카르타 경제법률연구소(CELIOS)의 비마 유디스티라 아디네가라 소장은 "거래 투명성을 높여 수출 기업의 소득세 세원을 포착하는 것이 실질적 목표"라며 "중국·인도 등 주요 수입국과의 기존 계약 관행이 견고해 해외 바이어들이 인도네시아 기준 가격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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