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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더딘 ‘두산 해상풍력’… 밸류체인 성과 절실해진 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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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슬 기자 | 김소영 기자

승인 : 2026. 08. 2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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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터빈, 글로벌 대형화 대응 과제
연 생산 220MW… 생산력 확충 필요
후속사업 부재 속 개발방식 전환 변수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이 차세대 성장축으로 공들여 온 해상풍력 사업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터빈 제조를 넘어 발전사업 개발·투자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해상풍력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지만, 터빈 경쟁력과 후속 개발사업 성과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다. 해상풍력 시장 자체는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두산에너빌리티가 그 성장의 과실을 얼마나 가져갈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글로벌 시장의 터빈 대형화에 대응하고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한편 신규 개발 프로젝트까지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지원 회장이 추진해 온 '제조-개발-투자' 밸류체인 전략은 이제 외형 확대를 넘어 실제 수주와 매출, 수익으로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체 터빈의 대형화와 생산능력 확충, 후속 개발사업 확보가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할 경우 박 회장이 그려온 해상풍력 전략 자체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커지는 해상풍력 시장…두산 자체 터빈 존재감은?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정부 해상풍력 경쟁입찰에서 선정된 총 1786MW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가 자체 개발한 터빈이 적용된 사업 규모는 굴업도와 금오도 등 410MW에 그쳤다. 정부가 해상풍력 보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커지는 시장이 곧바로 두산에너빌리티의 자체 터빈 수주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두산에너빌리티의 입지가 다소 줄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국내 해상풍력 시장점유율은 2023년과 2024년 각각 70.4%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59.6%로 낮아졌다.

특히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은 이미 터빈 대형화 경쟁이 본격화했다. 발전 효율을 높이고 설치·운영 비용을 낮추기 위해 14~15MW급 이상의 초대형 터빈 상용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가 자체 개발해 상용화한 해상풍력 터빈은 현재 3~10MW급에 머물러 있다. 글로벌 시장의 기술 진화 속도를 고려하면 자체 기술만으로 대형화 경쟁에 대응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향후 국내 수주 경쟁은 물론 해외 시장 진출에서도 한계가 뚜렷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 정책 변화 역시 두산에너빌리티에는 '양날의 검'이다. 정부는 해상풍력 경쟁입찰에서 산업·경제효과와 공급망 등 비가격지표의 비중을 강화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글로벌 업체와 협력해 대형 터빈을 국내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자체 기술력으로 글로벌 대형 터빈 시장에 대응하기보다 해외 기술에 의존하는 방식이 늘어날 경우, 장기적으로 두산에너빌리티의 독자적인 터빈 경쟁력 확보라는 과제는 더욱 무거워질 수 있다.

생산능력도 걸림돌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해상풍력 터빈 연간 생산능력은 지난해 말 기준 총 220MW 수준이다. 시장 확대에 맞춰 대규모 수주가 현실화될 경우 이를 안정적으로 소화할 생산 기반이 충분한지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 결국 해상풍력 시장이 커지는 것만으로 회사의 성장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자체 터빈의 대형화가 글로벌 경쟁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생산능력 확충도 지연될 경우, 오히려 국내 시장 확대의 수혜가 해외 기술 기반 업체로 쏠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야월' 이후 더딘 개발 확장…박지원식 밸류체인 시험대

발전사업 개발 부문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자회사 두산지오솔루션을 통해 본격적인 사업화 단계에 진입한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전남 영광 야월 해상풍력이 사실상 유일하다.

두산지오솔루션은 발전 기자재 제조 중심이던 사업 구조를 발전사업 개발·투자까지 확대하기 위해 2023년 출범한 무탄소 에너지 개발 플랫폼이다.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직접 발굴·개발하고 이를 두산에너빌리티의 터빈 공급과 연계해 개발부터 기자재 제작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것이 핵심 구상이었다. 결과적으로 시장 경쟁력의 한계만 드러났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지오솔루션은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 확산1단지 개발 컨소시엄에는 참여했지만 최근 후속 사업인 확산2단지 개발 컨소시엄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결국 야심차게 출범한 개발 플랫폼이 시장 확대 국면에서 기대만큼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박지원 회장의 밸류체인 전략 역시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에 섰다는 평가다.

최정철 국립목포대 기계조선해양공학부 교수는 "현재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은 독일과 덴마크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어 두산 터빈의 해외 판로가 제한적인 것이 현실이다"이라고 말했다.
김한슬 기자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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