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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영혼과 프랑스의 색채가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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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찬 객원 기자

승인 : 2026. 08. 30.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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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신익과 심포니 송 '전람회의 그림'
9월 12일 롯데콘서트홀서 개최
차세대 피아니스트 유성호 협연
함신익과 심포니 송 오케스트라 사진_2
함신익과 심포니 송 오케스트라/ 심포니 송 오케스트라 제공
한 작곡가가 그림 앞에서 음악을 떠올렸다. 그리고 반세기 뒤 또 다른 작곡가는 그 음악에 관현악의 색을 입혔다. 러시아에서 태어난 선율은 프랑스의 감각을 만나 전혀 다른 빛깔로 다시 태어났다.

함신익과 심포니 송이 오는 9월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26 마스터즈 시리즈 V '전람회의 그림'을 개최한다.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와 모리스 라벨, 서로 다른 시대와 공간을 살았던 두 음악가의 만남이 이 무대에서 이뤄진다. 러시아 국민악파의 거장 무소르그스키가 남긴 강렬하고 토속적인 음악과 프랑스 음악을 대표하는 라벨의 정교하고 세련된 관현악법이 한 무대에서 교차한다.

함신익 예술감독은 "러시아 음악 특유의 강인하고 서정적인 정서를 프랑스 특유의 세련된 색채와 섬세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라벨의 음악 세계를 조명하는 무대"라며 "라벨의 눈으로 다시 태어난 러시아 음악과 새로운 세대를 이끌어갈 젊은 연주자가 함께하는 이번 공연은 심포니 송이 추구하는 예술적 비전과 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술감독 함신익 프로필 사진_1
함신익과 심포니 송 오케스트라/ 심포니 송 오케스트라 제공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무소르그스키 '민둥산의 하룻밤'은 러시아의 전설에서 태어난 작품으로 이날 공연 전체를 이해하는 하나의 열쇠다. 성 요한 축일 전야에 마녀와 악령들이 민둥산에 모여 광란의 축제를 벌이는 이야기를 음악으로 옮긴 작품으로 한 작곡가가 남긴 음악이 다른 음악가의 손을 거쳐 새로운 관현악적 생명을 얻는다는 점에서 마지막을 장식할 '전람회의 그림'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두 번째 작품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는 1931년 완성된 작품으로 라벨이 미국 순회공연에서 접했던 재즈와 당시의 도시적 감각이 스며 있다. 시작부터 채찍 소리가 공간을 가르고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빠르게 움직이며 청중을 끌어당긴다. 2024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우승과 제네바 국제 음악 콩쿠르 특별상 수상으로 국제 음악계의 주목을 받는 차세대 피아니스트로 유성호가 협연자로 나선다.

피아니스트 유성호 프로필 사진
피아니스트 유성호/ 심포니 송 오케스트라 제공
공연 후반부의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은 공연의 주제 의식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작품이다. 1873년 무소르그스키의 친구였던 건축가이자 화가 빅토르 하르트만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이듬해 열린 하르트만의 유작전을 찾은 무소르그스키는 친구가 남긴 작품을 바라보며 받은 인상을 피아노곡으로 옮겼다.

난쟁이의 기괴한 움직임을 묘사한 '난쟁이'에서 오래된 성 앞에서 노래하는 음유시인을 그린 '고성', 아이들의 소란스러운 모습을 담은 '튈르리 정원', 육중한 수레의 움직임을 표현한 '비들로'까지 그림은 음악이 되고 음악은 다시 머릿속의 이미지로 변한다. 병아리의 발레와 시장의 풍경, 바바야가의 오두막을 지나 마지막 '키이우의 대문'에 이르면 음악은 장대한 절정에 도달한다.

무소르그스키가 1874년 완성한 원곡은 피아노 독주곡이었다. 여러 음악가가 이후 이 작품의 관현악 편곡에 도전했지만 오늘날 가장 널리 연주되는 것은 라벨이 1922년 완성한 관현악판이다. 무소르그스키가 그림을 피아노로 옮겼다면 라벨은 그 피아노를 다시 오케스트라라는 거대한 팔레트 위에 펼쳐놓은 셈이다.

지휘자 함신익이 2014년 창단한 심포니 송은 대규모 교향곡과 합창 작품을 비롯한 다양한 레퍼토리를 무대에 올려왔다. 젊은 연주자 발굴과 함께 찾아가는 음악회 '더 윙(The Wing)' 등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이어오고 있다. 9월 공연 이후에는 10월 차이콥스키 스페셜과 11월 브람스 페스티벌을 거쳐 12월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으로 올해 마스터즈 시리즈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전형찬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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