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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커졌는데 또 3조 유증…삼성바이오, 4년 전과 달라진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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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현 기자

승인 : 2026. 08. 3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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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성 자산 4배·영업익 4배로 재무체력 개선
2022년 시설투자 중심서 이번엔 90% M&A
15조 투자 대비 여력 확보…주주·당국 설득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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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생성한 이미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년 만에 다시 3조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회사의 재무 상황은 당시와 크게 달라졌다.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은 4배 이상 늘었고 연간 영업이익도 약 4배로 커졌다. 재무체력이 개선됐음에도 비슷한 규모의 자본확충을 택한 배경에는 향후 15조원대 투자에 대비해 현금과 차입 여력을 남겨두려는 전략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8일 이사회를 열고 총 3조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지난달 결정된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 및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 자금 마련을 위해서다. 유상증자로 확보하는 3조9억원 가운데 90.2%인 2조7062억원을 인수대금에 투입할 예정이다. 나머지 2948억원은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에 쓰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나서는 것은 2022년 이후 약 4년 만이다. 회사는 당시에도 생산시설 증설과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인수를 위해 3조2008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다만 당시에는 전체 조달액의 62.4%가 시설자금에 투입된 반면 이번에는 90.2%가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에 쓰인다. 비슷한 규모의 유증이지만 자금의 무게중심이 생산능력 확충에서 외부 M&A로 옮겨간 셈이다.

재무체력도 4년 전보다 크게 개선됐다. 2022년 유증 직전인 2021년 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은 4976억원, 총차입금은 1조2927억원이었다. 반면 올해 상반기 말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은 2조1886억원으로 늘고, 총차입금은 9654억원으로 감소했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59.7%에서 51.3%로 낮아졌다.

이익창출력도 커졌다. 연간 매출은 2021년 1조5680억원에서 지난해 4조5570억원으로 약 3배, 영업이익은 5373억원에서 2조692억원으로 약 4배 증가했다. 현금 보유 규모와 이익창출력 모두 2022년보다 커진 상황에서 다시 3조원대 유증을 결정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유증이 향후 대규모 투자에 대비해 현금과 차입 여력을 남겨두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제3바이오캠퍼스 조성 등을 포함해 2034년까지 총 15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상반기 말 재무상태를 기준으로 단순 추산하면 3조원을 전액 차입할 경우 부채비율은 51.3%에서 약 87.2%로 높아진다. 연 4.3%의 금리를 가정하면 연간 이자비용도 약 1300억원이다.

다른 자금조달 방식도 검토했지만 부담이 적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일반 회사채보다 높은 금리와 시장 수용성의 한계가 있고, 전환사채는 오버행과 장기간의 지분 가치 희석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배제한다는 점을 고려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을 택했다.

회사의 재무 유연성을 확보하는 대신 기존 주주의 부담은 남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 이후 현금배당 없이 이익을 성장 재원으로 활용해 왔다. 올해 초에도 향후 3년간 무배당을 이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주주환원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출자를 요구한다는 점은 기존 주주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발표 당일인 지난 28일 주가는 전일 대비 6.78% 하락하며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회사는 예상 증자비율을 약 5%로 정해 신주 발행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또 최대주주·특수관계인 지분율이 74.3%로 소액주주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6월 말 기준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의 지분율은 각각 43.1%, 31.2%로, 양사가 배정 물량을 인수하면 전체 조달액의 상당 부분을 부담하게 된다. 회사는 다음 달 3일 소액주주 대상 비대면 간담회를 열고 유상증자의 배경과 투자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의 증권신고서 심사 과정도 주목된다. 금감원이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에 대한 증권신고서 심사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금조달 필요성과 구체적인 사용계획을 얼마나 충실히 제시할지도 관심사다. 특히 이번 조달액의 90% 이상이 해외기업 M&A에 투입되는 만큼 충분한 재무 여력에도 주주배정 유증을 택한 배경에 대한 설명력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유증의 성패를 가를 핵심은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 이후의 성과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로 향후 성장성이 높은 펩타이드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그룹이 보유한 유럽·미국·인도 생산거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2022년 유증이 생산시설 확대를 통한 성장으로 이어졌다면 이번에는 3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하는 M&A가 실제 신규 수주와 이익·현금 창출 확대로 이어져야 주주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단기적으로는 대규모 성장투자로 주주환원 확대 여력이 제한될 수 있지만, 신규 성장동력과 기존 사업 확대를 통해 중장기 배당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향후 투자 성과가 수익성과 현금창출력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배당을 포함한 다양한 주주환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배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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