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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늘렸지만 절반이 집단대출… 실수요자 여전히 ‘좁은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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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아 기자

승인 : 2026. 08. 3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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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가계대출 잔액 2.5조 증가 속
집단대출 43% 집중되며 쏠림 현상
금융당국이 8·13 대책으로 가계대출 총량 여력을 늘리며 실수요자 대출 규제 완화에 나섰지만, 실제 대출 증가분은 집단대출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8월 들어 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의 40% 이상이 집단대출에서 발생했고, 은행들은 주요 신축 단지 잔금대출 확보를 위해 한도와 금리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당국은 집단대출을 정책 유보분으로 별도 관리하고 있지만, 일반 주담대와 신용대출에 활용할 수 있는 추가 여력은 전체 신규 대출 여력 약 30조원의 20%대에 그칠 전망이다. 결국 대출 규제를 완화했지만 기존주택 매수자 등 개별 실수요자가 체감하는 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7일 기준 781조4377억원으로 7월 말보다 2조4586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집단대출은 1조525억원 늘어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의 42.8%를 차지했다. 집단대출 증가액은 증가세로 돌아선 지난 4월 2201억원과 비교하면 4.8배로 불어났다.

집단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것은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관리 여력을 확대하고 이주비·잔금대출 등 공급 연계 대출이 위축되지 않도록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매교역 팰루시드 등 주요 입주 단지에 자금 공급이 확대되면서 은행들의 집단대출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다음 달 입주를 앞둔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방배의 경우 5대 은행 잔금대출 한도가 5000억원에서 1조5500억원으로 세 배 이상 늘었다. 일부 은행은 금리도 연 4.6%대까지 낮추며 고객 확보에 나섰다. 한 단지에서 대규모 대출을 한꺼번에 취급할 수 있고 담보와 실행 시점도 명확해 은행 입장에서도 효율적인 영업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문제는 집단대출 차주와 개별 주담대 차주 모두 주택 구입을 위한 실수요자라는 점이다. 집단대출은 정책 유보분으로 별도 관리되는 반면 일반 주담대는 총량규제에 묶여 있어, 같은 실수요자라도 차주의 상환능력과 관계없이 대출 접근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주택 공급을 늘리고 분양 물량이 확대되면 집단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주담대는 상대적으로 부실 위험이 낮은 대출이기도 한데, 기존주택을 매수하려는 실수요자의 대출까지 일률적으로 제한하면 실수요자 지원과 가계부채 관리라는 정책 목표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획일적인 총량관리보다 차주별 여건을 세밀하게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차주에 대한 충분한 평가 없이 대출 규제가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개인별 소득과 상환능력을 면밀히 심사해 여력이 있는 차주에게는 대출을 늘려주는 등 차주별 상환능력을 반영하는 심사 체계를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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