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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지사-김태희 도의원, 7조원대 경기도 채무 수준 놓고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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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엄명수 기자

승인 : 2026. 09. 0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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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기준상 안전" vs "실제 갚을 빚, 눈가림 안 돼"…벼랑 끝 경기 재정 공방
추미애, 기태희
경기도의회 제393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 김태희 의원(오른쪽)과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의 실제 채무 규모와 세수 전망, 대규모 감액 추가경정예산안을 둘러싸고 날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도의회 생중계 화면 캡쳐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지방세수가 쪼그라든 경기도의 살림살이를 두고 도정과 도의회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장부상 지표는 안전선 안에 있다는 의회와, 실제 이자를 물어야 하는 빚이 빠르게 불어나 '비상 상황'이라는 도 집행부의 시각차가 거친 설전으로 번졌다.

2일 열린 경기도의회 제393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는 경기도의 실제 채무 규모와 세수 전망, 대규모 감액 추가경정예산안을 둘러싸고 김태희 의원(더불어민주당·안산2)과 추미애 경기도지사 간의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포문은 김 의원이 열었다. 그는 경기도의 채무 구조를 조목조목 짚으며 "지역개발기금 약 3조 9000억 원, 통합계정 약 1조 8000억 원, 지방채 약 1조 9000억 원 수준"이라며 "통합계정 내부거래는 통상 회계상 채무로 잡지 않고, 도의 채무비율 역시 법정 재정주의나 재정위기 단체 기준에 결코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장부상 지표를 볼 때 도 재정이 외부 경고를 받을 만큼 파탄 난 상태는 아니라는 취지다.

하지만 추 지사의 시각은 달랐다. 회계 장부 뒤에 숨겨진 실질적 상환 부담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추 지사는 "회계상 어떻게 분류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제로 이자가 발생하고 도민의 세금으로 갚아야 할 돈"이라며 "도민들에게 실제 재정의 민낯을 솔직하게 알려야 한다"고 반박했다.

특히 추 지사는 "지방채를 2025년에 세 번, 2026년 상반기에 두 번 등 지난 1년 반 사이 다섯 차례나 발행했다"며 "채무의 절대액보다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훨씬 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 과정에서 현재의 재정 관리 지표를 두고 '눈가림용'이라는 취지의 언급이 나오자 김 의원이 "그런 극단적 표현을 써선 안 된다"고 즉각 반발하며 회의장 내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고은정 부의장이 "서로를 존중하며 질문과 답변을 이어가 달라"며 장내 정리에 나서기도 했다.

도 세수의 핵심 젖줄인 취득세 급감을 둘러싼 시각차도 평행선을 달렸다. 김 의원은 "2021년 취득세가 11조 원에 달했던 것은 부동산 과열에 따른 특수한 착시였고, 평년 기준(6조~8조 원)과 비교하면 현재의 8조 원 규모가 붕괴 수준은 아니다"라며 지나친 위기론을 경계했다. 반면 추 지사는 "부동산 개발로 세수를 채우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향후 세입 전망은 극도로 어둡다"며 과거의 문법으로 버틸 수 없다고 일축했다.

세출 구조조정의 칼날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를 두고도 뼈아픈 책임 공방이 오갔다. 추 지사가 "왜 올해 석 달간 본예산조차 정상적으로 편성하지 못했느냐"고 따져 묻자, 김 의원은 "전임 지사와 실무 부서에 책임을 물어야 할 일이며, 의회의 몫이 있다면 함께 져야 한다"고 맞받았다.

김 의원은 도가 추진 중인 마른 수건 쥐어짜기식 재정 긴축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기후행동 기회소득' 등 주요 민생·미래 사업 예산 삭감 과정에서 의회와의 소통이 실종됐다고 꼬집었다. 이에 추 지사는 "파트너는 생색나는 일을 할 때만 파트너가 아니라, 재정 위기의 고통과 책임도 함께 짊어질 때 진정한 동반자"라며 의회의 대승적 협력을 촉구했다.

앞서 추 지사는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비상 재정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세출 구조조정과 조직 효율화, 감액 추경 추진을 공식화한 바 있다.

1360만 도민의 복지와 생활 인프라에 직결된 도 예산의 대수술을 앞두고, 오는 1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임시회 추경안 심사는 도정과 의회 간 물러설 수 없는 주도권 다툼이자 향후 경기 도정의 향방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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