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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CEO 첫 서울대 강연…정재헌 “AI, 극한 마주할 때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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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규 기자

승인 : 2026. 09. 0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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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AI 시대 선택과 기회' 특강
"AI 전환 최전선에 있는 기업의 고민
AX J커브…벼랑 끝서 초생산성 혁신"
사진1. 서울대 강단에 선 정재헌 SKT CEO, AI 시대엔 통찰과 공감 갖춘 인재 필요
정재헌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일 서울대학교에서 대학(원)생 약 300명을 대상으로 'AI 시대의 선택과 기회' 특강을 진행했다. 사진은 정 CEO가 J커브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SK텔레콤
50시간 걸리던 일을 인공지능(AI)에 맡겼더니 오히려 500시간이 걸렸다. AI를 도입하면 곧바로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와 달랐다. 그러나 수백 번의 검증을 거치며 AI에 맞춰 업무방식을 뜯어고치자 1시간으로 줄어들었다.

정재헌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AI 시대의 선택과 기회'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AI를 전제로 한다면, 이 일을 어떻게 다시 설계할 것인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AI만으로 혁신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기존 방식을 깨뜨리는 불편함까지 감수해야 가능하다는 얘기다.

정 CEO가 이날 강연에 나선 건 SKT와 서울대가 10년째 운영해 온 AI 공동과정의 일환이다. 그동안 엔지니어 등 실무진이 강연을 나섰는데 이번엔 정 CEO가 직접 나섰다. 서울대와의 AI 공동과정 강연 중 CEO로선 처음이라는 게 SKT 관계자 설명이다.

이는 SKT가 그만큼 AI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는 상황을 의미하기도 한다. 현재 SKT는 SK그룹에서 초대형 규모인 15기가와트(GW)의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정 CEO도 "AI 전환의 최전선에 있는 한 기업이 지금 무엇을 고민하는지 나누기 위해 왔다"고 했다.

정 CEO는 SKT의 AI 전환(AX)을 설명하면서 'AX의 J커브'를 설명했다. J커브는 환율과 무역수지의 관계를 설명하는 경제학 이론이다. 환율이 오르면 무역수지가 곧바로 개선될 것 같지만, 수출입 물량이 조정되기까지 시차가 있어 초기에는 오히려 악화한다는 내용이다.

정 CEO는 AI를 도입하면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고 했다. 이때를 견디며 기존 업무 구조를 바꾼 조직만이 생산성이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정 CEO가 50시간 걸리던 업무가 500시간으로 늘었다가 나중에 1시간 걸리게 됐다는 내용도 실제 SKT의 사례다.

정 CEO는 "익숙한 비효율을 넘어 벼랑 끝에서 극한을 마주할 때 비로소 J커브의 초생산성 혁신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낯설게 보기', '극한 마주하기', '불편해지기' 등의 방법론을 제시했다. 기존의 전제를 의심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극한의 상황에서 도전하고, 초기에 불편함을 이겨낸다는 방식이다.

정 CEO는 결국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AI가 발달해도 무엇을 맡기고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 CEO는 "AI가 모든 것을 결정할 것 같은 시대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주도성을 가지고 스스로 방향을 정하는 통찰력과 공감 능력이 경쟁력"이라고 제시했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밝혔던 본질을 통찰하는 힘인 '생각 근육', 변화에 적응하고 실패해도 다시 배우는 '적응 근육', AI가 끝내 갖기 어려운 '공감 근육', 체화된 경험을 가치로 만드는 '신체 지능'이 필요하다고 했다. 끝으로 정 CEO는 "10년 전 'AI가 인간을 넘어설 수 있는가'를 물었다면, 오늘 우리는 'AI와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묻고 있다"며 "10년 뒤 이 질문의 답을 만들게 될 여러분과 역동하는 AI 혁신 현장에서 동료로 다시 만나게 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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