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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자원 화재는 ‘총체적 관리 부실’…감사원 “전 단계 문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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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준 기자

승인 : 2026. 09. 0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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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자원, 불법 하도급·부실 관리 문제 확인
화재 발생 후 초동 조치도 이뤄지지 않아
감사원 "개선방안 미이행 시 책임 엄중히 물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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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 합동감식을 위해 소방,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가 불법 하도급과 안전조치 미흡 등 전반적인 관리·감독 부실에서 비롯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국정자원 화재와 관련해 모두 18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확인했다.

감사원은 7일 '국정자원 화재 경위 및 대응·복구실태 주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9월 26일 국정자원 대전 본원 전산실에서 리튬배터리를 옮기던 중 배터리 랙 사이에서 불꽃이 발생해 화재가 시작됐다. 불은 약 22시간 만에 완전히 꺼졌고 정부 시스템 709개가 중단됐다.

감사 결과 화재 원인이 된 배터리 재배치 공사에서는 불법 하도급과 무등록 업체의 시공이 이뤄졌지만 국정자원은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를 맡은 A사는 B사에 공사를 하도급했다. B사는 다시 배터리 운반을 C사에 맡겼고, 배터리 랙 해체와 재설치 작업은 D사에 맡겼다. C사와 D사는 전기공사업 등록을 하지 않은 업체였다. 감사원은 이 과정에 전기공사업법을 위반한 불법 하도급과 무등록 시공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국정자원의 관리·감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공사 과정에서 10차례 공정회의가 열렸고, 이를 통해 B사가 실제 공사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국정자원은 실제 작업을 누가 수행하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인포그래픽(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경위 및 대응 복구실태)
인포그래픽. /감사원
A사 소속 현장소장으로부터 외부 인력이 작업에 투입될 예정이라는 보고를 받고도 해당 인력의 소속이나 전기공사업 등록 여부를 점검하지 않았다. 화재를 막기 위한 사전 안전조치도 미흡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전기 작업을 할 때는 작업 범위와 안전 작업 방법 등을 담은 작업계획서를 마련해야 한다. 작업에 앞서 배터리 랙의 전원을 차단하는 등의 안전조치도 필요하다. 그러나 국정자원은 시공업체에 작업계획서를 작성하도록 하지 않았고, 감리업체의 검토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이 때문에 무등록 업체가 제조사의 협조 없이 배터리 이전·설치 작업을 진행했다고 봤다. 특히 배터리 랙의 전원이 모두 차단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체 작업이 이뤄졌고, 케이블 단말의 절연 처리도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그 결과 4번과 5번 배터리 랙 사이에서 불꽃이 발생해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화재 발생 이후 대응 과정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전산실 전원 차단 등 필요한 초동 조치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국정자원이 화재 발생 약 1년 전 실시된 소방청 안전조사 과정에서 전산실 조사를 거부한 사실도 드러났다. 재난 발생 이후 어떤 시스템부터 복구해야 하는지를 정하는 재해복구 전략도 마련돼 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화재 이후 시스템의 중요도나 긴급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채 복구 작업이 진행됐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피해 규모도 당초 집계보다 크게 늘었다. 국정자원은 화재 피해액을 약 1070억원으로 추산했다. 감사원은 행정서비스 중단과 업무자료 소실 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보고 피해 규모를 3511억여원으로 산정했다.

감사원은 행정안전부에 국정자원 내 전기공사 담당 팀장은 정직, 담당자와 과장에 대해서는 경징계 이상의 징계를 요구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화재 이후 대규모 예비비가 투입되고 조직 신설, 인력 증원과 예산 확대 등이 논의되고 있으나 외형적 조치에 치중할 경우 사고를 초래한 관리 부실과 의사결정 구조 문제는 해소되지 않을 우려가 있다"며 "정부의 개선방안이 선언적 대책에 머무르지 않도록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이행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관리한 경우에는 책임을 엄중히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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