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와 격차 13.8%p로 수익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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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반도체 대기업의 이례적인 호실적이 전체 지표를 크게 끌어올린 만큼 기업 전반의 회복세를 과대평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소기업 역시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대기업과의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는 등 기업 규모 간 양극화는 한층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외감기업)의 매출액은 작년 동기와 비교해 2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분기(13.5%)보다 두 배가량 상승한 것으로, 2015년 1분기 통계 개편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상승세를 이끈 것은 반도체였다.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은 1분기 21.1%에서 2분기 39.6%로 크게 높아졌는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의 매출액 증가율이 같은 기간 75.7%에서 119.7%로 40%포인트 넘게 뛰며 전체 제조업 실적을 끌어올린 영향이 컸다.
두 반도체 대기업의 영향력을 걷어내면 증가 폭은 크게 낮아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은 14.0%, 전 산업은 12.0% 수준이었다. 다만 두 회사를 제외하고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반도체 대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기업 실적 전반에 회복 흐름이 나타났다는 게 한은의 평가다.
실제 비제조업에서도 매출 증가세가 확대됐다. 비제조업 전체 매출액 증가율은 1분기 3.7%에서 2분기 9.7%로 높아졌고, 이 가운데 도소매업은 반도체 판매업체와 백화점 등 유통업체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7.1%에서 13.7%로 상승했다. 건설업도 반도체 공장 관련 공사 물량 확대 등의 영향으로 -4.0%에서 0.3%로 올라 8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운수업은 중동전쟁에 따른 해상운임 상승과 항공화물 수요 확대가 겹치면서 매출액 증가율이 8.1%에서 13.6%로 상승했다.
기업들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매출액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분기 16.9%로 전년 동기 5.1%보다 11.8%포인트 상승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제조업은 같은 기간 5.1%에서 24.0%로 급등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의 영업이익률은 9.7%에서 51.3%까지 치솟았다. 반면 비제조업은 5.1%에서 5.0%로 소폭 낮아졌다.
이미주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제조업은 기계와 전기전자, 석유·화학 등을 중심으로 영업이익률이 상승했지만, 비제조업은 운수업 등을 중심으로 하락했다"며 "고유가와 우회 항로 이용에 따른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익성 개선 효과는 상대적으로 대기업에 집중됐다. 2분기 대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30.5%로 중소기업의 10.2%를 크게 웃돌았다. 수익성 격차도 더 벌어졌다. 지난해 2분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각각 5.1%, 5.0%로 불과 0.1%포인트 차이였지만 올해 2분기에는 대기업 19.1%, 중소기업 5.3%로 격차가 13.8%포인트까지 확대됐다. 반도체를 비롯한 수출 대기업이 호황의 수혜를 집중적으로 누리는 동안 중소기업의 이익 개선 폭은 상대적으로 제한됐다는 의미다.
이민환 인하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당장은 반도체 호황의 혜택이 일부 기업에 집중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일부 산업에서 발생한 수익이 해당 기업의 실적 개선에만 머물지 않고 경제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방안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