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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도 대출도 기업으로…은행 돈줄 ‘가계→기업’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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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승인 : 2026. 09. 0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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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증가세 둔화…기업은 2배 이상 증가
예금도 기업 121조 늘고 가계 23조 감소
연합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연합
은행권의 돈의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로 가계의 돈 수요가 줄고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로 기업대출이 늘면서 은행 돈이 기업으로 향하고 있다. 예금에서도 일부 대기업의 자금이 유입되는 반면 가계가 은행에 맡긴 돈은 줄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8131억원에서 782조1192억원으로 16조3061억원(2.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 잔액은 847조3530억원에서 883조9647억원으로 36조6117억원(4.32%) 늘었다. 기업대출 증가액이 가계대출의 두 배를 웃돈 것이다.

최근 들어 격차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은행 기업대출은 한 달 새 9조7000억원 늘어 전월(7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2조원 확대됐다. 반면 가계대출은 3조4000억원 증가해 6월 7조6000억원, 7월 5조5000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폭이 줄었다. 8월 한 달 동안 기업대출 증가액이 가계대출의 약 2.9배에 달했다.

기업대출이 늘어난 데는 은행권이 기업금융을 강화하는 가운데 회사채 상환 등을 위한 기업의 자금 수요가 맞물린 영향이 컸다. 가계대출은 규제로 늘리기 어려운 반면 기업대출은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와 맞물리면서 은행권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은 규제 영향으로 증가 여력이 제한적인 데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까지 맞물리면서 은행들이 기업금융을 확대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뿐 아니라 예금에서도 기업과 가계의 흐름은 엇갈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 총예금은 올해 1월 2148조2253억원에서 6월 2281조4891억원으로 133조2638억원 증가했다. 총예금은 기업예금과 가계예금, 기타예금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기업예금은 698조9021억원에서 819조7921억원으로 120조8900억원 늘었다. 전체 예금 증가액의 약 91%가 기업예금 증가분이었다.

반면 가계예금은 같은 기간 995조1212억원에서 972조6105억원으로 22조5107억원 감소했다. 전체 예금은 133조원 넘게 늘었지만 가계예금은 오히려 줄고 기업예금은 121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기업예금이 늘어난 배경에는 일부 대기업의 자금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기업예금 증가는 모든 기업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기보다 자금이 크게 늘어난 일부 대기업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기업도 자금을 한 곳에 두기보다는 예금이나 채권 등 여러 운용처로 나눠 관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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