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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롯 이어 교보라플도 기로…디지털 보험 실험 ‘절반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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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6. 09. 0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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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중심 성장 한계로 적자 장기화
캐롯 모회사 합병·하나 사업전략 수정
교보라플도 생존기로…흡수합병 검토
플랫폼 앞세운 카페손보만 흑전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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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산업의 판을 바꾸겠다며 야심차게 등장했던 디지털 보험사들이 생존기로에 섰다. 비대면 판매를 통해 사업비를 낮추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었지만, 기대만큼 외형을 키우지 못하고 적자가 장기화되고 있다. 캐롯손해보험은 모회사에 흡수됐고 하나손해보험은 대면 영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최근 교보라이프플래닛마저 독자 생존을 고민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디지털 보험 실험이 '절반의 실패이자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설계사 등 대면 영업의 영향력이 여전히 큰 보험산업의 태생적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비대면 상품 개발과 판매, 업무 자동화 등 디지털 전환의 경험과 기반을 축적했다는 점은 성과로 남게 됐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적자를 지속해 온 교보라플을 두고 흡수합병하거나 추가 증자를 단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1호 디지털 생명보험사인 교보라플은 지난 2013년 출범한 이후 연간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6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교보생명이 교보라플의 흡수합병 방안까지 들여다보는 건 그동안 수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했음에도 흑자 전환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교보라플이 교보생명에 흡수합병될 경우 디지털 보험사가 모회사에 흡수되는 두 번째 사례가 된다. 지난 2019년 야심차게 출범했던 캐롯손보는 적자를 지속하다가 2024년 한화손보에 흡수합병된 바 있다. 디지털 기술과 상품은 한화손보에 남았지만 독립 디지털 손보사로서의 실험은 막을 내렸던 셈이다.

디지털을 앞세웠던 사업전략에서 한발 물러선 곳도 있다. 2020년 디지털 종합손보사를 표방하며 출범한 하나손보는 자동차보험과 비대면 채널 중심의 성장에 한계를 겪자 2024년부터 장기보험과 대면채널 강화로 방향을 틀었다.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험을 키우기 위해 GA 등 대면 영업망을 확대하고 관련 전산·영업 시스템도 개편했다. 디지털 보험사로 출발했지만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전통 손보사의 영업방식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다.

아직 실험을 이어가고 있는 신한EZ손해보험은 외형 확장이 최우선 과제다. 올해 상반기 18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신한EZ손보는 현재 매출 규모로는 비용을 상쇄하기 어렵다고 보고 사업구조 다변화와 비용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프로세스 자동화로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간편건강보험 등 장기보험과 GA 제휴를 확대하고, 여행자보험·디지털화재보험 등 수익성을 확보한 일반보험도 함께 키운다는 전략이다.

업계가 주목하는 건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다. 새롭게 디지털 판매채널을 만들고 고객을 끌어들이는 방식이 아니라, 태생부터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올해 상반기 17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보다 적자 폭을 73억원가량 줄였다. 같은 기간 보험수익은 440억원으로 82.6% 증가했다. 상반기 장기보험 수입보험료도 4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44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조만간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향후 보험산업의 디지털화 과정에서 카카오페이손보의 사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보험사가 판매채널을 비대면으로 바꾸는 데 그치기보다 디지털 플랫폼과 보험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보험은 설계사 없이 사람을 앱으로 끌어들여야 상품을 팔 수 있는 구조인데, 보험사 앱은 보험금을 청구할 때 외에는 활성화되기 쉽지 않다"며 "카카오페이손보는 카카오라는 플랫폼 기반이 있어 마케팅 비용을 상품 개발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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