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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국가·기업 경쟁력으로…블록체인 탄소배출권 플랫폼 필요성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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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기자

승인 : 2026. 09. 1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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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국제기후포럼 개최…“기후위기 대응, 선언 넘어 구체적 실행 단계로”
16개국 주한 대사·정부·학계·산업계 참석…기후외교·혁신산업·탄소시장 해법 모
탄소배출권 신뢰성 높일 블록체인 주목…“투명한 탄소시장 구축해야”
최기재 “블록체인 분산원장 활용해 탄소배출권 거래 투명성 확보해야”
지난 9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탄소중립 시대의 기후외교전략과 친환경 혁신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2026 국제기후포럼(International Climate Forum 2026)’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의 무게중심이 단순한 환경보호를 넘어 외교와 산업, 금융, 에너지, 도시정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특히 탄소배출량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검증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로 관리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면서 블록체인을 활용한 탄소배출권 거래 플랫폼 구축 필요성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탄소중립 시대의 기후외교전략과 친환경 혁신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2026 국제기후포럼(International Climate Forum 2026)’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넷제로 2050기후재단(이사장 장대식)과 고려대학교 글로벌 에너지 기술정책전문가양성사업단(KU-GETPPP)이 공동 주최했다. 국내외 정부·외교 관계자와 학계, 산업계 전문가를 비롯해 탄소배출권과 기후정책에 관심을 가진 16개국 주한 대사 등 4백여명이 참석했다.

◇ 탄소중립, 환경정책 넘어 국가·산업 경쟁력으로

이날 포럼은 기후변화가 특정 국가나 산업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글로벌 과제라는 공감대 아래 국제협력 체계 구축과 실질적인 실행 방안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정식 국회의장과 한성숙 국무총리가 축사를 전해왔다. 이어 송영길 국회의원이 기조연설에 나섰으며,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와 정명훈 미연방총한인회 총회장 등이 축사를 했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김종오 총장을 비롯한 대학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주최 측은 이제 한 국가의 탄소정책이 다른 국가의 수출기업과 글로벌 공급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에너지정책 변화가 산업 생산비와 기업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포럼에서는 기후위기 대응을 환경보호 차원의 담론에 머물게 하지 않고 외교와 산업, 금융,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행사는 총 3개 전문 세션으로 구성돼 기후외교와 글로벌 거버넌스, 친환경 혁신산업, 금융과 탄소시장 등 탄소중립 시대의 주요 과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 기후외교 핵심은 ‘글로벌 협력’…현장까지 닿는 ‘라스트 마일’ 중요

제1세션 ‘기후외교와 글로벌 기후거버넌스’에서는 강성진 고려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미카엘 헴니티 빈터 주한 덴마크 대사, 칼-울르프 안데르손 주한 스웨덴 대사, 수헤 수흐벌드 주한 몽골 대사가 각국의 기후정책과 국제협력 방안을 발표하며 탄소중립을 위한 국가 간 연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재철 기후변화재단 이사장과 박종술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은 글로벌 차원의 정책과 제도가 실제 산업과 지역사회, 시민의 삶까지 연결되기 위해서는 정책의 ‘라스트 마일(Last Mile)’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탄소중립을 선언하거나 국제적인 목표를 설정하는데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행동과 성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실행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탄소배출량 측정부터 블록체인 기록까지…“탄소시장 신뢰 높여야”

제2세션 ‘친환경 혁신산업의 미래’에서는 이홍기 우석대 산학부총장이 좌장을 맡아 기후위기가 실제 기업 경영과 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문철우 성균관대 교수는 글로벌 탄소배출 규제 강화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기업의 공급망과 수출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짚었다.

특히 최기재 멀티랩스퀘타 대표는 탄소배출권 시장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탄소배출량을 측정·보고·검증(MRV)한 뒤 관련 정보를 블록체인 기반 분산원장에 기록하는 방안을 제안해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탄소배출권 시장이 확대될수록 배출량과 감축량을 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측정하고 검증했는지에 대한 데이터 신뢰성이 중요해진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의 위·변조 방지와 이력 추적 특성을 활용하면 탄소배출권의 발행부터 이전, 거래, 소각에 이르는 과정을 보다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취지다.

특히 탄소감축 실적을 디지털 데이터로 축적하고 MRV 시스템과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을 연결할 경우 기업의 감축 활동을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블록체인 기반 탄소배출권 플랫폼’ 구축 필요성이 새로운 과제로 제시됐다.

이 밖에도 정태용 연세대 교수, SH서울주택도시공사(SH) 주거복지본부장, 장철 한국수자원공사 에너지기획처장 등이 친환경 도시와 에너지 전환, 양수발전 등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다양한 산업적 대안을 제시했다.

◇ K-ETS와 금융 역할 조명…베트남·몽골 탄소시장 전략도 공유

제3세션 ‘기후외교와 탄소중립 달성’은 송원근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송다희 외교부 기후변화외교과장은 한국의 기후변화 외교전략을 발표하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추진해야 할 기후외교 방향을 제시했다.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 소장은 K-ETS(한국 배출권거래제)를 중심으로 탄소중립 과정에서 금융의 역할을 조명했다. 탄소배출권이 단순한 환경정책 수단을 넘어 기업의 투자와 자금조달, 자산관리 등 금융시장과 연결되고 있다는 점도 주요 화두로 다뤄졌다.

김세준 호반그룹 전무는 기업의 개방형 혁신 사례를 공유했으며, 베트남과 몽골의 탄소시장 전략도 소개돼 아시아 국가 간 탄소시장 협력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 “실행하고 측정하고 기록하는 능력이 기업 경쟁력”

전문가들은 이번 포럼을 통해 탄소중립이 더 이상 기업의 비용 부담에만 머무는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기술과 산업, 금융시장을 만들어내는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대규모 탄소감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 못지않게 본업과 생산현장에서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폐기물을 감축하는 등 일상적인 친환경 활동을 체계적으로 측정하고 기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기업이 실제로 얼마나 탄소를 줄였는지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검증할 수 있어야 그 성과가 탄소배출권이나 금융, 투자, 공급망 평가 등 경제적 가치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향후 탄소시장의 경쟁력은 ‘얼마나 감축했느냐’뿐 아니라 ‘그 감축 사실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로 증명할 수 있느냐’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블록체인 기반 탄소배출권 플랫폼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탄소감축 활동에 대한 MRV 결과와 배출권의 생성·거래 이력을 투명하게 기록하는 디지털 인프라가 구축될 경우 탄소시장의 신뢰성을 높이는 동시에 기업의 탄소감축 성과를 새로운 경제적 가치로 연결하는 기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행사 관계자는 “기후위기에 대한 단순한 선언의 시간은 지나갔다”며 “이제는 국가와 기업 모두 각자의 현장에서 지속가능한 변화를 실제로 만들어내는 구체적인 실행력이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이번 국제기후포럼은 탄소중립 논의가 ‘목표 설정’에서 ‘실행과 검증’의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기후외교와 친환경 산업, 금융, 탄소시장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측정과 투명한 기록이 중요해지면서 MRV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신뢰성 높은 탄소배출권 플랫폼이 향후 탄소중립 생태계의 핵심 디지털 인프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안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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