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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영향 제한적” 판단했지만…SK바이오팜 1조 규모 ‘오파칼림’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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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원 기자

승인 : 2026. 09. 1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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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전 비임상 독성 인지…외부 전문가까지 검토
RISE3 일정 유지…올 하반기 결과 발표
장 초반 주가 5.4%↓…FDA 제동에 시장도 반응
회사 측 "10~11월 보류 문제 해소 기대"
[사진1] SK바이오팜 이동훈 사장이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이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오파칼림 도입과 관련해 발표했다./SK바이오팜
SK바이오팜이 약 1조원 규모의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오파칼림(BHV-7000)' 도입 계약을 체결하기 전부터 비임상 독성 소견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 심사관 등 외부 전문가까지 동원해 위험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했지만, 계약 발표 약 2주 만에 FDA로부터 부분 임상 보류(Partial Clinical Hold) 조치를 받았다. 회사가 낮게 평가했던 위험이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커지면서 향후 개발 일정 관리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SK바이오팜은 11일 오전 온라인 설명회를 열고 오파칼림의 부분 임상 보류와 향후 대응 방안을 밝혔다. 이번 계약을 주도한 유창호 전략부문장은 계약 전 정밀 실사 과정에서 FDA가 추가 자료를 요구한 비임상 독성 소견을 이미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유 부문장은 "계약 체결 전에 이 사항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고 자체적인 판단을 통해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수개월간 정밀 실사를 진행하면서 내부 연구진뿐 아니라 전직 FDA 심사관 등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도 검토했다.

검토 결과 회사는 해당 독성이 사람에게 나타날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유 부문장은 "내부와 외부 전문가들은 쥐에서 나타난 소견이 종 특이적인 대사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봤다"며 "사람에게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FDA는 회사가 확보한 비임상 근거만으로는 사람에게 미칠 영향을 단정하기 어렵다며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봤다. SK바이오팜은 지난 10일 오파칼림의 미국 임상 2·3상(RISE2·RISE3)에 대해 FDA가 부분 임상 보류를 통보했다고 공시했다.

문제가 된 것은 오파칼림의 특정 대사체다. 해당 대사체를 쥐에 투여한 비임상 독성시험에서 독성이 관찰됐다. FDA는 이 현상이 설치류에 국한된 종 특이적 독성인지를 확인할 추가 근거자료를 요구했다.

SK바이오팜은 비임상 독성 위험은 알고 있었지만 FDA가 부분 임상 보류까지 결정할지는 예상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리스크는 알고 있었으나 전반적인 진행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부분 임상 보류 여부는 FDA의 판단 영역이어서 홀드(Hold) 여부까지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회사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던 위험이 실제 FDA 조치로 이어지자 시장도 반응했다. SK바이오팜 주가는 이날 장 시작과 함께 전 거래일대비 5.4% 하락하며 출발했다. 오파칼림은 기존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에 이은 두 번째 미국 직판 제품으로 육성하려던 핵심 자산이다.

약 1조원 규모의 거래 종결도 FDA 문제가 해소될 때까지 미뤄진다. 유 부문장은 "아직 거래 종결이 되지 않아 선급금은 지급되지 않았다"며 "양사는 이번 이슈를 우선 해결한 뒤 딜을 클로징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파칼림 도입 계약은 선급금과 개발·허가 단계별 마일스톤을 포함해 최대 7억9500만달러로, 계약 발표 당시 약 1조996억원 규모다. 선급금은 4억달러다. 거래 종결 시 3억5000만달러를 지급하고 1년 뒤 나머지 50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임상을 진행했던 바이오헤이븐은 FDA가 요구한 추가 비임상 자료를 마련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 FDA에 제출할 예정이다. 유 부문장은 "바이오헤이븐 측은 9월 말에서 10월 초쯤 자료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10월이나 11월 중에는 이런 상황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분 임상 보류로 임상시험 전체가 중단된 것은 아니다. 현재 참여 중인 환자들은 투약을 계속하고 있으며 600명 이상이 무작위 배정을 거쳐 투약 중이다. 핵심 임상인 RISE3는 지난 6월 환자 모집을 마쳐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톱라인 결과 발표 일정을 유지하고 있다. RISE2는 기존 환자 투약을 이어가지만 신규 환자 등록은 일시 중단된 상태다.

SK바이오팜은 FDA의 부분 임상 보류에도 오파칼림 자체에 대한 과학적 판단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유 부문장은 "현재까지 1200명 이상의 시험대상자를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됐지만 이번 비임상 독성 소견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이상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계약 당시 판단의 근거와 과학적인 평가에는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치가 조속히 해결되면 전체 프로그램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부분 임상 보류가 해제되면 RISE2 환자 모집을 가속해 기존 개발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기존 계획대로 이르면 2029년 오파칼림을 미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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