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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올다무’ 경쟁, 낮아진 가격 뒤에 놓인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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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6. 09. 1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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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들이 글로벌 특화 매장인 '올리브영 명동 타운'에서 계산대로 향하고 있다./CJ올리브영
CJ올리브영과 무신사, 다이소가 벌이는 뷰티 시장의 이른바 '올다무' 경쟁을 보면 가격이 가장 눈에 띈다. 다이소는 5000원 이하 상품을 앞세웠고, 무신사는 코스맥스와 손잡고 3900~5900원대 스킨케어 제품을 내놨다. 올리브영도 자체 브랜드(PB) 뷰티 소품 라인을 개편해 70여종을 5000원 이하로 낮추고, 일부 제품은 1000원대까지 가격을 내렸다.

소비자에게는 반가운 변화다. 비슷한 품질의 제품을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쟁을 플랫폼에 입점한 중소 브랜드의 시선에서 보면 조금 다른 모습이 보인다.

플랫폼들이 단순히 다른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업체에서 직접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는 사업자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자체 브랜드를 통해 가격을 낮추는 것은 플랫폼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전략이다. 문제는 같은 매대에서 기존 가격을 유지해야 하는 입점 브랜드다. 플랫폼이 만든 저가 상품과 경쟁하려면 가격을 낮추거나 마진을 줄여야 한다.

그렇다고 플랫폼의 성장이 중소 브랜드에 모두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올리브영에 입점해 연매출 100억원을 넘긴 브랜드는 지난해 116개로 5년 전보다 세 배가량 늘었다. 연매출 1000억원을 넘긴 브랜드도 1년 새 두 배로 증가했다. 토리든과 라운드랩처럼 올리브영을 발판으로 해외 시장까지 진출한 사례도 있다. 플랫폼이 중소 브랜드의 새로운 성장 통로가 된 셈이다.

기회가 커진 만큼 경쟁도 치열해졌다. 플랫폼 안에서 상위권에 오른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노출될 기회가 늘고 국내외 판로까지 넓힐 수 있지만, 순위 경쟁에서 밀린 브랜드는 매대와 화면에서 멀어질 수 있다. 브랜드들이 자사몰이나 외부 광고에 쓰던 비용을 플랫폼 내 노출을 높이는 데 투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기에 플랫폼이 직접 상품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경쟁의 성격도 달라지고 있다. 플랫폼은 어떤 상품을 소비자에게 보여줄지 결정하는 유통 채널인 동시에 입점 브랜드와 같은 소비자를 두고 경쟁하는 사업자가 됐다. 판매량과 검색량, 구매 후기 등 소비자 반응을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도 플랫폼이 가진 강점이다. PB와 초저가 상품이 늘어날수록 입점 브랜드는 제품력뿐 아니라 가격과 노출 경쟁까지 감당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과 브랜드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단기적인 최저가 경쟁이 시장 확대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브랜드의 수익성이 지나치게 낮아진다면 장기적으로 다양한 제품이 시장에 나올 여력도 줄어들 수 있다. 가격 경쟁과 브랜드 육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플랫폼에도 필요한 이유다.

결국 '올다무' 경쟁을 소비자에게 좋은 일, 혹은 중소 브랜드에 나쁜 일로만 규정하기는 어렵다. 가격이 낮아지고 시장이 커지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는 브랜드가 있는 반면, 경쟁에서 밀려나는 브랜드와 입지가 좁아지는 오프라인 유통 채널도 생긴다.

플랫폼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요한 것은 누가 더 싼 상품을 내놓느냐만이 아니다.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는 과정에서 누가 성장하고, 누가 자리를 내주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장의 가격표뿐 아니라 그 가격을 가능하게 만든 유통 구조의 변화까지 볼 필요가 있다. 소비자가 얻는 저렴한 가격 뒤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들여다볼 때다.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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