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형사처벌 우려 해소·환자 응급 연계 시스템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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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가족부는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4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임신 9주 이내(임신 63일 이내)에 사용할 수 있는 미프진(미페프리스톤·미소프로스톨 복합제)의 정식 도입 추진 방안을 보고했다.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활용하는 미프진은 그동안 국내에서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입법과 허가 절차 지연 등으로 암시장에서 고가에 불법으로 거래돼 왔다. 정부는 이를 국가 의료체계 안으로 편입해 안전하게 관리하겠다는 의도다. 식약처는 현재 수입품목 허가를 위해 안전성, 유효성, 품질뿐만 아니라 시판 후 이상사례 수집과 환자·전문가 교육자료 등을 포함한 의약품 위해성 관리계획을 심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의료계는 구조적·법적 공백 속에서 환자의 안전이 확보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미프진 도입과 관련해 환자 안전과 의료인의 법적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이후에도 후속 입법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임신중지와 미프진 도입 문제를 개별 의료기관의 판단이나 행정부 지침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이유다. 이에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미프진이 간편한 복용 방식이지만 불완전유산, 과다출혈 등 합병증 위험이 있는 만큼 후속 수술적 처치와 응급의료 연계 시스템, 이에 상응하는 수가 보상 등 실효성 있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인의 형사처벌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법적 보호 방안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인공임신중절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후유증에 대한 의료인의 법적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며 "생명윤리나 종교적 신념에 따라 시술을 원치 않는 의료진에는 진료 거부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의료진 보호 장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미프진 도입 자체를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안전망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미프진의 도입은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만큼, 환자 안전을 담보하지 않는 도입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입법 공백 속에서 임신중지 의약품이 도입될 경우, 의료인은 이를 처방·집행하는 과정에서 사회·경제적 사유의 임신중지약 처방으로 형사처벌 우려에 직면하게 된다"며 "행정 지침만으로는 의료인의 법적 보호를 담보할 수 없으며 법적 근거 없는 의료행위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년 넘게 이어진 입법 공백은 국민의 건강과 의료인의 법적 지위를 담보하지 못한다"며 "환자 안전과 의료인의 법적 보호를 담보하지 않는 어떠한 도입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종교적·윤리적 신념에 따라 양심적 임신중지약 처방을 거부하는 산부인과 의사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