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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숫자를 곧바로 가계의 빚 부담이 그만큼 가벼워졌다는 뜻으로 읽기는 어렵습니다. 가계부채 자체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명목 GDP가 더 빠르게 늘면서 비율을 끌어내린 영향이 컸기 때문입니다.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해온 정책 효과도 일부 있겠지만, 목표에 조기 근접한 배경에는 커진 '분모'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경제 규모에 비해 가계빚이 불어나는 속도가 둔화했다는 점에선 반길 만한 신호입니다.
다만 이 성적표를 마냥 반기기 어려운 이들도 있습니다. 새 가구를 꾸리고 첫 집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 문을 두드렸지만, 수차례 대출 창구에서 돌아서야 했던 실수요자들입니다. 80%라는 거시지표가 빠르게 가까워진 것과는 별개로, 같은 기간 이어진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의 비용은 여전히 현장에 남아 있습니다. 숫자 밖의 현실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실제 주택 수요는 3040에 여전히 집중돼 있습니다. 지난 8월 서울 집합건물 매매에서 생애최초 매수 비중은 53.8%로 2010년 통계 공개 이후 가장 높았고, 이 가운데 30대가 52%, 40대가 25.9%를 차지했습니다. 생애 처음 집을 산 사람 10명 중 8명 가까이가 3040이었던 셈입니다.
이들에게 대출은 선택이라기보다 부족한 자기자본을 메우는 핵심 수단에 가깝습니다. 특히 30대의 경우 올해 2~7월 서울 주택 매수액 39조5984억원 가운데 15조8724억원, 40.1%를 금융기관 대출로 마련했습니다. 반면 기존 부동산 처분자금 비중은 18.7%에 그쳤습니다. 축적된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이들에게 대출은 투자 수단이 아니라 내 집 마련을 가능하게 하는 사실상의 자금줄입니다.
그러나 대출 여건은 오히려 팍팍해졌습니다. 올해 2분기 차주당 신규 주택담보대출 평균 취급액은 전분기보다 2110만원 줄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습니다. 30대는 2632만원, 40대는 3537만원 감소했습니다. 기존 차주의 증액·대환 감소 영향도 포함된 수치지만, 같은 기간 가계대출 총량관리 등 금융권 전반의 대출 관리가 강화됐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가계부채 80%가 가까워진 주된 이유를 실수요자 대출규제에서 찾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GDP 확대가 목표 도달 시점을 예상보다 앞당겼다면, 그만큼 총량관리의 부작용도 다시 살펴볼 여지가 생겼습니다. 매달 소득을 쌓으며 첫 집 마련을 준비해온 상환능력 있는 차주들까지 은행별 총량에 막혀 돌아서는 일이 반복된다면 숫자만으로 정책의 완성도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가계부채 관리 과정에서 실수요자의 금융 접근성이 과도하게 훼손되지 않도록 정책의 정밀도를 높여야 할 시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