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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금융권 닮아가는 롯데百…잘 나갈 때 희망퇴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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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6. 09. 2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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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명동점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롯데백화점
실적이 나쁠 때 사람을 줄이던 유통업계의 희망퇴직 공식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이 5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동시에 신입사원 채용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적과 관계없이 장기근속 인력을 줄이고 새로운 직무의 인재를 채우는 금융권의 인력 운용 방식과 닮은 모습입니다.

롯데백화점의 첫 희망퇴직은 코로나19 여파로 업황이 악화했던 2021년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상황이 다릅니다. 올해 2분기 백화점 사업부 매출은 89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늘었고, 영업이익은 1197억원으로 84.0% 증가했습니다. 상반기 외국인 매출도 6400억원에 달했습니다. 실적 악화에 따른 비용 절감만으로 이번 희망퇴직을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희망퇴직과 신규 채용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근속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으면서 기준임금 40개월분과 재취업 지원금 2000만원 등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올 상반기에는 영업·상품기획·마케팅 직무 신입사원을 채용했고, 하반기에도 영업직 신입사원 채용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 측은 이번 희망퇴직이 단순한 비용 절감보다 인력 구조 개선을 통한 새로운 성장 기반 마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합니다. 기존 인력을 일률적으로 줄이기보다 필요한 직무와 인력 구성을 다시 짜는 데 무게를 둔 셈입니다.

이 같은 방식은 금융권에서 이미 익숙합니다. 은행과 보험사에서는 실적이 좋을 때도 희망퇴직이 낯설지 않습니다. 고연령·고직급 인력이 늘면서 조직의 인력 구조가 경직되는 것을 막는 동시에 디지털과 투자 등 새로운 업무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당장의 비용 절감보다 미래의 인력 구조를 미리 바꾸는 데 무게를 두는 방식입니다.

롯데백화점도 비슷한 고민에 들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오프라인 점포 운영 경험과 현장 영업 역량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고객의 소비 방식은 달라지고 있습니다. 외국인 고객이 주요 고객층으로 떠오르고 온라인과 데이터 기반 업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경험을 가진 인력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역량을 가진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물론 금융권과 백화점의 인력 구조를 그대로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백화점은 점포라는 물리적 공간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장기근속 직원이 쌓아온 현장 경험의 가치도 큽니다. 희망퇴직에 드는 비용 역시 적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실적이 개선되는 시기에 비용을 감수하면서 희망퇴직과 신규 채용을 병행한다는 점에서 과거 유통업계의 희망퇴직과는 결이 다릅니다.

결국 이번 사례에서 주목할 부분은 몇 명이 회사를 떠나는지가 아니라 그 자리를 어떤 인력이 채우는지입니다. 희망퇴직과 신규 채용이 동시에 이뤄지는 만큼 이번 인력 재편의 성격은 향후 채용 직군과 조직 개편 방향에서 보다 분명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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