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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주 응원봉 든 하노이 팬들…K팝, 베트남 국립교향악단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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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11. 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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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2026 코리아시즌’ 일환 ‘SM 클래식스 라이브 인 하노이’ 전석 매진
슈퍼주니어 려욱·바이올리니스트 정현준 협연…엑소 ‘MAMA’ 협주곡으로 재탄생
현지 관객 "K팝, 클래식으로 만나니 감회 새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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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호그엄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SM클래식스 라이브 인 하노이'에서 김유원 지휘자가 베트남국립교향악단(VNSO)을 지휘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의 대표 K팝 히트곡들이 관현악으로 재해석됐다/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5일(현지 시각) 저녁 베트남 하노이 호그엄 오페라하우스 로비에는 정통 클래식 공연장에서는 보기 드문 풍경이 펼쳐졌다. 객석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들 손에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응원봉이 들려 있었다. 영락없는 K팝 스타의 콘서트장 분위기였지만, 이날 관객들을 기다린 것은 아이돌의 군무가 아닌 베트남국립교향악단(VNSO)의 관현악 선율이었다.

이날 이곳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의 대표 K팝 히트곡들을 정통 관현악으로 재해석한 'SM 클래식스 라이브 인 하노이(SM CLASSICS LIVE in HANOI)'가 막을 올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이 주관하는 '2026 코리아시즌'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공연은 사전 예매 단계에서 일찌감치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한국 지휘자 김유원이 베트남국립교향악단의 지휘봉을 잡았고, 슈퍼주니어 려욱과 바이올리니스트 정현준이 협연자로 무대에 올랐다.

1부 무대는 레드벨벳의 '필 마이 리듬(Feel My Rhythm)'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NCT DREAM의 '북극성', NCT U의 '메이크 어 위시(Make A Wish)', 종현의 '하루의 끝', 샤이니의 '셜록', 에스파의 '블랙 맘바' 등 SM 소속 가수들의 대표곡이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재탄생했다. 특히 엑소-K의 데뷔곡 '마마(MAMA)'는 바이올리니스트 정현준의 협연을 통해 바이올린 협주곡 형식으로 탈바꿈했다. 정현준은 1부 앙코르 곡으로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24번을 연주해 객석의 갈채를 끌어내기도 했다.

2부에서는 슈퍼주니어 려욱이 무대에 올라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어린왕자', '도로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 등을 불렀다. 슈퍼주니어의 '매리 유(Marry U)', 엑소의 '으르렁',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Into The New World)'도 관현악 편곡으로 이어졌다. 대미를 장식한 앙코르 무대에서는 H.O.T.의 '빛(Hope)'에 이어 한국과 베트남의 전통 민요를 엮어 편곡한 곡이 울려 퍼지며 양국 음악이 한 무대에서 교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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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니어 멤버 려욱이 5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호그엄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SM클래식스 라이브 인 하노이'에서 베트남국립교향악단(VNSO)의 연주에 맞춰 노래하고 있다/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문턱 낮춘 티켓값에 세대 아우른 K팝… "한국 문화산업 저력 실감"
학창 시절 슈퍼주니어 팬이었던 언니의 영향으로 K팝에 '입덕(입문)'했다는 관객 아인 씨는 현재 세븐틴의 팬이지만, 자신을 K팝 세계로 이끈 슈퍼주니어 멤버가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에 공연장을 찾았다.

합리적인 관람료도 발길을 이끈 요인이었다. 지난달 하노이에서 열린 빅뱅 콘서트 입장권은 최저 100만동(약 5만원대)부터 판매된 반면, 이번 SM 클래식스 공연은 절반 수준인 50만동(약 2만5000원)부터 관람할 수 있었다. 아인 씨는 "지난달 빅뱅 콘서트는 표값이 비싸 가지 못했는데 오늘 공연은 부담 없이 올 수 있었다"며 "K팝을 클래식과 결합하는 방식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실제로 들어보니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고 했다.

유년 시절부터 K팝을 즐겨 들은 세대에게는 추억과 함께 한국 문화산업의 확장성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관객 프엉 씨는 "학생 때 K팝에 푹 빠져 살았는데, 그때 듣던 곡들을 어른이 돼 클래식 버전으로 다시 들으니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도 최근 문화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런 시도를 볼 때마다 한국은 늘 상상하지 못할 만큼 멀리 앞서 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베트남 국민과 정부 모두에게 좋은 모범 사례인 만큼 앞으로도 이런 공연이 더 많이 소개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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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호그엄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SM클래식스 라이브 인 하노이' 공연에 앞서 슈퍼주니어 팬들이 응원봉과 포토카드, 공연 티켓 등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3주간 밤낮으로 악보 파고든 베트남 단원들… "음악인으로서 고양된 경험"
K팝과 정통 클래식의 결합은 무대 위 베트남 연주자들에게도 낯설지만 강렬한 도전이었다. 이날 연주에 참여한 베트남국립교향악단 바이올리니스트 히엔 린 씨는 1999년 음대를 졸업한 이후 30년 가까이 클래식 외길을 걸어온 베테랑 단원이다. 그에게도 K팝 관현악곡은 기존 클래식 레퍼토리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한 영역이었다. 주어진 준비 기간은 약 3주에 불과했지만, 단원들은 밤낮으로 연습에 매달리며 호흡을 맞췄다.

히엔 린 씨는 "예전부터 K팝이 유행이라는 사실은 알았지만 오늘 연주한 곡들은 대부분 잘 몰랐다"며 "준비 기간이 3주뿐이었지만 지휘자가 훌륭하게 이끌어줬고 단원들도 새로운 도전을 위해 밤낮으로 연습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올린을 잡고 늘 고전 클래식 곡만 연주해왔는데, 현대의 K팝과 고전 클래식이 이렇게 어우러질 수 있다는 게 음악인으로서도 무척 새롭고 고양되는 경험이었다"며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뜻깊은 기회라 공연이 끝난 뒤에도 흥분이 가시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의 틀을 제공한 '코리아시즌'은 한국 문화예술의 해외 진출과 국가 간 지속적인 문화교류를 촉진하기 위한 사업이다. SM 클래식스는 K팝 원곡의 선율을 단순히 관현악기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클래식 작곡 기법과 음악적 구성을 결합해 새로운 작품으로 재창작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의 대중음악을 베트남 교향악단 단원들이 직접 연주하고 양국 전통 민요까지 한데 어우른 이번 하노이 무대는 현지 음악계와 관객 모두에게 문화교류의 외연을 넓힌 자리였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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