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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이라크서 최종 철수…대IS 거점 요르단 이전, 이라크 안보 역량 다시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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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10. 0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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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IS 임무 배속 미군·연합군, 에르빌 기지 최종 잔류 병력 철수…
미군, 이라크군 훈련·정보 지원 지속...요르단발 이라크 타격 권한 유지
2011년 철군 뒤 2014년 IS 모술 장악…친이란 무장세력 20만명 이상
IRAQ-IRAN-US-CONFLICT
이라크 보안군 대원들이 9월 30일(현지시간) 바그다드에서 미국 주도 연합군의 이라크 철수를 기념하는 군사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10여년 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싸우기 위해 이라크에 배치된 미국 주도 연합군은 이날 임무를 종료했다. 이라크 지도부는 이를 환영했지만, 일각에서는 친이란 무장세력의 세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AFP·연합
【기사 요약】
▲ 미군이 30일(현지시간) 이라크 내 최종 잔류 병력을 철수하고 대이슬람국가(IS) 작전 거점을 요르단으로 옮겼다.
▲ 미국은 '확고한 결의 작전'을 종료했지만, 이라크군에 대한 표적 훈련과 정보 지원은 계속하며, IS 잔존 세력과 친이란 민병대 대응의 일차적 책임은 이라크 정부로 넘어갔다.
▲ 2011년 미군 철수 뒤 IS가 급부상해 2014년 이라크 제2 도시 모술을 장악한 전례가 있어 이라크 보안군의 독자적 대응 역량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 친이란 무장세력은 2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고 이란 지원 무장조직의 무장해제 시한은 2027년 6월로 연장됐다.

미군이 30일(현지시간) 이라크 내 최종 잔류 병력을 철수하고 대(對)이슬람국가(Islamic State·IS) 작전 거점을 요르단으로 옮기면서 2003년 침공 이후 이어진 이라크 군사 개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미국은 이라크군에 대한 표적 훈련과 정보 지원은 계속하되 IS 잔존 세력과 친이란 민병대 대응의 일차적 책임을 이라크 정부로 넘겼다. 2011년 철군 뒤 IS가 급부상했던 전례 속에 이라크의 독자적 안보 역량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 미군, 에르빌 공군기지서 최종 잔류 병력 철수…요르단서 이라크 내 타격 권한 유지

미군 중앙사령부(CENTCOM)는 이날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미군 병력이 이라크 북부 에르빌 공군기지에서 철수했다며 대IS 임무에 배속된 미군·연합군 약 1500명 가운데 대부분이 이 기지에 주둔해 있었다고 밝혔다. 에르빌은 반(半)자치 지역인 쿠르드 자치구에 있다.

이번 철수는 2024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올해까지 이라크 내 미군 병력을 '제로(0)'로 만들기로 한 합의를 매듭짓는 것으로 이웃 이란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이행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요르단으로 옮겨진 미군의 임무는 시리아 내 무장세력에 초점을 맞춘다. 미군은 미국인과 미국의 이익에 대한 위협이 포착될 경우 요르단에서 이라크로 공격을 가할 수도 있다고 미국 관리가 밝혔다. 이 관리는 IS가 이라크와 시리아의 통제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번지고 이들 국가가 미국의 도움을 원할 경우 "우리가 들어가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친이란 무장조직 대응은 앞으로 이라크의 책임이 된다고 선을 그었다.

IRAQ-US-CONFLICT-IS-MILITARY-WITHDRAWAL
알리 알자이디 이라크 총리(가운데)가 9월 30일(현지시간) 바그다드에서 열린 미국 주도 대이슬람국가(IS) 연합군의 이라크 주둔 종료를 기념하는 '주권의 날(Sovereignty Day)'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IS는 2017년 이라크, 2019년 시리아에서 패퇴했지만, 연합군은 잔존 세력과의 전투를 위해 주둔을 이어왔다./이라크 총리실 제공·AFP·연합
◇ 미 국방부 "이라크 주도 안보로 전환"…이라크 총리 "대테러전 종료 아니다"

숀 파넬 미국 국방부(전쟁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군과 장비의 철수가 "전시 연합군 임무에서 이라크 주도의 안보 노력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파넬 대변인은 "이라크 주권과 역내 안정을 훼손하는 IS 잔존 세력과 이란 연계 민병대를 포함해 이라크에 남은 안보 과제를 해결할 일차적 책임은 이제 이라크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미국과 연합국이 '확고한 결의 작전(Operation Inherent Resolve)'을 공식 종료했으나 이라크 파트너에 대한 표적 훈련과 정보 지원은 계속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알리 팔레 알자이디 이라크 총리는 성명을 통해 "국제연합군 임무의 종료가 우리의 대테러전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이라크가 자국의 안보와 안정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떠안는 단계로 이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 양측과 동시에 관계를 맺어온 이라크는 IS 잔존 세력 억제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Iraq-US-Withdrawal
미군 병사들이 2005년 4월 3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서쪽 아부그라이브에서 차량 폭탄 공격으로 파손된 장갑차를 살펴보고 있다./AP·연합
◇ 2003년 침공→2011년 철군→2014년 IS 모술 장악…미군 4599명·민간인 최대 21만명 사망

미군은 2003년 독재자 사담 후세인을 축출하기 위해 이라크를 침공했고, 이는 수년간의 격변과 혼란으로 이어졌다. 종파 폭력이 통제 불능으로 치닫던 2007년 전쟁 정점기에는 미군 약 17만명이 이라크에 주둔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당선 뒤 전투 작전 종료를 선언하고 2011년 말 철군을 단행했다. 하지만 알카에다 조직원과 극단주의 세력에서 태동한 IS가 2014년 이라크와 시리아를 휩쓸며 이라크 영토의 3분의 1을 장악하자 미군은 3년도 되지 않아 국제연합군과 함께 복귀했다.

인명·재정 피해는 세대를 넘어 영향을 미칠 규모로 집계됐다. 브라운대 전쟁비용프로젝트는 침공 이후 2023년까지 이라크 민간인 최대 21만명과 미군 4599명이 숨졌고, 시리아 작전과 참전 군인 지원 비용을 포함한 미국 납세자 부담이 2조8000억달러(3809조6800억원) 이상이라고 추산했다.

이라크보디카운트(Iraq Body Count)는 이라크 민간인 사망자를 20만명 이상으로 집계했다. 올해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함께 '에픽 퓨리 작전'을 개시한 이후 숨진 미군 18명 가운데 7명이 이라크에서 사망했으며 마지막 전사자는 7월 에르빌 인근 기지에서 드론 통제 폭파 작업 중 숨진 육군 병장이라고 로이터가 전했다.

Iraq-US-Withdrawal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왼쪽)이 2007년 9월 3일(현지시간) 이라크 안바르주 알 아사드 공군기지에서 미군 해병대 전투순찰대원들과 만나고 있다./AP·연합
◇ 트럼프 "이라크 총리에게 맡기고 떠나"…바그다드·나자프 차량 행진 vs 친이란 집회 "미국에 죽음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훌륭한 알자이디 총리에게 이라크를 맡기고 떠난다며 그가 "상황을 아주 잘 처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이라크군은 철수를 기념해 바그다드와 시아파 성지 나자프 거리에서 차량 행진을 벌였다.

바그다드 주민 아흐메드 살라흐(70)는 철수가 "우리의 마음을 기쁨으로 채운다"며 70세에 다시 태어난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살라흐는 이제 강력한 민병대가 무기를 내려놓고 "정부가 땅과 하늘과 물에서 당신과 나를 보호할 책임을 지는 주체가 되도록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반면 친이란 이라크 민병대 지지자 수백명은 바그다드에 모여 "미국에 죽음을"이라고 외쳤다. 이들은 피살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그를 승계한 아들 모즈타바, 2020년 바그다드에서 미군 공습으로 숨진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초상화를 들었다.

IRAQ USA WITHDRAWAL
이라크 시민들이 9월 30일(현지시간) 바그다드에서 미군과 연합군의 완전 철수를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미국 주도 연합군은 약 23년간의 이라크 주둔을 마치고 공군기지를 이라크군에 넘겼다. 이라크 정부는 이에 맞춰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나흘간을 국가 차원의 '주권의 날(Sovereignty Days)' 기념 기간으로 선포했다./EPA·연합
◇ 이란 의회의장 "저항 전선이 승리"…이란 지원 조직 무장해제 시한 2027년 6월로 연장

이란은 미군 철수를 역내 동맹 무장조직 연합인 '저항의 축'의 승리로 받아들였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의장은 지난달 바그다드 외교 방문 당시 기자회견에서 "지금 승리하고 있는 것은 저항 전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망 현장을 참배했다. 이란은 이라크 불안정을 오랫동안 활용해 정부에 우호 인사를 심고 무장조직을 무장시켜 테헤란의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고 WP는 짚었다.

IS에 맞서기 위해 결성된 통합 기구인 인민동원군(PMF) 산하 무장세력은 이라크군 급여 대상에 올라 있으면서도 이란의 대리 세력으로 활동하며 규모가 20만명을 넘는다고 분석가들은 추산했다. 이들은 자폭형 공격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미군과 적대 세력을 공격해 왔다.

이번 철수는 이란 지원 무장조직의 무장해제와 시점을 맞추기로 돼 있었으나 이들이 무기 반납 요구를 대부분 무시하거나 거부하면서 무장해제 시한은 2027년 6월로 연장됐다고 알자이디 총리가 밝혔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활동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이라크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IRGC가 탐지와 억제를 피하기 위해 대규모 무장조직 네트워크 밖의 소규모 세포 조직에 이라크 내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고 WP에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친이란 무장조직 아사이브 아흘 알하크가 보유 추정 무기의 절반가량만 반납했다고 밝혔다. 이 조직 지도부는 나머지 무기가 이탈해 새 민병대를 결성한 세력에게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 조직이 이란의 상당한 지원을 받고 예멘 후티 동맹 세력과 협력했으며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기반시설 공격에 연루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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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파 무장단체 지지자들이 9월 30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2003년 미국 주도 이라크 침공 이후 시작된 미군·연합군 주둔의 종료를 기념하며 철수를 축하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이라크 분석가 "안보 공백은 극히 위험" vs 미 CSIS "반이란 전선 형성, 미국에 도움"

미군 철수가 안보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라크 내부에서 제기됐다. 바그다드의 정치분석가 아흐메드 유니스는 이번 철수가 "서방 군사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란의 대리 세력이 더욱 대담해질 가능성을 높인다"며 "이들 조직은 국가 정책 형성에서 역할을 확대하고 핵심 기관 내 입지를 공고히 하려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 이라크 안보 당국자들은 자칭 칼리프국이 패퇴한 지 10년 가까이 지났지만, 휴면 세포 조직망을 유지하고 있는 IS 전투원들이 되살아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2014년 IS가 모술을 장악했을 당시 이라크군 병사들이 군복을 벗고 달아났던 전례가 재부상 우려의 근거로 거론된다.

철수가 이란에 일방적 이득만 주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왔다. 마크 캔시언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미군 철수로 이란이 힘을 얻을 수 있지만, 최근 이란의 역내 행보가 테헤란에 맞서는 뜻밖의 동맹도 만들어내 이란의 힘에 도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캔시언 선임고문은 2003년 후세인 축출 작전이 이라크를 혼란에 빠뜨리며 이란 서부 국경의 적대 세력을 제거했지만, 이란이 전쟁 기간 미군 주둔국들을 공격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일부 국가가 이스라엘에 더 가까워져 수십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방벽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늘 아랍국가들과 이스라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이는 미국에 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이라크 보안군에 자문하는 분석가 자심 알바하들리는 "지난 20년의 교훈은 안보 공백이 극히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교 영어교사 아딜 살만(45)은 이라크인들이 철수를 "서둘러 자축해서는 안 된다"며 "민병대는 여전히 국가 통제 밖에서 활동하고 (IS도) 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살만은 "결국 사람들은 향후 몇 년간 안보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하나만으로 이번 결정을 판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S와의 전쟁에서 여단을 지휘한 모하메드 알주부리 이라크 육군 예비역 장성은 "지금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라크 안보 기관들이 연합군 이후 단계를 위한 실행 가능한 플랜 B를 준비했는지 여부"라고 진단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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