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도 물량 150만L…내년 국내 판매량 75% 생산 목표
운송 기간 1~2주로 단축…일본 맥주 수요 증가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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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광조 하이트진로 프리미엄권역장은 지난 8일 경기 용인시 하이트진로 연구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국내 생산 추진 배경과 생산 계획을 밝혔다. 핵심은 생산지를 바꿔 공급 기간을 줄이고, 기린이 요구하는 품질 기준을 국내 공정에 구현하는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7월 기린과 기술협정을 맺고 전북 전주공장에서 기린 이치방 시보리 캔맥주 생산을 시작했다. 수입·유통사가 해외 맥주 브랜드의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방식으로, 자본 관계가 없는 유통 파트너가 이 제품을 아시아에서 생산하는 첫 사례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국내 생산을 추진한 배경에는 일본 맥주 시장의 성장세가 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2020년부터 작년까지 5년 간 일본 수입맥주 시장 연 평균 성장률은 72%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수입맥주 시장 전체 성장률은 약 3% 감소했다. 그 만큼 일본 수입맥주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얘기다. 권 권역장이 "2023년 이후 일본 맥주 브랜드가 수입맥주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하이트진로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제품의 국내 판매량은 2020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82.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 형태별로는 캔맥주가 연평균 97% 성장해 병맥주(41%)와 생맥주(64%)를 앞섰다. 회사는 지난해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신기록을 예상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초도 생산 목표는 150만리터(L)다. 500㎖ 캔 기준으로 약 300만개에 해당한다. 회사는 내년까지 국내 판매량의 75%를 국내 생산 제품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내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제품 공급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에서 제품을 선적해 통관을 거쳐 국내에 들여오기까지 통상 한 달 반가량 걸렸지만, 국내에서 생산하면 공급 기간을 1~2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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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는 국내 생산을 통해 줄어든 물류비를 소비자가격 인하에 직접 반영하기보다는 판촉과 마케팅에 활용할 방침이다. 운송비 부담을 낮춰 확보한 재원을 제품 홍보와 판매 확대에 다시 투입하겠다는 구상이다.
관건은 생산지를 바꾸더라도 기존 제품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는 일이다. 기린 이치방 시보리는 맥아에서 처음 추출한 맥즙만 사용하는 제조법을 특징으로 한다. '이치방 시보리'는 일본어로 '첫 번째 착즙'을 뜻한다. 맥아의 풍미를 살리면서 깔끔한 맛을 내는 데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하이트진로는 국내 생산을 위해 1년 넘게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세 차례 이상 시험 생산한 제품을 일본으로 보내 관능 평가와 정량 분석을 거쳤고, 기린이 정한 기준을 충족한 뒤 생산 승인을 받았다. 기린 측 기술진도 전주공장을 찾아 원료와 제조 공정, 품질관리 기준을 점검했다. 기린의 핵심 제조 방식과 효모를 적용하고, 생산 이후에도 정기적인 기술 교류와 품질 평가를 이어갈 예정이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2004년 기린 이치방 시보리를 국내에 처음 들여왔고, 2011년 병맥주와 캔맥주, 생맥주에 대한 독점 수입·판매 계약을 맺었다. 2012년에는 캔맥주와 생맥주로 판매 제품군을 넓혔다. 수입·유통에 머물던 협력이 제조 기술을 공유하는 단계로 확장된 셈이다.
장인섭 하이트진로 대표는 "당사의 대표적인 수입맥주 브랜드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국내 생산은 지난 20년 동안 기린과의 상호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이끌어온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결실을 맺게 되는 순간"이라며 "양사의 협업은 단순한 유통 파트너십을 넘어 기술과 품질을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 전략적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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