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한미군사령관 "양자 구조 이탈 시 군사적 위험"
미 전문가 "동맹 회복력 시험대"…스팀슨 "잘못 관리하면 모호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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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미국 행정부 고위 관리는 한국에 정보·방첩 분야의 오랜 동맹 기준 준수를 요구했고, 미국의 대북 정보 공유 제한은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전작권 전환 '가속화'에 대한 한국 일부 정책결정자의 해석과 자신이 보는 미국식 해석에 차이가 있다며 전환 조건에 미비점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 3500억달러 대미 투자와 이란전 지원, 연합연습 등을 둘러싼 마찰이 이어졌지만,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뉴욕 회담에서 전략투자 협상의 "상당한 진전"을 확인했다.
▲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30분간 회담한 이튿날 멕시코에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과 119분간 회담했다.
▲ 제니 타운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통상·투자·관세 긴장 속에서 동맹의 회복력이 시험받고 있다고 진단했고,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한미동맹이 변곡점에 도달했을 수 있다는 관측을 소개했다.
한미동맹이 정보·방첩과 전시작전통제권(OPCON·전작권), 대미 투자·통상에서 동시에 조율 시험대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고위 관리가 9일(현지시간) 한국에 정보·방첩 분야의 오랜 동맹 기준 준수를 요구한 데 이어, 하루 뒤 워싱턴 D.C.에서 열린 주한미군전우회(KDVA) 토론에서는 전작권 전환을 둘러싼 인식차와 동맹의 궤적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미국 뉴욕 회담에서 전략투자 협상의 "상당한 진전"을 확인하는 등 정상 간 협의는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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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는 한·미 정보 협력 상황을 묻는 한국 언론의 서면 질의에 한국이 수십년간 이어져 온 양국 동맹의 기준을 준수하길 기대한다며 정보와 방첩 사안을 적시했다.
정보 공유 제한은 지난 3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국회에서 북한 평안북도 구성을 우라늄 농축시설 소재지로 거론한 뒤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정보본부가 이 시설의 세부 내용을 한·미 '공동 비밀'로 국회에 설명했다고 미군 기관지 성조지가 임종득 의원 측을 인용해 4월 전했다. 정 장관은 공개된 정보에 근거했다며 기밀 누설을 부인했다. 미국은 이후 북한 핵시설 관련 한국의 정보 접근을 줄였다.
지난 6월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한·미·일 실무그룹 회의에 미국 측 요구로 국가정보원이 제외된 사실도 최근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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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현장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쟁점은 전작권이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KDVA 회장 겸 이사장(전 주한미군사령관)은 10일 '국방·외교 대화' 토론에서 최근 한·미 간 전작권 논의에서 다시 등장한 '가속화(accelerate)'라는 표현을 "언어 장벽이 실재하는 명백한 사례"로 규정했다.
그는 한국 정책결정자의 시각에서는 가속화가 조건을 100% 충족하지 못한 상태를 일부 받아들이고 위험을 감수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자신이 '미국식 시각'으로 보면 26개 핵심 군사능력의 획득·개발·배치·전력화·훈련과 이에 필요한 예산에 우선순위를 두되 조건은 100% 충족하면서 일정만 앞당긴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 비공개 보고를 받은 결과 전환 조건에 미비점이 남아 있고, 일부 중요한 항목은 진전이 없다고 밝혔다. 주권을 한·미 공동 결정이 아닌 한국의 일방적 결정권과 동일시하는 일부 기류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한국이 주권국가로서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려는 것은 존중하지만 검증된 양자 절차와 양자 지휘·거버넌스 구조에서 이탈할 경우 군사적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병혁 예비역 대장(전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은 전작권을 "주권이 아니라 군사적 효과성의 문제"로 규정하며 "한국 주도가 한국 단독 방위를 뜻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마크 내퍼 전 주한 미국대사 대리는 전작권 전환 과정에서 한미 간 이견이 노출돼 북한과 중국, 러시아에 동맹 사이에 틈이 있다는 신호를 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환 이후에도 미국의 확장억제와 핵우산, 전략자산의 역내 전개와 강도 높은 연합연습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 정부와 여당은 전환 가속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취임하며 한국군이 주도하고 미군이 뒷받침하는 구조가 연합방위체계를 "훨씬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 CNBC방송이 전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은 전작권 전환 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고, 이 대통령은 2030년 임기 종료 전 전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능력 평가는 한국 내부에서도 엇갈린다. 전인범 예비역 중장(전 특수전사령관)은 CNBC에 한국이 전작권을 넘겨받을 준비가 완전히 돼 있지는 않다며 "고고도 전략 지휘·통제·통신·컴퓨터·정보·감시·정찰(C4ISR)과 핵 위협에 대응하는 전역 미사일 방어에 결정적 공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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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현안은 같은 기간 나란히 진행됐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18일 이 대통령이 3500억달러(467조750억원) 대미 투자처를 놓고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거의 합의에 이른 첫 사업의 일부를 거부하고 추가 협의를 지시하며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사업에만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FT는 이 투자를 "동맹국 사이의 여러 마찰 지점 가운데 하나"로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한·미 을지자유의방패(UFS) 연습을 축소했고, 한국이 이란전쟁에 구체적인 지원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지원하기 위한 파병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 관리들은 한국의 투자 이행 속도가 일본 등에 비해 느리다고 비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이유로 더 높은 관세를 경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발표의 온도차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원전 8기에 최대 1200억달러(162조8400억원), 텍사스 가스발전소에 약 220억달러(29조8540억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에 500억달러(66조7100억원) 등 2000억달러(266조900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은 알래스카 LNG에 관해 최종 자금 지원을 약속하지 않고 상업성과 법적 절차에 대한 추가 검토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2일 84억달러(11조2098억원) 규모 원유회수증진 사업도 한·미 합의에 포함됐다고 밝히자,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관리는 합의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한국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해서도 상업성과 법적 절차 검토를 조건으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다만 정상 간 협의는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뉴욕에서 30분간 회담하고 전략투자 협상의 "상당한 진전"을 환영했다. 양측은 전작권 전환과 핵연료 농축·재처리, 핵추진 잠수함, 조선, 북한 문제도 논의했다. 미국 측은 전작권 전환 조건을 충족하면서 절차를 가능한 한 빨리 완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지난해 9월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공장 단속으로 구금됐던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은 지난달 미국 연방기관 9곳에 행정청구를 제기했다. 연방소송에 앞선 필수 절차다. 로이터는 당시 손목·허리·발목에 쇠사슬이 채워진 노동자들의 영상과 사진이 한국에서 큰 충격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도 이 사태가 한국에 여전히 앙금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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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유럽과 중남미 주요국을 상대로 정상외교를 확대해왔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2월 한국을 국빈 방문했고, 이 대통령은 7월 브라질을 국빈 방문해 룰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 대통령은 9월 6~9일 프랑스를 국빈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에 앞서 6월에는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도 참석했다.
유엔총회 기간에는 미국과 멕시코를 잇는 정상외교가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30분간 회담하고 3500억달러 대미 전략투자와 전작권 전환, 핵연료 농축·재처리, 핵추진 잠수함, 조선, 북한 문제 등을 논의했다. 양측은 전략투자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튿날 멕시코시티로 이동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과 공식 정상회담을 했다. 소인수회담 44분과 확대회담 75분을 합쳐 회담은 119분간 진행됐다.
마크롱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 셰인바움 대통령은 각기 다른 현안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부딪쳐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유엔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 주장을 반박했다. 룰라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브라질 국내 사법 문제 관련 압박에 맞서 자국의 주권을 강조해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WSJ는 이달 6일 셰인바움 대통령이 미국의 카르텔 제재와 멕시코 국내 문제 개입 압박에 점차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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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에서 나온 메시지가 마찰에만 집중된 것은 아니다. 10일 KDVA 행사에서 데이비드 와일레졸 미국 국무부 일본·한국·몽골 담당 부차관보는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미군과 한국군 등을 상기하며 "젊은이들의 소중한 피로 지켜낸 것을 우리의 노력으로 더 강하게 만들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라니브 미국 육군참모차장(대장)은 미국의 목표가 동맹으로 뒷받침되는 '힘을 통한 평화'라며 한미동맹이 유사시 '필수적인 위치적 우위'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도 최근 한국 방문에서 정부와 재계, 일반 국민 모두에게서 한미동맹과 미국의 기여에 대한 존중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정부 내부에는 페르시아만 지원과 전작권 전환 등 한·미가 완전히 의견을 같이하지 않는 사안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조지아주 단속 사태가 한국 내에 여전히 앙금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올해 보고서에서 일부 관측자들이 한미동맹이 '변곡점(inflection point)'에 도달했을 수 있다고 본다고 소개했다. CRS는 전작권 전환과 주한미군의 역내 역할, 중국을 포함한 역내 위협에 대한 대응, 경제안보와 기술협력까지 동맹의 범위와 책임 분담이 동시에 재조정되는 상황을 핵심 쟁점으로 제시했다.
스팀슨센터는 한미동맹이 미국의 전략적 우선순위 변화와 미·중 경쟁 속에서 군사·경제·기술 영역을 함께 재조정하는 구조적 변화기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변화 자체보다 양국이 이를 의도적이고 조율된 방식으로 관리하느냐가 관건이며 잘 관리하면 억지력과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을 함께 강화할 수 있지만, 잘못 관리하면 역할과 임무, 의사결정 권한을 둘러싼 모호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타운 선임연구원은 10일 전작권 전환 토론 말미에 "워싱턴에는 동맹의 궤적에 대한 우려가 많다"며 동맹이 강하고 회복력도 있지만 투자·통상·관세 분야의 긴장이 안보 현안과 겹치면서 "그 회복력이 얼마나 강한지가 지금 시험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요구되는 사안은 많은 반면 한국이 우선순위로 제시한 핵추진 잠수함과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등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