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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도 살라면서”…큰 집 없는 공공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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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6. 10. 1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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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정부, 청년·중산층 공급확대 추진
113만가구중 60㎡초과 고작 0.17%
대구·경북지역 공가율 '서울의 7배'
공급확대보다 입지·면적 개선 시급
공공임대주택 일러스트
공공임대주택 일러스트./본 이미지는 생성형 AI(인공지능)로 제작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한성숙 국무총리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이 청년과 중산층을 위한 공공 장기임대주택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 집값 상승과 전월세 불안에 대응해 안정적인 주거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기존 공공임대주택은 지역별 수급 불균형과 소형 평형 편중, 노후화 등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어 공급물량 확대에 앞서 입지와 주택 면적, 주거 품질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정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초과세수를 활용해 청년과 중산층 대상 공공 장기임대주택을 조기에 대량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도 장기 공공임대주택 재고 비율을 2024년 8.4%에서 2030년 1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 총리 역시 전날 공공임대·사회주택 전문가들과 만나 주택 공급 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 방침에 맞춰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공급 확대에 나선다. 올해 건설·매입·전세임대주택 7만5000가구를 공급하고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수도권에 관련 임대주택을 매년 14만가구 이상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공급을 늘리더라도 지역별 수요와 맞지 않으면 공실만 누적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실이 LH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기준 6개월 이상 비어 있는 건설임대주택은 3만5717가구로 집계됐다. 여기에 8월 기준 매입임대 장기 공가 7609가구까지 더하면 총 4만3326가구에 달한다.

지역별 격차도 뚜렷했다. 서울의 건설·매입임대 합산 공가율은 약 0.8%에 그쳤지만 대구·경북은 5.6%로 서울의 7배에 달했다. 비수도권 공가율도 4.7%로 수도권 2.6%을 크게 웃돌았다. 서울 등 주택 수요가 집중된 지역에서는 입주 경쟁이 치열한 반면 지방에서는 장기 공실이 쌓이고 있어 지역별 수급 상황을 고려한 공급 조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소형 평형에 치우친 공급 구조도 개선 과제로 꼽힌다.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LH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영구임대·50년임대·국민임대·행복주택 약 113만가구 가운데 전용면적 60㎡ 초과 주택은 2023가구로 전체 0.17%에 불과했다. 이 중 전용 60㎡ 초과~85㎡ 이하 주택은 1752가구, 85㎡ 초과는 271가구에 그쳐 자녀가 있는 가구나 중산층이 선택할 수 있는 주택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중형 주택 공급을 확대하려는 정책도 아직 성과가 미미하다. 통합공공임대에 전용 60㎡ 초과~85㎡ 이하 주택을 도입했지만 지난해 사업승인 물량 3만615가구 중 해당 면적은 204가구(0.7%)에 그쳤다. 국토부가 실시한 2024년 주거실태조사에서도 신혼부부가 공공임대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로 '가구 상황에 맞지 않는 주택 규모'를 꼽은 비율이 37.0%로 가장 높았다. 공급량뿐 아니라 실제 가구 구성과 생활 여건을 고려한 면적 배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기존 임대주택 노후화도 부담이다.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LH가 보유한 준공 30년 초과 공공임대주택은 2022년 약 7만9000가구에서 올해 16만2000가구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신규 공급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노후 시설 보수와 주거환경 개선에도 상당한 재원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공공임대가 중산층까지 아우르는 주거 대안으로 자리 잡으려면 물량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입지와 면적, 품질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공·민간 협력으로 재원을 다변화하고 수요가 집중된 도심 공급을 늘리는 한편 실제 입주율과 주거 만족도를 중심으로 정책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선주 경기대 부동산·자산관리학과 주임교수는 "공공임대가 실질적인 주거 대안으로 자리 잡으려면 공급 호수 확대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수요가 있는 곳에 적정한 면적과 품질을 갖춘 주택을 공급하고, 민간 자본 활용과 장기적인 유지관리 체계를 마련해 국민이 원하는 곳에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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