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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황태연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은 '12년 만에 열린 신압록강대교: 북한의 대외 연결망 재편과 한국의 대응' 보고서를 통해 최근 북한이 대외 연결망을 재편하면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구조가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9월 7일 북러 간 최초의 자동차 교량인 두만강 자동차다리(야코프 노비첸코 다리)를 개통하고, 한 달여 만인 이달 15일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연결하는 신압록강대교를 개통했다. 특히 신압록강대교는 완공이 됐음에도 12년간 개통이 미뤄졌다. 표면적으론 북측 인프라 부족이 원인이었지만 이면엔 양국관계 냉각기조가 담겨있었다.
황 실장은 최근 북중관계의 복원과 재조정, 급속히 밀착한 북러관계, 북한의 대중·대러 균형전략, 한반도를 둘러싼 새 지정학적 질서가 교차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두 다리의 준공식과 개통식에 각각 양국 총리급 인사가 직접 개통의 의미를 강조하면서 단순한 교통시설 확충을 넘어 선 국가 간 전략적 협력사업임을 증명했다. 보고서는 남북관계 단절 상황에서 북한이 대외 연결망이 남쪽이 아닌 북동쪽과 북서쪽을 향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북한의 대외무역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은 압도적인 교역 상대국이다. 다만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러관계가 급상승하면서 군사·안보 협력 뿐 아니라 에너지, 기술, 관광, 철도·도로 물류로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두 다리가 앞다퉈 개통됐다. 황 실장은 "북한의 전략은 중국과 러시아라는 두 전략적 후방을 동시 확보해 편향적 의존에 따른 정치적 제약을 줄이고 전략적 자율성을 확대할 수 있는 전략적 공간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두 다리의 의미와 기능은 동일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최대교역 상대국과 연결되는 대규모 물류망인 신압록강대교는 기존 경제적 의존구조를 심화시킬 수 있는 반면, 북러 사이 새 운송통로인 두만강 자동차다리는 기존 철도 중심 연결망을 보완하고 군사·안보중심 협력을 경제·물류 분야로 확대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입장에서도 과도한 북러관계 밀착은 중국이 전통적으로 유지해 온 대북영향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어 견제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과 같은 움직임은 단순한 '혈맹 복원' 수준이 아닌 전략적 영향력 재조정 과정이라고 황 실장은 내다봤다.
황 실장은 "결과적으로 북중러 협력 구조를 강화할 수 있지만 3국의 이해관계가 모두 일치하지 않아 삼각동맹으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역설적이게도 이 구조에서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실장은 "한국의 관점에선 북한 대외연결망이 남쪽이 아닌 다른 곳으로 향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그간 한국의 대북정책은 제재와 압박으로 북의 선택지를 축소시켜 비핵화협상 끌어내는 방식을 사용했다"며 "최근엔 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에 따라 선택지가 확대되고 있다. 북한의 고립을 전제로 대북정책을 설계해선 안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중국과의 대북 전략대화를 강화하고, 장기적으론 북한의 대외연결망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는 전략적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정치적 여건이 변화할 경우 경의선을 통해 북한을 넘어 중국으로 이어지는 서부축과 동해선을 통해 러시아 극동지역으로 이어지는 동부축을 통해 한국 대륙교통망 연결 구상을 지속 연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