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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케이크에 담아낸 일상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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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6. 10. 2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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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인 티보 국내 첫 대규모 회고전…DDP서 105점 전시
디저트부터 인물·도시 풍경까지…75년 화업 조명
Salads, Sandwiches, and Desserts, 1962
웨인 터보의 1962년작 'Salads, Sandwiches, and Desserts'. /지엔씨미디어
미국 현대미술의 거장 웨인 티보(1920~2021)의 1962년작 '샐러드, 샌드위치와 디저트'에는 샐러드와 샌드위치, 파이 등이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서 있다. 디저트 가게의 진열장을 옮겨놓은 듯한 화면에서 선명한 색채는 음식에 생생한 입체감을 더한다. 가지런히 진열된 상품은 소비자의 욕망을 자극하는 1960년대 미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동시에 반복되는 형태와 색채의 리듬은 회화 자체의 시각적 즐거움을 만들어낸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뮤지엄 전시1관에서 열리고 있는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1 웨인 티보 전'은 국내 첫 대규모 회고전이다. 회화와 드로잉 등 105점을 통해 초기 작품부터 100세에 제작한 마지막 자화상까지 약 75년에 걸친 화업을 조명한다.

웨인 티보의 작품은 친숙한 일상에서 새로운 시각적 질서를 발견한다. 케이크와 파이,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로 대중에게 잘 알려졌지만, 그의 관심은 음식에 머물지 않는다.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들부터 기울어진 도시의 도로, 기하학적인 형태로 단순화한 자연 풍경까지 일상의 대상을 자신만의 색과 구도로 재구성했다.

웨인 티보
웨인 티보. /지엔씨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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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1 웨인 티보 전' 전경. /지엔씨미디어
그의 1963년작 '음식을 먹는 인물들(간단한 간식)'에서 티보는 일상의 인물과 행동을 포착하면서 인물 사이의 거리와 시선에도 주목한다. 가까이 있어도 서로에게 관심이 없는 듯한 모습은 관계 속에서도 고립을 경험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도시와 자연을 그린 작품에서는 공간을 재구성하는 능력이 두드러진다. 1993년작 '무제(도시 전경)'는 건물과 도로를 기하학적으로 단순화하고, 기울어진 시점과 길게 드리운 그림자로 낯선 공간감을 만든다. 티보에게 회화는 눈앞의 풍경을 그대로 옮기는 작업이 아니었다. 원근법과 비례를 변형해 익숙한 공간을 낯설게 만들고,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탐구했다.

티보는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과 함께 팝아트 작가로 분류되지만 대중문화 이미지를 차용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원과 삼각형, 반복되는 선과 배열 등 사물에 내재한 구조를 탐구하며 비슷해 보이는 대상 사이에서 색과 형태, 질감의 미묘한 차이를 포착했다. 디저트에서 인물과 도시, 자연으로 소재를 넓혀가면서도 '질서 속의 차이와 변주'라는 관심을 일관되게 이어갔다.

전시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사물과 공간, 이를 바라보는 방식에 주목해 티보의 폭넓은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고 설명했다. 화려한 디저트에 담긴 소비사회의 풍경부터 인물 사이의 고독, 기울어진 도시의 낯선 질서까지 살펴보면 그를 단순히 달콤한 음식을 그린 화가로만 기억할 수 없는 이유가 드러난다. 전시는 내년 2월 21일까지.

Thiebaud - Eating Figures-2
웨인 티보의 'Eating Figures-2'. /지엔씨미디어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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