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재개·급락 여파 회복 시도
최대주주 의결권 비율확대 효과
"지배력 확대 아닌 주주가치 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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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천리자전거는 지난 19일 한국투자증권과 35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했다. 계약기간은 2027년 4월 20일까지다. 취득 예정 수량은 보통주 86만2068주로, 실제 매입 수량은 주가 변동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매입 주식의 소각 여부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삼천리자전거는 앞서 지난 15일 자사주 82만1703주를 소각했다. 전체 발행주식 1240만주의 6.63%로, 소각 주식의 회계상 장부가액은 약 43억7770만원이다. 지난 9월 공개매수로 취득한 72만9703주에 기존 보유분 9만2000주를 더한 물량이다.
당초 회사는 지난 8월 240만8000주를 공개매수해 전량 소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실제 매입한 주식은 목표의 30.3%인 72만9703주에 그쳤다. 이후 기존 자사주 일부를 더해 소각하고, 이번에 다시 추가 매입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 같은 행보에는 주가 회복 필요성도 깔려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김석환 회장의 배임 혐의와 관련해 지난 1월 거래가 정지됐다가 4월 20일 재개됐다. 거래 재개 이후 한때 745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7월 3040원까지 떨어져 고점 대비 59.2% 하락했다. 이후 자사주 공개매수가 진행된 8~9월에는 일부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날 주가는 종가 기준 4750원을 기록했다.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아직까지 시장의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라며 추가 자사주 매입 배경을 설명했다. 향후 추가 매수와 소각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주주환원뿐 아니라 최대주주의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지난 15일 자사주 82만1703주를 소각해 최대주주 지엘앤코와 특수관계자 참좋은여행의 합산 지분율을 41.45%에서 44.39%로 높였다. 다만 자사주와 상호보유주식의 의결권 제한을 반영하면 지엘앤코의 실제 의결권 비율은 약 40.63%로, 이번 소각 자체로는 변동이 없다.
향후 35억원 규모의 신탁계약을 통해 예정 수량인 86만2068주를 전량 취득하면 지엘앤코의 의결권 비율은 약 44.32%까지 높아질 수 있다. 이후 해당 주식이 모두 소각되면 최대주주 측 합산 지분율은 약 47.96%가 된다. 다만 실제 수치는 매입·소각 규모와 기존 주주의 보유주식 변동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엘앤코는 김 회장이 지분 72.6%를 보유한 회사로, 삼천리자전거 주식 42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참좋은여행은 삼천리자전거가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로, 삼천리자전거 주식 94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의 보유주식 수는 이번 소각 전후로 변함이 없다.
여기서 발행주식 기준 지분율과 실제 의결권 비율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자사주는 회사가 매입하는 순간 의결권이 사라지기 때문에 이미 취득한 주식을 소각하더라도 최대주주의 의결권 비율이 추가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참좋은여행이 보유한 삼천리자전거 주식 94만주 역시 상법상 의결권이 제한된다.
결국 이번 추가 매입이 예정대로 이뤄질 경우 지엘앤코의 보유주식 수가 늘어나지 않더라도 의결권 비율은 상승하게 된다. 회사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추진하는 자사주 매입이 결과적으로 최대주주의 상대적 지배력을 강화하는 효과도 가져오는 셈이다.Ⅸ
회사 측은 지배력 확대가 아닌 주주가치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입장이다.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주식 수가 줄면서 주식 가치가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주주의 가치도 올라가는 것"이라며 "다른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주당 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지만, 실질적인 주가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특히 매입 과정에서 최대주주의 의결권 비율이 높아지는 만큼 주주환원 효과와 지배구조 변화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결국 향후 추가 자사주 매입이 얼마나 실행되고 실제 소각으로 이어질지, 이 같은 조치가 주가 안정과 투자자 신뢰 회복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익성 동덕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자사주 소각이나 매입은 주주가치를 높이는 대표적인 방안이지만, 특정 방식에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업의 경영 실적과 재무 여건 등을 고려해 배당금을 늘리거나 배당성향을 높이는 등 다양한 주주환원 방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