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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관가와 산업 현장을 관찰하는 이들의 시선이 온전히 기대감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다. "장관의 행보가 현장 일정에 지나치게 쏠려 있다"는 안팎의 우려에는 단순한 건강이나 과로에 대한 걱정을 넘어선 핵심이 담겨 있다. 경청하고 공감하는 행사에 치중하느라, 정작 세종 관료사회의 보수적 벽을 깨고 타 부처와의 이해관계를 조율할 정치적 집행력은 뒤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수십 년간 소상공인과 벤처업계는 구조적 체질 개선보다 '시혜성 지원'이라는 일회성 처방에 갇혀 지내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중기부가 발표한 '창업기업 규제합리화 방안'에 담긴 병역·출산 공백 지원책이나 R&D(연구개발) 재무 요건 완화 등은 현장의 오랜 갈증을 정확히 짚어낸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아무리 명확하게 다듬어진 대책이라도 세종가의 관료주의나 기획예산처 등 유관 부처와의 협상 문턱을 넘지 못한다면 실효성 없는 '종이 위 구상'에 머물고 만다.
지금 벼랑 끝에 선 자영업자와 창업가들에게 필요한 것은 따뜻한 위로나 단순한 악수가 아니다. 현장에서 수집한 생생한 고통을 실질적인 법안과 제도 혁신으로 바꿔내는 과감한 추진력이다. 복잡하게 꼬인 규제 타래를 과감하게 잘라낼 수 있는 법안·정책 추진 권한을 제대로 행사해달라는 절박한 요구다.
결국 규제 개혁의 성패는 부처 이기주의를 돌파하고 실제 현장까지 정책이 작동하도록 만드는 리더십에서 갈린다. 아무리 눈부신 대책을 내놓는다 해도 시장이 체감하는 변화가 더디다면, 쉼 없는 현장 순회는 자칫 실천 없는 행보에 그쳤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제는 현장 동선을 가다듬고, 제도적 결실로 스스로를 증명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 장관 특유의 감각과 실용주의 노선이 결실을 맺으려면 지금이 결정적 순간이다. 더 이상 '발로 뛰는 수장'이라는 수식어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 건져 올린 목소리를 관가에 만연한 보신주의를 허물 무기로 삼고, 관계 부처와 국회를 설득해 묵은 체증을 뚫어내는 '정책 개혁가'로 거듭나야 한다.
현장에서 답을 찾았다면, 이제는 정책적 결단을 내릴 때다. 중기부 수장의 진정한 성적표는 현장을 찾은 숫자가 아니라, 골목과 벤처 생태계를 누르던 묵은 규제의 무게가 얼마나 가벼워졌느냐로 평가받을 것이다. 소상공인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진정 원하는 것은 '함께 울어주는 동반자'가 아닌, '막힌 혈관을 뚫어줄 추진력 있는 행정가'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