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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국회. /연합 |
자민당이 내건 '31석'이라는 숫자의 근거는 인구 감소율이다. 2030년 일본 인구가 2015년보다 6.7% 줄어든다는 추계를 의석수에 적용했다고 한다. 국민민주당 대표도 "인구 감소에 맞춰 의원 수를 줄여나가는 것은 합리성이 있다"고 했다.
일본 정치권의 움직임은 신선한 충격이다. 집권당이 스스로 국회의원 수를 줄이겠다고 나서고 일부 야당도 찬성해 법안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우리 국민으로서는 믿기지 않는 일이다. 물론 일본에는 중의원 외에 참의원(상원)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만 의원 개인이든 정당이든 '인구가 감소했으니 국회의원 수도 줄여야 한다'며 분파의 이익을 버리고 국익을 앞세우는 구상을 추진한다는 게 우리 정치 현실에서는 너무 낯설다. 물론 의원 수 줄이는 게 정치개혁의 목표나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 의원 감축이 비례대표에 집중되면 중소 정당의 대표성이 약화하거나 다양한 민의가 정치에 전달되지 않을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일본 여야 간 협상의 초점도 여기에 맞춰질 것이다.
어떤 면에서 우리로서는 우리 정당이 스스로 의원 수를 줄이는 큰 '결단'은 기대하지 않을 수 있다. 그동안 민주성과 대표성을 높인다는 선거 제도 개혁이 용두사미를 넘어 오히려 개악되는 사례를 여러 차례 봐 왔기 때문이다.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변질이 대표적이다. 소수 정당의 원내 진출을 돕고, 정당 득표율과 실제 의석 수 간의 불일치를 줄인다는 명분을 내걸었지만, 기득권 유지에 몰두한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이라는 부작용만 낳았다. 성평등가족부 장관에 지명됐다가 지난달 중도 사퇴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논란이 정당의 이익만 노린 선거제 변경의 폐해를 여실히 보여줬다.
그동안 일본 의원내각제에 대해 한국에서는 비효율과 부패 등을 거론하며 폄하하는 시각이 강했다. 대통령제 찬성론자들이 의원내각제에 대한 비판 사례로 자주 든 나라가 일본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각을 바꿔야 할 것 같다. '바닥'이 어딘지를 놓고 경쟁하는 듯한 우리 정치권에서 일본 여야의 선거제 개혁 움직임은 타산지석이다. 말로만 국민과 국익을 위한다고 할 게 아니다. 의원과 정당 모두 국익을 위해 기득권을 서둘러 내려놓는 자세를 배워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