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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약 혁신·안전성으로… 유럽 항암 시장 파고드는 K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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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우 기자

승인 : 2026. 10. 2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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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 2026 참가
유한양행, 렉라자 병용용법 데이터 공개
삼성에피스, 면역항암제 유효성 등 확인
의료AI 루닛, 美기업과 연구 협력 계약
담관암 등 후속 임상 결과 발표도 눈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유럽 최대 종양학회에서 항암제의 치료 효과뿐 아니라 투약 방식과 부작용 관리, 환자 선별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 가능성을 제시했다. 기존 항암제의 부작용을 줄이거나 투여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바이오시밀러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치료 접근성을 넓히려는 시도다. 신약 개발 경쟁이 치료 효과를 넘어 실제 의료 현장에서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이날까지(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6)'에서 유한양행, 알테오젠, 삼성바이오에피스, 루닛 등 국내 기업들이 항암치료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가장 주목받은 분야는 기존 항암제의 부작용을 낮추는 투약 전략이다.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와 존슨앤드존슨(J&J)의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에서 피부 이상반응을 줄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조병철 연세암병원 교수가 발표한 임상 2상(COCOON) 결과에 따르면 피하주사형 리브리반트 투여 전 렉라자를 먼저 단독 투여한 환자군의 12주 내 2등급 이상 피부 이상반응 발생률은 18%로, 비교군의 39%보다 낮았다. 간소화된 피부 관리 요법 적용군의 최종 치료 중단율도 3%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는 병용요법의 처방 확대를 제약해 온 부작용 관리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J&J에 따르면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올해 3분기 글로벌 매출은 3억2000만 달러(약 42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62.3% 증가했다. 향후 부작용 관리 전략이 실제 치료 지속률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유한양행의 로열티 수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알테오젠은 항체약물접합체(ADC)의 투여 방식을 정맥주사(IV)에서 피하주사(SC)로 전환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자체 히알루로니다제 'ALT-B4'를 적용한 동물실험에서 피하 투여 시 정맥주사와 유사한 생체이용률을 확인했다. 또한 최고혈중농도를 조절해 전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ADC의 투약 편의성과 안전성을 함께 높일 수 있는 기술적 근거를 마련했다.

알테오젠은 2024년 일본 다이이찌산쿄와 ADC 피하주사 제형 개발을 위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ADC 분야에서 ALT-B4의 활용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비임상 근거를 추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태연 대표이사는 "이번 연구는 투약 편의성과 안전성을 함께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ADC 분야에서 ALT-B4가 제공 가능한 차별화된 장점과 잠재력을 알리겠다"고 전했다.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바이오시밀러와 AI 기술 개발도 이어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SB27'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했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163명을 대상으로 오리지널 의약품과 약동학적 동등성 및 유효성·안전성 유사성을 확인했다. 회사는 임상 1·3상을 병행하는 전략을 통해 개발을 추진해 왔으며, 지난 8월 흑색종과 비소세포폐암 등 16개 적응증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루닛은 AI 기반 종양미세환경(TME) 분석 연구 초록 5편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미국 서밋 테라퓨틱스와 차세대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이보네시맙' 연구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병리 조직을 AI로 분석해 면역세포의 분포와 상호작용을 파악하고, 치료 반응이 기대되는 환자군을 선별하는 것이 목표다. 항암제 개발 과정에서 적합한 환자를 찾는 정밀의료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난치암 분야에서는 새로운 치료제의 초기 임상 성과가 공개됐다. 보로노이는 폐암 신약 후보물질 'VRN11' 임상 1상에서 뇌전이 환자의 두개내 질병조절률 95%와 내성 변이(C797S)에 대한 항종양 효과를 발표했다. 신라젠은 'BAL0891' 임상 1상에서 단독요법의 임상 2상 권장용량을 확보하고, 파클리탁셀 병용군에서 질병통제율 78.6%를 확인했다.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는 담관암 신약 '리픽투'의 미국 시장 출시 준비 상황을 알리는 한편, '리보세라닙'의 흉선상피종양 임상 2상 결과를 구두 발표했다. 허가받은 신약의 상업화와 후속 항암제 개발을 병행하는 전략이다.

이번 ESMO에서 국내 기업들은 신약의 치료 효과뿐 아니라 부작용 관리와 투약 편의성, 환자 선별 등 실제 치료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력을 선보였다. 항암제 개발 경쟁이 효능 중심에서 의료 현장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후속 임상과 사업화 성과가 향후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가를 전망이다.
문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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