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수행 강조..."한국인 영적 자질 뛰어나"
"AI 기술보다 선하지 못한 인간을 두려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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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보화선원에서 27일 영화스님은 실생활에서 꾸준히 수행을 할 때만 진정한 불교를 만날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미국 위앙종 선사(禪師)인 영화스님은 이날 신간 '영화선사의 사십이장경(四十二章經) 강설'출간 간담회를 열었다.
사십이장경은 중국에 전해진 최초의 한역 불교 경전이다. 산스크리트어 대승 경전을 직역했다기보다, 불교를 처음 접하는 중국인에게 교리를 요약·소개하기 위해 핵심을 추려 엮은 격언집·교훈집에 가깝다. 영화스님은 "처음 출가했을 당시 유일하게 이해할 수 있는 대승 경전이었다"며 자신처럼 초심자들도 이 책을 보고 불도(佛道)의 길에 들어서길 기대했다.
베트남 출신 영화스님은 전쟁의 참상을 가까이서 경험했다. 그는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으로 1973년 미국에 건너가 미네소타 대학에서 수학 학사, 시카고 대학에서 MBA를 졸업했다. 이후 IBM 등 대기업에서 약 20년간 일했다. 승승장구한 삶이었다. 그러나 영화스님은 성공한 경영인들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더 많은 돈과 권력, 명예를 얻는 삶이 자신이 진정 원하는 길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스님은 "직장을 다닐 때는 내 삶이 자랑스러웠다. 이러한 자부심은 남들의 시선에서 온다. 좋은 차를 타고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이다. 정작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영적 수행을 하면서 정말로 나를 좋아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삶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던 그는 결국 중국 위앙종 제9대 조사인 선화(宣化, 1918~1995)스님을 은사로 출가한다. 시간이 흘러 스님은 현재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위산사, 금림사, 법장사 등 도량을 건립하며 다국적 수행자들을 지도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한국에서 보산사와 분당 보라선원을 개원해 다양한 국적의 제자들과 함께 수행하고 있다.
영화스님이 강조하는 가르침은 '대승'이다. 그는 "우리가 수행하는 것은 지혜를 나누고 다른 이를 행복하게 하기 위함"이라며 "한국불교는 뛰어난 스승과 오랜 수행 전통을 지니고 있다. 또한 한국 불자들은 고난도의 수행을 해낼 수 있는 뛰어난 자질을 갖추고 있다. 대승 불교를 키울 가능성이 큰 나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에게 이런 소중한 문화적·영적 유산을 전해야 한다. 다만 세대에 맞게 전달하는 방식은 변해야 한다"며 "불교의 가르침이 사람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젊은이들도 자연스럽게 불교를 찾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에 대해서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당부했다. 스님은 "AI는 결코 인간의 불성을 대신할 수는 없다"며 "기술 발전에 따른 실직 등 조정 과정에서 고통을 겪는 이들도 있겟지만, 결국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악한 사람이 아닌 선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며 "선한 사람이 선한 방향을 선택한다면 AI는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AI가 아니라 물질과 돈 앞에서 인간이 타락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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