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범용 AI 모델 경쟁력 취약
기업 대응전략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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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시연을 넘어 실제 현장 배치가 본격화되면서 피지컬AI의 경쟁 기준도 개별 AI모델이나 하드웨어 성능이 아닌, 현장 배치 및 운영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활용하는 역량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일PwC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피지컬AI, 성능 경쟁에서 현장 배치 경쟁으로: 현장 배치가 데이터를 축적하고, 데이터가 기술 격차를 벌린다'는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8일 밝혔다.
보고서는 피지컬AI의 개념과 생태계, 국내외 시장 현황, 확산의 병목 원인 등을 분석하고 공급기업과 수요기업의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삼일PwC는 현재 피지컬AI가 기술 검증 단계를 넘어 현장 배치 규모로 평가받는 초기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휴머노이드 출하량은 약 2만5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432% 증가했다. 다만 현재 배치된 로봇은 한정된 현장에서 동일한 작업을 반복하고 예외 상황은 사람이 처리하는 '감독형 자율' 단계가 대부분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현장 적용도 확대되고 있다. 피규어AI의 휴머노이드 'Figure 02'는 BMW 미국 스파턴버그 공장에서 1250시간 이상 가동되며 X3 차량 3만 대 이상의 생산에 기여했다. 후속 모델인'Figure 03'도 올해 같은 공장에 배치돼 부품 시퀀싱과 복잡한 물류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사례가 피지컬AI의 성과 평가 기준이 단순한 기술 구현에서 공정 사이클 타임, 가동시간, 사람의 개입 횟수 등 실제 운영 지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피지컬AI 확산을 늦추는 가장 큰 병목으로는 '실세계 행동 데이터의 부족'이 꼽혔다. 로봇 학습에 필요한 힘과 촉각, 작업의 성공·실패, 사람의 개입 기록 등은 디지털 공간에서 확보하기 어렵고 시뮬레이션과 합성 데이터만으로는 실제 현장과의 차이를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데이터는 로봇을 실제 현장에 배치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생성된다.
피지컬AI 산업의 가치도 완제품 제조 중심에서 배치·운영 계층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됐다.
로봇을 먼저 현장에 투입한 기업은 운영 과정에서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모델 개선과 재배포로 연결해 성능을 지속해서 높일 수 있다. 즉 현장 배치는 밸류체인의 마지막 단계가 아니라 데이터를 생산하는 출발점이 된다는 설명이다. 삼일PwC는 △배치 △데이터 생성 △모델 재학습 △운영 지표 개선 △원가 하락 △배치 확대로 이어지는 '데이터 플라이휠'을 피지컬AI 고도화의 기본 구조로 제시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서로 다른 강점을 바탕으로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엔비디아와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AI 인프라와 파운데이션 모델, 시뮬레이션 등 밸류체인 앞단의 기술과 표준을 선점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과 대량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휴머노이드 하드웨어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휴머노이드 출하량 기준 글로벌 1위는 약 9700대를 출하한 중국 애지봇(AGIBOT)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은 반도체 메모리 역량과 자동차·전자·조선 등 세계적인 제조 현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구동 부품과 범용 AI 모델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삼일PwC는 "미국의 모델·인프라, 중국의 저가 하드웨어와 정면 경쟁하기보다, 한국이 보유한 반도체, 조선, 배터리, 자동차 등 고난도 제조 공정을 피지컬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자산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공급기업과 수요기업의 대응 방향도 제시했다. 피지컬AI 공급기업에는 범용 모델이나 완제품 중심의 경쟁보다 △특정 업종에 특화된 AI 모델 △정밀 로봇손과 촉각센서 등 희소 부품 △로봇 서비스형 모델(RaaS) △현장 운영 및 시스템 통합 역량에 집중할 것을 제언했다. 특히 로봇을 배치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의 소유권과 활용 권한을 확보해야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요기업 역시 단순한 로봇 구매자를 넘어 피지컬AI의 핵심 데이터를 제공하는 주체로 역할을 전환해야 한다. 반복 작업 등 효과를 검증하기 쉬운 공정부터 도입하고, 로봇 공급기업과의 계약 단계에서 운영 데이터의 소유권과 이용 범위, 모델 학습 및 제 3자 제공 여부를 명확히 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정연 PwC컨설팅 파트너는 "피지컬AI의 경쟁은 개별 모델과 로봇의 성능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수 있는가로 확장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은 고난도 제조 현장을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해 실세계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학습과 성능 개선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