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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외국인 노동자가 쓸모없다고 하지 않았다. 내국인보다 덜 보탬이 된다고 했고, 그 이유로 송금을 들었다. 문제는 그 '덜'의 근거다. 송금하면 기여가 줄어든다는 전제. 이 전제는 이 대통령 한 사람의 것이 아니다. 2019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같은 말을 했고, 지난 7월 민주당 의원 11명은 "임금을 자국으로 송금하는 비중이 높아 지역 사회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비교적 적다"며 외국인 노동자 임금 일부를 지역화폐로 주자는 법안을 냈다가 며칠 만에 거뒀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잊을 만하면 되살아나는 한국의 '상식' 같다.
그 상식은 사실부터 틀리다. "전부 다" 송금하는 노동자는 없다. 고용허가제(E-9) 노동자의 송금 비중은 56.5%, 외국인 노동자 전체로는 25% 안팎이다. 월 200만~250만 원을 받아 절반을 한국에서 쓰는 사람들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해 외국인 노동자 해외송금액은 35억5700만 달러, 약 4조7646억 원이다. 같은 해 한국이 농업 종사자의 21%, 10~29인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 과반을 이들로 채웠다는 한국개발연구원 통계를 같이 본다면 그 4조8000억 원이 비싼 돈인지 싼 돈인지는 자명하다. 농번기 내국인 일당이 15만 원일 때 이들은 8만~9만 원을 받는다. 싸서 쓰고, 싸게 쓴 값은 송금으로 나간다. 그것을 두고 기여가 덜하다고 하는 것은 구조를 만든 쪽이 구조의 결과를 탓하는 일이다.
베트남에서는 그 돈이 어디로 가는지 보인다.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간 송금은 지난해 10억6900만 달러(약 1조 4319억 원)로 국가별 1위였다. 4년 새 3.8배가 됐다. 베트남 전체 해외노동자 송금 60억~70억 달러(8조 364억~9조 3758억 원)의 15%가량이 한국에서 나온다. 베트남에서 해외 송금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응에안과 하띤이다. 가장 가난하던 중북부 두 성은 한국행 노동자를 가장 많이 내보내 온 지역이기도 하다. 그 돈으로 집이 서고 아이들이 학교에 간다.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반세기 전 한국이 그랬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 중동 건설 노동자들은 번 돈을 쓰지 않고 고국으로 보냈다. 그 돈으로 가정을 일구고 자식을 대학에 보냈고 나라 경제가 돌았다. 그때 한국은 그들을 산업역군이라 불렀다. 독일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그들더러 전부 송금하니 자기네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면, 그 말을 들은 한국은 무어라 답했을까.
노동자를 내보내 외화를 벌어오던 나라에서, 외화를 내주고 노동자를 들여오는 나라가 됐다.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다. 커진 나라에는 커진 책임이 따른다. 농촌 일자리를 내국인에게 돌려주겠다는 뜻은 좋다. 그러려면 내국인이 농촌을 떠난 수십 가지 이유를 먼저 봐야지, 그 자리를 메운 사람들의 송금을 볼 일이 아니다.
응에안의 집과 하띤의 학교는 이런 한국 경제의 셈법 바깥에 있다. 반세기 전 독일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셈법 바깥에 우리 집과 우리 학교가 있었듯이. 그때 그 돈이 한국을 만들었다는 것을 아는 나라라면, 지금 이 돈을 두고 할 말은 하나뿐이다. 크게 도움이 안 된다가 아니라, 그 사람들을 제값 주고 쓰고 있느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