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이란 전쟁發 연료비 급등에 ‘거주형 크루즈’ 캄보디아서 멈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1029010010665

글자크기

닫기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10. 29. 17:17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객실당 월 연료비 1800달러서 최대 8000달러로 급증
승객 203명 하선 통보 몇 시간 만에 짐 싸…일부 출국·나머지 시아누크빌 대기
CAMBODIA-TOURISM-TRAVEL-DIESEL <YONHAP NO-6152> (AFP)
운영사의 자금난과 연료비 급등으로 운항을 멈춘 거주형 크루즈 '빌라비 오디세이'호가 29일 캄보디아 남부 시아누크빌항에 정박해 있다/AFP 연합뉴스
배를 집 삼아 세계를 일주하던 '거주형 크루즈'가 연료비 급등을 견디지 못하고 캄보디아에서 전격 운항을 중단했다. 선상에서 생활하던 승객 200여 명은 당일 아침 갑작스러운 하선 통보를 받고 불과 몇 시간 만에 짐을 싸서 배를 떠나야 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크루즈 운영사 빌라비 레지던스는 전날 '빌라비 오디세이'호의 운항을 멈추고 승객들을 캄보디아에서 하선시킨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하선한 거주자들이 머물 임시 숙소를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오디세이호는 최소 755일간 전 세계를 항해하며 승객들이 선실을 장기 임대하거나 분양받아 배 위에서 상주할 수 있도록 설계된 거주형 크루즈선 가운데 하나다.

지난 2024년 10월 영국 북아일랜드 벨파스트를 출항한 오디세이호는 최대 6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객실 분양가는 최고급인 '빌라 스위트'가 44만 달러(약 5억8900만 원), 내측 객실은 12만 달러(약 1억6100만 원)에 달했으나 운항 중단 시점까지 전체 객실이 모두 채워지지는 않은 상태였다.

운영사가 내세운 운항 중단의 직접적인 원인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치솟은 연료비다. 빌라비 레지던스는 성명을 통해 그동안 객실당 월평균 1800달러(약 241만 원) 안팎이던 연료비가 최근 아시아 일부 해역에서 6000~8000달러(약 803만~1070만 원) 수준까지 폭등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이 정도 규모의 비용 인상분을 거주자들에게 그대로 전가할 수는 없었다"며 "이로 인한 재정 결손 때문에 현행 운영 모델로는 감당할 수 없는 압박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이란 전쟁이 발발한 이후 운항 속도를 늦추고 항구 정박 기간을 늘리는 등 연료 소비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이 같은 자구책만으로는 이례적인 연료비 폭등을 상쇄하기에 역부족이었고, 결국 누적되는 영업 손실을 더는 떠안을 수 없었다는 것이 운영사의 설명이다.

롱 디망슈 캄보디아 프레아시아누크주 부지사는 당시 선박에 승객 203명과 승무원 156명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확인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하선한 승객 중 일부는 이미 항공편을 통해 출국했으며, 나머지 인원은 남부 항구도시 시아누크빌에 머물며 대기 중이라고 전했다. 승객을 내려놓은 오디세이호는 급유를 마친 뒤 오는 31일 캄보디아를 떠날 예정이다.

일방적인 하선 통보는 당일 아침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아내와 함께 오디세이호에 거주하며 웹사이트에 선상 생활을 기록해 온 승객 랜디 캐싱엄에 따르면, 운영사 최고경영자(CEO)는 캄보디아 현지시간 오전 7시 직후 공지 메시지를 올려 오후 2시까지 배에서 내리라고 통보했다. 제시간에 짐을 모두 빼지 못할 경우 직원과 별도로 일정을 조율하라는 안내도 덧붙여졌다. 승객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한 영상에는 갑작스러운 퇴거 통보에 직면한 거주자들의 불안과 실망감이 고스란히 담겼다. 다만 일부 승객은 뜻밖에 동남아시아 육지를 둘러볼 시간이 생겼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캐싱엄은 운영사가 내세운 연료비 폭등 이면에 구조적인 부실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이번 사태가 완전히 예기치 못한 일은 아니었다며 "사업 모델 자체의 한계부터 경영진의 실책, 연료비 급등 및 수급 위기 등 여러 문제가 연쇄적으로 겹겹이 쌓여 터져 나온 결과"라고 꼬집었다.

빌라비 레지던스는 성명을 통해 향후 60일 동안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자본 확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자금 조달 방안은 없는 상태다. 회사 측은 관련 질의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