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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대학생들 거리로…물가 상승·산불 부실 대응에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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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10. 2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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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에너지 보조금 30% 이상 삭감 비판…"서민들 고유가에 허덕여"
산불 국가재난 선포·무상급식 등 포퓰리즘 지출 중단 촉구
경찰 봉쇄에 대통령궁 행진 무산
프라보워 지지율 1년 새 반토막
epaselect INDONESIA PROTEST <YONHAP NO-7242> (EPA)
인도네시아 대학생들이 28일 자카르타 도심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에서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EPA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대학생 수백 명이 치솟는 물가와 에너지 보조금 축소, 정부의 부실한 산불 대응에 항의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28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CNA)에 따르면 이날 수도 자카르타 도심의 탐린 거리와 수디르만 거리 일대에서는 각 대학 학생들과 비영리단체 회원들이 집결해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가 열린 두 거리는 국내외 주요 기업 본사가 밀집한 자카르타의 핵심 중심가다. 특히 이날은 1928년 인도네시아 청년들이 민족 단결을 선언하며 국가 정체성을 확립한 날을 기리는 '청년 서약의 날'이어서 집회의 상징성을 더했다.

시위대는 수마트라섬과 칼리만탄(보르네오섬의 인도네시아령) 일대에서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대형 산불을 즉각 '국가재난'으로 선포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아울러 프라보워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무상급식 등 포퓰리즘 성향의 사업 지출을 전면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대규모 선심성 사업으로 국가 재정 지출이 급증하면서 정작 재난 대응이나 인프라 확충 같은 필수 예산이 희생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무상급식 예산과 재난 대응 예산의 규모는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무상급식 사업을 총괄하는 고위 당국자들은 지난 7월 21일 올해 관련 예산이 당초 배정된 268조 루피아(약 19조7000억 원)에서 229조 루피아(약 16조9000억 원)로 깎였으며 추가 삭감 가능성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재난 당국의 예산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한 액수다.

앞서 지난 2월 수하리안토 당시 국가재난관리청(BNPB) 청장은 올해 BNPB 예산이 전년 대비 75% 가까이 삭감된 4910억 루피아(약 360억 원)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잇단 재난이 덮친 뒤인 지난달에야 루스티안 BNPB 사무총장이 올해 정규 예산이 1조800억 루피아(약 790억 원)로 증액됐고, 즉시 집행 가능한 긴급 자금 4조6200억 루피아(약 3400억 원)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고 해명했다.

정부의 에너지 보조금 대폭 삭감 결정도 시위대의 공분을 샀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달 말 올해 376조8000억 루피아(약 27조7000억 원) 규모인 에너지 보조금을 내년에는 261조 루피아(약 19조2000억 원)로 30% 이상 줄이기로 결정했다. 시위에 참여한 인도네시아대 학생 디아나(20) 씨는 "중동발 긴장 고조로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고 보조금 적용 연료는 구하기조차 힘들어 서민들이 허덕이는 와중에 보조금이 깎였다"며 "하필 정부가 무상급식이나 마을협동조합 같은 낭비성 사업에 예산을 더 쏟아붓기로 한 시점에 내려진 조치"라고 성토했다.

이날 학생들은 시위 단골 집결지인 호텔인도네시아 로터리에 모인 뒤 약 3㎞ 떨어진 대통령궁까지 행진할 계획이었으나 경찰의 원천 봉쇄에 가로막혔다. 경찰의 삼엄한 경비에 막혀 집결지 진입조차 무산된 시위대는 도심 곳곳으로 흩어져 산발적인 시위를 이어갔다. 경찰 바리케이드를 뚫으려는 시위대와 병력 사이에 몇 차례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물리적 돌파는 저지됐다. 판차실라대 학생 티고르(23) 씨는 "당국은 우리가 가야 할 곳에서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것을 막을 권리가 없다"고 반발했다.

반정부 시위는 수도 자카르타를 넘어 산불 연무 피해를 직접 겪고 있는 보르네오섬과 수마트라섬 각지로도 번지고 있다. 지난주에는 중부 칼리만탄에서도 정부 대책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프라보워 정부를 겨냥한 거리 시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오토바이 택시 기사가 경찰에 의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수주간 전국적인 항의 시위가 이어져 다수의 추가 사망자가 발생했다. 올해 8월 대규모 시위 당시에는 수백 명이 경찰에 연행됐으며, 지난주에도 대학생들의 가두시위가 벌어졌다.

민심 이반이 가속화하면서 취임 2주년을 맞은 프라보워 대통령의 지지율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현지 여론조사기관 사이풀 무자니 연구컨설팅(SMRC)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81.2%에 달했던 프라보워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말부터 하락세를 타기 시작해 이달 44.5%까지 추락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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